글쓰기의 전략 - Reading & Writing
정희모.이재성 지음 / 들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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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헤파이스토스(노동의 신)’의 영역이며, 뮤즈(예술의 신)의 영역이 아니다.
                                                                                    ------- 21쪽에서

이 세상에서 내가 부러운 사람은 그닥 많지 않다. 설령 부러워하더라도 그런 맘을 갖는 건 아주 짧은 순간일 뿐, 부러움의 대상을 늘 염두해 두면서 살지는 않는다. (물론 남부러울 일 없을 만큼 호의호식에 호강하면서 잘 살아서는 아니다. )
그런데 내가 오래도록 부러워마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논리적으로 글을 잘 쓰는 사람 혹은 맛깔나는 수다(화제)식의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부러우면, 스스로도 남부럽지 않게 잘 쓸 수 있도록 글쓰기 연마(글쓰기는 노동의 신의 영역이라 하였으므로)를 하면 좋을 텐데. 그런 숙련 과정을 거치면서 지내고 있기가 쉽지 않다.  해 내야만 할 더 고단한 영역의 일들이 산적해 있기에.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가 문학적 글쓰기에 관한 것에 대해 말했다면, 이 책은 비문학적인 글을 쓸 때의 글쓰기 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글쓰기 과정 학습이란 글을 쓰는 과정을 단계별로 나누고 하나하나의 단계를 전체와의 맥락 속에서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과정 중심의 학습 방법은 쓰기 과정을 ‘쓰기 전, 쓰기,  쓰기 후’로 나누는데 이 중 아무래도 중심이 되는 것은 쓰기 전 활동 즉 계획하기 단계이다.
주제 정하기, 글감 생성, 구성 짜기, 개요 작성 등이 모두 이 과정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런 학습 방법은 공교육 기관에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대부분 오랜 숙련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단기간 학습이 필요한 사람이나 사적으로 학습을 하려는 일반인에게는 조금 요원한 일.

따라서 개인의 입장에서는 글쓰기 과정을 전략적으로 분석한 책을 찾아 실습 위주로 학습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예를 들어, '분석하며 읽는 방법, 테마를 잡는 방법, 발상 단계의 주의사항들, 해결책의 제시 방법, 좋은 문장 쓰기' 같은 것을 익히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찾아 이를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것이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일임을 강조한다.

그런데, 공교육 기관에서 사용하는 방법 못지않게 이 책에서 요구하는 것에 따라 순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도 많은 시행착오와 물리적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가장 바람직한 글쓰기는 영감이 가득 찬 놀이(스티븐 킹)이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노동(존 스타인벡)이라고 했던가. 그러나 무수한 시행착오의 시간을 거치다보면, 차차 글쓰기 실력이 나아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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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2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6-03-22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두고 아직 안 읽었어요. 님의 리뷰를 보니 얼른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위에 있는 문구가 정말 인상적입니다. 글쓰기는 헤파이토스의 영역이라는.. 꾸욱~

icaru 2006-03-22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오. 정말요~ (좋다~)
저 책 리뷰 쓸 사람 손(모집) 들라고 할 때 !! 손 들었었는데 미끄러져서 ... 오기로 안 사보겠다고 다짐했던 책이어요~헤헤 근데.. 볼 책은 언젠가는 보게 되어 있는가봐요~

배혜경 님.. 저도 그 문구에서 힘을 좀 얻었는데... 근데 전 이 책요~ 잘 써진 글 예시로 나오는 샘플 글들 읽는 게 더 재밌었다지요~ 글쓰기 학습의 실제 부분 보담요~

플레져 2006-03-22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의 신간 '당신은 이미 소설을..." (제목... 검색해보세요 =3) 책을 오늘, 조금 전에 받았어요. 그 책도 무지 좋아요. (조금전에 받았으나 앉은 자리에서 해치우던 중이었음 ㅋ) 나도 논리적인, 맛깔스러운 글 쓰는 사람 부러워요. 나의 이상형!
이카루님도!

잉크냄새 2006-03-22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논리적인 글, 착착 휘어감기는 맛깔스러운 글 쓰는 사람이 부러워요. 하나 더 추가하자면 시를 쓰는 사람도 포함되죠.

히피드림~ 2006-03-23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써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사고력을 키우는게 더 중요할 것 같아요. 문제들을 파악하는 것보다 그것에 대한 "해결책" 을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그냥 앉아서 무작정 생각의 흐름을 펜에 맡기는 것 보다는 인용하신 것처럼 글쓰기전 구성이나 주제, 소재발굴이 중요할 것 같아요. ^^ 잘 읽었습니다. 추천도 꾹!!

내가없는 이 안 2006-03-23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은 참 독서폭도 넓으세요. 전 솔직히 이런 류의 책은 잘 안 읽어요. 유일하게 본 거라면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 뿐. 그런데 글쓰기가 헤파이스토스의 영역, 이란 말에는 내심 동의를 하게 되는군요. 그럼 이런 책도 필요하다는 건데. ^^ 아, 그리고 저도 논리적이고 맛깔스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 무지 부러워요.

icaru 2006-03-24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 발상에서 좋은 문장까지 .. 오우..이 책이죠?
제 생각에도 설령..글쓰기 관련 책일지언정~ 일단은 재미가 있고 볼 일이란 생각이 들어요... 음..이 책은 읽는 재미로 치자면... 처음부분만 그렇고..갈수록 쩜..골아프대요~
플레져 님도 부러운 사람이 있는가요? 의외다..!! 전 플레져 님 같은 글쓰기 하고픈데사람여유~

잉크 냄새 님은 이리보고 저리봐도 암만봐도...문학청년이십니다...

아이~ 펑크 님의 어여쁜 얼굴 님...팬 할래요!!!

이안 님.. 이런 류의 책을 안 읽으시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모..이건 다른 이야긴데~ 스티븐 킹이 그랬다네요... 글쓰기 방법을 논하는 책은 대체로 헛소리로 가득 차 있기 십상이다... 라나 모라나... 그만큼.. 내실 있는 글쓰기 책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말이겠죠.. 그나저나 님도 아실랑가..... 이 안 님의 내공이 느껴지는 글.. 앞에서 자주 전율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