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했던 때는?

맨 처음 해외 여행을 했던 2001년 여름 8박 9일

일상에 브레이크가 걸릴 때마다 일시적인 청량감을 갖기 위해 이 시절을 자주 회상하는 걸 보면,




가장 두려운 것은?

노후에 주변 사람들 힘들게 만들며 나이값도 못한다거나, 하는 일종의 늙어서 기체후만강하게 살지 못하게 되는 일

 

가장 어릴 적의 기억은?

집...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철봉처럼 생긴 대들보(기둥) 한팔로 잡고 무게중심은 다른 한팔에 두고 몸을 기울여 뺑뺑이 돌던 일 . 돌고 나면 손바닥에 생기던 까만 때...







가장 존경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김구 선생님 유관순 언니 정도의 누구나 알 수 있는 인물을 대라는 말일까? 그런데 생존인물을 대라 하니, 없네. 만약 있다 해도 아마 그건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는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당신 자신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 부분에서조차 움츠려들 때




타인들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개탄까지야? 그러나 무던한 나도 노골적으로 짜증을 내는 때가 있는데.... 시간 약속을 상습적으로 지키지 않는 부류들을 대할 때?







가장 당혹스러웠던 순간은?

미처 예상치 못한 순간에 시어머니로부터 날아오는 꾸지람&무언의 비난. 혼날 만하면 꾸중 듣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은 한다. 게다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날리던 된서리 같은 꾸중.. 일종의 그런 것들에 면역이 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 그게 면역이 아니라 트라우마 같은 게 된 걸터다. 고연히 민감해져가지고는. 다 큰 어른이 되어 누군가에게 꾸중 비슷한소리를 들을 때는 몹시 거시기하다.




자산을 별도로 하고, 당신이 구입했던 가장 값비싼 것은?

내동생은 ‘오다리 교정 기계’, 나는 시집갈 때 혼수로 마련한 가전 제품들? 내보기엔 터무니없이 비싸지만, 그런 종류들이 본래 가격대가 그러하거늘, 




가장 소중한 소유물은?

간직하고 있는 것들 중에 소중하지 않은 게 있겠냐만, 또 없어도 그만인 게 사실이라,,,,

중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 써온 일기장 정말 소중하다. (근데 그게 어디에 쳐박혀 있는지 기억은 안 난다. 집구석 어딘가 있긴 있을텐데,,,,)




당신을 침울하게 만드는 것은?

이미 작업한 책에서 나오는 오타와 오류




당신의 외모에서 가장 싫은 것은?

코끼리다리처럼 굵은 다리가 사춘기 이후부터 콤플렉스였는데, 덕분에 다리 하나 튼튼해서 이거 뭐,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건가?

다리 뿐만 아니고, 딱 맞는다 싶은 면소재의 옷을 입으면 여지없이 드러나는 허리와 뱃살들의 실루엣 ....  나이탓이라고 어쩔 수 없다고 위로도 해보지만, 뱃살 안 나온 어르신들도 많다 이 말이지! 그 분들이 비단 체질을 잘 타고난 것만도 아닐거고.

 

가장 매력 없는 습관은?

답하기 어렵네, 자꾸 못난 거만 찾으라 하고 말야.







가장무도회의 의상을 고른다면?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백색마녀처럼 성에가 잔뜩 낀 것 같은 백색 펄 느낌의 허연 얼굴에 새하얀 번쩍번쩍 드레스 같은 거 꼭 한번 입고 싶다. 그 날이 언제나 오려나?




가장 죄책감이 드는 쾌락은?

덮어야 할 순간 덮지 못해 회사에서 교정지 사이로 교묘히 소설책 펼치고 읽을 때 




부모에게 빚진 것은?

때로는 원망도 했었다. 남들처럼 뒷바라지 안 해 준다고, 뒷바라지만 잘 해주셨어도 난 더 클 수 있었는데 함서... 정말 철이 되게 없었지.

옛말이 맞다. 내가 부모가 되고 보니, 드는 생각이다. 글쎄나 -- 갚을 수나 있을까? 받은 모든 것을.... 




미안하다고 가장 말하고 싶은 사람은, 그리고 이유는?

내가 누구한테 가장 많은 잘못을 저질렀더라? 잘 기억이 안 난다. 원래 가해자는 피해자보다 기억하는 게 적다. 그러나 나 때문에 크고 작은 상처받은 사람들 적지 않을 듯도 하다. 그 경중을 헤아려 한 명만 고르긴 무리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은 있다.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 축에 속하는 사람일텐데 , 유독 그 말이 잘 안 나오게 되는 한 사람. 같이 사는 남자다.    




사랑의 느낌은?

자꾸 생각나는 얼굴. 어디에서도 떠오르는 얼굴.




일생의 사랑은 무엇 혹은 누구인가?

나도 엄마라,,,, 제일 금쪽 같은 건 자식이다.




좋아하는 냄새는?

빵은 그닥 좋아하지 않음에도 베이커리 지나갈 때 나는 빵 냄새는 너무너무너무 사랑스럽다. (인간은 환경의 동물- 공복의 아침 출근길 항상 지나치는 빵집이 있다. 그 집에서 나는 빵 냄새가 너무 곱하기 3 일만큼 사랑스러움에도,, 빵을 좋아하지 않아,, 들어가 빵을 사 본 적 한번도 없다.)

딸랑 하나야? 싫어하는 냄새는 많은데.....




그런 뜻이 아니면서 "널 사랑해"라고 말해본 적이 있는가?

농담으로는 지나가는 멍멍이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수도 없이 했을 텐데, 그런데 진지한 자리에서 남발할 수 있는 그런 단어가 아니지 않나?




가장 경멸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태생이 악한 자들이 있다. 환경이 경멸스러운 인종으로 길러내서 그리 된 사람도 있을거다. 그리하여 경멸스러운 짓거리를 서슴치 않는 자가 있다. 그런 사람들이야 경멸해 마땅하지. 그런 사람들이 진짜 내 주변이 있다고 한다면, 대놓고 비난하는 것도 의미 없다. 미친개 피하듯 피하는 게 상책. 




당신의 최악의 직업은?

글쎄? 가사일에 젬병인데, 그럼 주부라고 해야 하나?




가장 큰 실망은?

나에 대한, 타인에 대한, 사건에 대한, 사물에 대한, 조물주에 대한???  




당신의 과거를 편집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는가?

1998년 여름 마포구 염리동에 전셋집을 구하기 바로 직전으로 가서  그 집으로 계약을 하지 않는 걸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거슬러 가고 싶을 만큼 행복했던 시절을 말하라는 건가?

아니면, 끔찍해서 지우고 다시 출발하고 싶은 곳을 대라는 건가?

그 기억을 떠올리는 것까지는 좋은데 돌아가는 것에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 영광스러웠던 기억도 시든 꽃다발 같은 거고..... 싫든 좋든 아름답든 추하든~ 지금은 어슴푸레한 추억일 뿐이다. 죄다.... 




어떻게 쉬는가?

누워서 천장보며.




얼마나 자주 섹스를 하는가?

이런 것까지 궁금하셔요? 하긴 나도 타인들의 성생활에 전혀 궁금증이 없는 것도 아니니, 이해하기로, 그렇지만 통계로 낼 수 있을까?  하고 살긴 한다! ㅋ




죽음에 가장 가까이 갔던 때는?

없다. 죽음이 아주 가까이 온 적이 있었는데 자각을 못했던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의 삶의 질을 향상해 줄 단 하나가 있다면?

여행? 여의치 않으면 책으로라도.




당신의 최대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남다른 업적 없다. 히..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식을 낳은 것? 




삶이 당신에게 가르쳐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일단 한번 살아보라니까요. 하는 것 같다. 정답은 아직 일러주지 않터라는.......

 




우리에게 비밀을 하나 말해 달라.

비밀이 많다. 내가 좀 음흉한 사람인가보다. 그 중에서 약한 거 하나.

화장도 지우지 않고, 꿈나라로 갈 때가 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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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8-21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해요, 약해. 너무 약해. ^^

느티나무 2008-08-2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마지막으로 '비밀'부분에서 약해요^^;; 뭔가를 기대하고 있었나 봐요ㅋ

마냐 2008-08-22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래도 솔직하신것. 전 약한걸로 해노코...그게 약하단 소리를 살짝 빼먹었는데..ㅋ

icaru 2008-08-2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그럼, 조금 더 센 것 하나.. 아직 아는 사람이 몇 안 되는 사실이에요.
둘째를 가졌어요~ ^^;;;
마냐 님 - - 이제 날이 선선해요. 시아버님 방에 들어가서 주무시게 되겠죠?


느티나무 2008-08-23 00:23   좋아요 0 | URL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마냐 2008-08-24 02:01   좋아요 0 | URL
으왓~ 축하해요. 제가 젤 잘한 짓이 둘째를 낳은 것이라고 늘 생각함다...하나와 둘은 아주 다르고..아이들에게도, 부모에게도 달라요. 넘 좋아요. 아마 쑥쑥 잘 자랄거여요. 미리미리 축복 가득~~ (울 시아버님의 더 큰 문제는...심야 바둑TV 시청이람다. --;;)

조선인 2008-08-25 10:04   좋아요 0 | URL
와하하하하 축하해요 축하해. 둘째 키우는 재미는 또 다를 겁니다.
그나저나 마냐님, 흐음, 마루 취침 못지 않은 문제네요.

icaru 2008-08-25 11:2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둘째라는 존재가 음, 그렇군요. ^^ 계획한 임신이긴 하지만, 뭐랄까요. 제 나이 때문에 진작에 아이 가져 낳을 걸 싶은 게... 몸이 아주 고단해 죽겠네요. 입덧도 그렇고요. ㅠ.ㅠ 아,,, 시아버님 어쩌,, 답이 안 나오네요 흐흐..
조선인 님!! 박장대소 그 웃음의 의미는 ㅋㅋㅋ

조선인 2008-08-26 08:32   좋아요 0 | URL
박장대소는 동지의식이죠. 히히.

hanicare 2008-08-22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쪽 아이 무럭무럭 잘크죠? 이젠 금덩이가 되었겠지요...

icaru 2008-08-25 11:16   좋아요 0 | URL
하하... 늘 그리운 하니케어 님
아이는 몸의 성장은 둔화 추세인데,,, 말도 늘고,, 이젠 제법 데리고 놀만해요~

2008-08-22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25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26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29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일리 2009-08-08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언제 이런 글을 쓰셨더랬지? 하며 반갑게 읽고 갑니다. (그만큼 격조했네요..^^;)
지금쯤 둘째도 한창 잘 크고 있겠죠? 정말 정말 축하드려요.

꼬마별 2010-03-1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가다 읽게 됐어요
글 쓰신지가 한참 되었는데
지금쯤 둘째 아이는 돌지나서 2살이나 세살쯤이겠네요
한창 말배우고 돌아다닐 나이일텐데 귀엽겠네요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icaru 2010-03-12 09:19   좋아요 0 | URL
ㅇㅎㅎ 언제 쓴 글이랍니까 ㅋ
둘째는 어그제 돌잔치 했어요.
정신없고 어수선하고... 그런데 참 예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