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우스 로마사 1 - 1000년 로마의 시작 리비우스 로마사 1
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몸젠의 로마사는 실증적인 관점이라 딱딱한 반면 리비우스는 개인이 곧 역사라는 시각의 도덕적 관점의역사를 기술하여 보다 유연하게 읽혀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끄적끄적
#찬란의계절_봄

비오는 날, 대청소를 했다.
남편의 빈자리는 평소 신경쓰지 않았던 부분이
눈에 거슬릴 때 도드라진다.

비오는 거리를 보려고 유리창을 열었더니
유리창의 얼룩이 마음의 얼룩처럼 느껴져
걸레를 들고 닦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배수관 청소를 하고
그러다가 욕실도 락스로 박박 문질러 닦고
베란다에 나가 수국이 필 기미가 보이나
화분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다년생 수국은 봄에 스스로 핀다.
물을 잘 주지 않는 주인을 만났음에도
봄에는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색채로 피어난다.

화분에 새싹이 돋은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왔다.

‘너 피어나기 위해 겨우내 흙속에서 꿈을 꾸었겠구나‘

갓 올라온 새싹에서 봄향기가 솔솔 느껴지니
새삼 나를 덮고 있는 우울의 장막들이 걷히는 듯했다.

겨울은 꿈을 꾸기 좋은 계절이다.
봄이 꽃을 스스로 피우듯
봄에는 사람의 꿈도 자라는 계절일테다.

하지만 46년째 꿈만 꾸고 살아가는 기분은
형벌처럼 여겨질 때도 있고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은
이제 위로도 되지 않고
때론 나를 옭아매는 설움이 되어
몸을 까맣게 태운다.

나의 겨우내 잠도 그렇게 끝났으면 좋겠다
수국이 매해 긴 침묵에도 홀로 화사히 피어나듯이
내 봄도 수국처럼 찬란하기를

비가 그리움처럼 내리는
베란다 창가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품이자 가장 비싼 그림인 모나리자는 백년이란 세월을 프랑스 왕궁의 한 구석, 그것도 욕실 장식용으로 사용하던 싸구려 그림으로 걸려있었다. 못생긴 여자의 특징없던 그림 가치를 인정받기까지 근 백년이란 세월이 걸렸다는 것은 당신의 진가를 누군가는, 언젠가는 알아주기에 삶을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교훈을 준다.

그렇게 모나리자처럼 슬픈 운명을 가진 청년이 약촌 오거리를 오토바이를 타고 지났다. 비록 가난하고 절망가운데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동네 건달 같지만, 가슴에는 순수한 열정이 꿈틀대고 있고 꿈을 안고 대학검정고시를 준비하던 소년은 그 거리에서 살인자가 된다.


경찰은 그 거리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로 소년 조현우를 명성모텔에 끌고가 모진 고문을 하며 거짓 자백을 받아내고 최고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보냈다.

시력이 장님 수준을 급격히 떨어지고 갯벌에서 물질로 아들 조현우 하나만 바라보며 산 엄마는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에도 현우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틈틈히 아들의 무죄를 주장하며 법률상담을 하러 다니지만, 그 누구도 이 가난하고 억척스러운 노인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택시 기사가 약촌오거리에서 살해당하며 보험공단에서 받아간 4천만원은 1억 7천만원이 되어 조현우의 빚으로 떠넘겨지자, 노모는 실성에 가까운 발악을 한다.

변호사 이준영은 가난한 시절의 보상심리인지 돈에 집착을 하며 살아간다. 아니 살아가던 중이다. 돈을 따라가다보니 투기에 걸려 불미스럽게 일자리를 잃는다. 친구에게 부탁해 유명한 법률회사 테니스에 몸을 위탁하지만 대표는 하나의 조건을 거는데 그게 바로 약촌오거리 살해사건에 대한 구상권청구재판이다.
사건을 조사하다보니 조현우가 살인범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고 이준영은 재심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돈밖에 모르던 변호사가, 돈 아니면 변호를 안하던 변호사가, 가난하고 비루하게 사는 이들과 어울리게 되자 변해간다. 적대심 가득한 얼굴로 온몸으로 저항하며 불신에 몸부림치는 현우를 보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이준영 변호사.

그러나, 현우의 눈빛과 장님인 노모를 만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자꾸 흔들린다. 저마다 억울한 사연을 하나씩 안고 사는 가난한 이들에게 변호사는 너무도 크고 먼 존재였기에 그들은 무죄였어도 유죄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꿈많던 소년을 살인범을 만든 것도 법이었다는 현우의 말에 자신 역시도 쓰레기로 살았다는 고백을 하고야 만다. 그제서야 자신의 삶이 왜 잘못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비로소 깨달아간다. 바로 세상의 상식과 법의 상식의 괴리에서 의뢰인을 저버린 채 법의 상식만 의지하며 살아왔던 것이 자신의 파멸의 이유였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기 시작하는 것이다.

재심에 기대를 하지 않았던 현우는 이준영 변호사의 눈물어린 몸짓과 진실된 눈동자에서 희망을 본다. 갓 출소해 돈이 한푼도 없던 현우는 막노동을 한 돈을 변호사 선임비로 준다.

그러나, 과거 진범이 자수를 했음에도 경찰에 의해 진범은 버젓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방송을 통해 증인도 확보하였지만 담당경찰의 방해로 증인도 경찰서에 잡혀가게 되자, 이준영변호사와 현우는 큰 좌절감에 빠진다.

친구의 배신과 검사의 압력, 법률회사의 압박, 담당경찰의 비열함에 지쳐가던 이준영 변호사는 모든 걸 잃은 듯 자포자기하는 심정에 빠지고 , 배고파 들어간 편의점에서 현우가 준 돈봉투를 발견한다. 변호사 수임료에 만원권 지폐와 오만원권에 천원지폐를 세어보고는 울컥한 이준영변호사. 현우는 자신의 전재산을 바쳤던 것이다.

변호를 다시 시작하려 약촌에 내려왔지만 현우는 이미 복수를 시작하고 있었다. 짜 살인범이 되기 위해.
자신의 저당잡힌 젊은 시절과 짓밟힌 꿈에 대한 보상과 억울함의 핏빛 몸부림이 비오는 날 그 오래전 밤 고문을 받았던 '명성모텔'에서....

이 영화는 실화이다.
이준영 변호사는 박준영 변호사로 재심변호사가 되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싸움을 지금도 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인문
#철학보다연애중에서

철학자, 칼 마르크스‘는 『경제학-철학 수고』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그대는 사랑을 사랑으로만, 신뢰를 신뢰와만 교환할 수 있다.”

이건 사랑이나 신뢰와 같은 인간적 가치는 결코 자본주의적 가치인 화폐로 교환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취지로 한 이야기다. 마르크스의 말처럼, 사랑은 사랑으로만 교환되어야 한다.

인간은 결코 애정결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에, 사랑은 화폐가 아니라 때로 ’관심· 인정· 칭찬‘으로 교환되기도 한다. 사랑받음으로 애정결핍을 메우려는 것이 아니라 ’관심· 인정· 칭찬‘을 받음으로 애정결핍을 채우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던가.

사랑의 부산물로서 ’관심· 인정· 칭찬‘을 받을 수는 있지만, ’관심· 인정· 칭찬‘을 받기 위해 사랑을 날조하지는 말아야 한다. 사랑이 아닌 ’관심· 인정· 칭찬‘으로 애정결핍을 메우려했을 때, 이해관계로 점철된 인간들이 몰려든다. 특정한 이해관계로 들어오기만 하면 손쇱게 ’관심· 인정· 칭찬‘을 받을 수 있다고 유혹을 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던가. 사랑은 때로 특정한 이해관계 속에서 ’관심· 인정· 칭찬‘으로 교환되곤 한다.

하지만 그 어떤 달콤한 이해관계라도 그것이 주는 ’관심· 인정· 칭찬‘은 결코 사랑이 주는 황홀한 충만감을 대체할 수 없다. 마르크스의 말처럼 사랑은 오직 사랑이 주는 황홀한 충만감을 대체할 수 없다. 마르크스의 말처럼 사랑은 오직 사랑으로만 교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정결핍은 사랑 그 자체로 메워나가자, ’관심· 인정· 칭찬‘에 목매지 말고, 나는 감히 마르크스의 이야기를 조금 바꾸어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은 사랑으로만, 이해관계는 이해관계로만 교환할 수 있다.” 사랑받고 싶다면, 엄한 곳에서 시간낭비하지 말고 연애, 하자!
-『철학보다 연애』중에서

****
온라인을 ’관심· 인정· 칭찬‘ 의 소용돌이 공간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심지어 이 ’관심· 인정· 칭찬‘을 받고 싶어 매번 닉과 계정을 수십 번을 바꾸어 들어오는 친구도 있고, 매번 밴드에 들어와 리더가 그것밖에 안되냐라는 등의 시비조의 멘트를 항상 달고 다닌다거나 책 속의 좋은 구절을 보고 남의 글이라며 지적질만 하고 나가는 친구들 역시도 사실 따지고 보면 바로 이 ’관심· 인정· 칭찬‘에 목말라 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 결핍을 온라인 상에서 그렇게 풀고 있다는 걸 정작 그 본인들만 모르는 것이다. 사랑이 충만한, 주위 사람들로부터 애정을 충분히 받고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남에게 ’관심· 인정· 칭찬‘을 기대하지 않는다. 애정결핍에 대한 보상을 전혀 다른 타인들에게, 현실이 아닌 허상의 공간에서 받으려 하니 오히려 그들의 상처는 더욱 커진다. 나도 그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사랑을 하라고, 핸드폰을 끄고 창문을 활짝 열고 나를 향해 손 들고 있는 나무들과 신선한 공기를 느껴보라고, 온라인의 ’관심· 인정· 칭찬‘이 아닌 현실의 온도만이 나의 결핍된 공간을 채워줄 수 있다고,

행복한 주일 보내시길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어떤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 인류 고전 15권에 묻고 스스로 답하다
박병기 지음 / 인간사랑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산은 책을 읽기 위한 ‘삼독법’을 제안했다. ‘정독과 초서와 메모하는’ 읽기는 고전을 읽는데 더욱 필요한 방법이다. 고전은 꼼꼼히 읽지 않으면 그 뜻을 파악하기 힘든데다가 옮겨 써서 읽는 초서도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라 강조하였다. 거기에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는 것도 중요한 읽기의 과정이라 여겼다. 책을 읽는다는 것조차 다산은 정성을 들여 읽었다.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책 읽는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며 활자들의 과잉 생산으로 넘쳐나는 정보의 바다에서는 다산의 삼독법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면 아마 독서인구는 더욱 줄어들 터이다. 그러나, 고전은 어쩔 수 없이 삼독법으로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꼼꼼히 읽고 초서라도 하며 메모라도 하지 않으면 그 뜻을 헤아릴 수 없을뿐더러 깊이에도 다가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거기에 또 하나 첨한다면, 삼독에 독자의 실천적 경험이 깃들여져야만 고전은 삶에서 비로소 철학으로 완성된다.

『우리는 어떤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대학에서 윤리학 교수를 지냈고 윤리 저서를 여러 권 펴낸 이력의 작가이다. 불교철학원에 공부하여 금강경이나 수심결, 격몽요결, 장자, 도덕경, 논어를 비롯하여 다종교 시대에 맞는 꾸란의 해석과 신약성서 편,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하여 플라톤 , 칸트에 이르기까지 고전 15편을 통해 핍진한 삶의 철학을 들려준다.

B(Birth 탄생) 과 (Death 죽음) 사이에는 C(Choice 선택)가 있다는 말처럼, 우리의 모든 삶은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그 선택들이 모여 현재라는 삶을 이룬다. 그러나, 삶에는 불가항력적인 면들도 존재한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이 일어나는 화재로 인한 참사와 예고치 못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경우나 지진이나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 불귀의 객이 될 수도 있는 잠재적 죽음의 공포를 현대인들은 누구나 안고 산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를 품고 일상의 쳇바퀴를 매일같이 돌려야 하는 현대는 너무도 복잡하고 다층적이고 다변화되어 기존의 윤리와 도덕의 기준으로는 판단이 애매한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사회 전반의 분위기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어쩌면 사막 한 가운데서 바늘 찾기처럼 무모해보이기도 하다. 게다가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인간적인 것들은 급격히 쇠퇴해가는 이때 고전의 쓸모는 아마도 '가장 인간적인 것'의 마지막 보루일 것이다. 삶에 의문을 가지고 끊임없이 존재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유일무이한 능력이며 고전으로 그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최근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운동으로 사회 전반이 시끄럽다. 그 운동을 보면서 새삼 남성중심의 사회가 만든 상징권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크게 작동되고 있는지를 깨닫곤 했다. 이른바 우리 사회에서 전문가 영역의 집단들, 인간문화재부터 연극단장, 대중으로부터 신뢰가 두텁던 연기자들의 성추문은 그야말로 큰 충격을 안겨준다. 이들은 각종 영역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이들로 그들의 말 한마디로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는 문화권력의 최고봉에 있던 이들이었기에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한편으로 우리나라 사회가 남성들에게 상징적으로 자리하고 있는 아비투스가 얼마나 반사회적 형태로 자리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되었다.(아비투스는 자라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갖게 된 몸의 습관 같은 것들을 의미하고, 그 몸이 마음과 분리 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곧 마음의 습관이기도 하다. 상징 폭력은 그런 아비투스와 힘의 차이에 기반을 두고 다른 아비투스를 지닌 힘없는 사람들에게 행사하는 언어폭력 같은 것들을 가리킨다. -p115) 이런 상징폭력의 특징은 폭력을 가하는 사람은 무신경한 반면, 당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상처가 오래 깊이 간다는 점이다. 이번 미투 운동으로 사회에 퍼져있는 힘 있는 자(남성)의 폭력에 대한 각성이 사회 전반적으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고전이 철학적 물음을 품게 되면 정치적이 된다. 여기서 정치라는 말은 개개인의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토대를 말함이다. 최고의 삶은 정치 공동체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전의 삼독과 작가의 경험이 더해진 맛깔난 철학서였다. 유동하는 근대를 살아가고 있는 부평초 신세의 우리에게 ‘좋은 삶’의 지혜를 기대해도 좋은 책이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수다원이라는 말은 ‘세상의 흐름을 뛰어넘는 사람’ 이라는 뜻이지만, 나는 수다원의 경지를 이루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야 참된 수다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금강경 「일상무상분」

그러므로 문득 깨침과 지속적인 닦음은 마치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아서 하나라도 없으면 안된다..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다만 깨침이 늦게 오는 것을 걱정하며, 혹 생각이 일어나거든 그 생각을 알아차리면 곧 사라진다.-『수심결』

절망이 유령처럼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아라’라는 자본주의의 명령이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서민층을 먼저 공략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 층과 갑작스런 수명 연장으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긴 노년을 견뎌야 하는 노년층의 절망을 부추기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p1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