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질문들 - 당신의 견고한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지 모를
김가원 지음 / 웨일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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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하고 열심히 일하고/주말엔 영화도 챙겨보곤 해/

서점에 들러 책 속에 빠져서/낯선 세상에 가슴 설레지

 

이런 인생 정말 괜찮아 보여/난 너무 잘살고 있어 헌데 왜

너무 외롭다 나 눈물이 난다/

 

내 인생은 이토록 화려한데/고독이 온다 넌 나에게 묻는다

너는 이 순간 진짜 행복 하니/

 

난 대답한다 난 너무 외롭다/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

 

사랑에 빠지고 싶다 노래가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울컥 거린다. 아마 누구나 이 노래를 들으면 외롭다라는 말에 공감을 하며 내 존재에 대한 물음을 한 번쯤 던져보았을 것이다. 삶에서 존재의 의미나 가치를 찾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은 정말 이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지 않을까.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에서 철학하기이다. 간단히 말해 일상에 질문을 던지라는 것이다.

 

뜻밖의 질문에서 말하는 철학의 명쾌한 정의는

끊임없이 궁금해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철학이다. 철학은 궁금증을 밝히는 학문이다.-p246

 

세상에 나쁜 질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질문에 따라 답은 달라지며 그 답은 답변하는 사람마다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질문의 답은 무척이나 주관적인 동시에 객관적일 수 있다. 어떤 이야기이든 그 답이 내 자신의 경험일 때는 지극히 주관적이었다가 타인의 이야기를 할 때는 지나칠 정도로 객관적이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렇기에 옳은 답이나 그른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뜻밖에 많은 경험을 하고 산다. 뜻밖의 일들을 경험하고 뜻밖의 외로움을 느끼고 뜻밖의 고독에 몸부림치기도 하는데 이 뜻밖의 문제들에 대해 너무나 일상의 당연한 것들이라 생각하며 흘려보내고 있는 이 시간들에 한 번쯤은 브레이크를 걸어보는 연습을 해 보는 것도 철학하기에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눈이 보이지 않던 사람이 수술 후 첫 눈을 뜨고는 '와 구름모양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네. 하늘은 파란색이 아니구나. 라며 이제까지 배워온 것과는 다른 세상 모습에 오히려 더 놀라웠다 한다. 우리의 삶은 어쩌면 실제로 경험하여 만들어진 세상보다는 습득한 이치들이 더 많은지도 모른다. 그 습득한 것들을 거둬내고 다시 진짜의 내 삶을 체험하는 작업이 이 책 뜻밖의 질문에 있다.

 

보여서 있는 것일까, 있어서 보이는 것일까?”

친구가 슬퍼 보여서 당신도 슬플까, 당신이 슬퍼서 친구도 슬퍼 보일까?”

우리는 먹기 위해 살까, 살기 위해 먹을까?”

 

이 당연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하다보면 무료함이 지배하던 일상이 약간은 달라 보이지 않을까.

그래서 나도 질문 하나를 생각해 보았다.

봄에 어울리지 않게 눈이 왔다. 왜 나는 봄에는 눈이 오면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철학은 질문으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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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세모

옛날 옛적에 세모와 동그라미가 살았습니다.
둘은 언덕에서 구르는 시합을 자주 했는데
동그라미가 세모보다 늘 빨리 내려갔습니다.

세모는 동그라미가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달라지기로 했습니다.
동그라미를 이기기 위해
언덕에서 끊임없이 구르고 또 굴렀습니다.

어느새 세모의 모서리는 둥글게 다듬어졌습니다.
이제 동그라미와 비슷한 빠르기로
언덕길을 내려갈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구를 때 잘 보이던
언덕 주변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고,
구르는 일을 쉽게 멈출 수도 없었습니다.

세모는 열심히 구른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겉모습이 거의 동그라미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세모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언어의 온도 중에서------------

#끄적끄적

자신에게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왜 모든 것들이 부러운 것 천지인지 모르겠다.

자본이 모든 것에 자격을 부여하는시대라 그런지
어린 나이에 CEO가 되어 그닥 치열하게 사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도 일반 서민들은 평생 꿈도 못 꿀 연봉과 재산을 뽐내는 연예인들을 볼 때마다 세상의 불평등을 실감하곤 한다.

그 모습과 대조되게 매일 잔돈푼에 목숨 걸며 깎는 반찬값과 한 푼이라도 아끼려 다리품을 팔며 마트마다 내놓는 특가를 체크하며 생활용품을 사는 내 모습에 가끔은 나도 모르게 초라함을 느낀다.
그렇다고 난 불행한 사람일까.
반대로 죽을 때까지 부자일 것만 같던
그 연예인은 행복한 사람일까.

물질의 많고 적음은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이 행복과 불행을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왜 돈 많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고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며 나를 형편없는 사람으로 격하시키는 행동을 하는 걸까.

그것은 불평등이라는 감정에 기인한다.

자본주의에 사는 한, 불평등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어쩔 수 없이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이다.
누구나 똑같은 선에서 출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그라미와 세모의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나에게도 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세모의 시절이 떠올랐다.

동그라미처럼 동그랗게 살려고
동그라미처럼 뽀족해지지 않으려고
동그라미처럼 부드러워지려고

애쓰면 애쓸수록..나의 쓸모를 닳아 없애고
성공한 사람을 롤모델 삼아
나를 바꾸려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그러나,

세상에 동그라미가 너무 많고
세상 모두가 동그라미라 해도

그것은 ~처럼 되려는 건
온전한 한 사람의 삶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굳이 동그라미가 되려 애쓰지 않아도
세모의 참 모습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모두 다 똑같은 동그라미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의 삶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세모여도 네모여도 다른 무엇이 아니어도
어떤 삶이든 가치있다.

https://youtu.be/r4BgjyPTz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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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준 냉이로
냉이 된장국과 냉이전을 만들고
그래도 남는 건 냉동해 놓았다.
큰 볼에 온갖 종류의 나물을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네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점심을 달게 먹고 나니
문득 철학자 강신주가 방송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한 끼를 해치워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밥을 먹는다면 식사가 아니라 사료를 먹는 것과 다름없다.˝

일주일동안 아빠 없는 밥상이 그러했다.
대충 배만 채우면 된다는 생각에
아이들과 밥이라 할 수 없는 것들을 먹고
식사라는 생각보다는 한끼 떼움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바쁜 일정에 모처럼 짬을 내어 내려온 남편때문에
아무래도 의무감보다는 필요와 긴장으로 식탁을 꾸렸다.

한 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는다하여
가족을 식구라 食口 부르기도 한다.

김혜수 주연의 느와르 영화 <차이나> 에서는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한 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들에게 사랑이나 애정이 결핍되었기에 이들이 그나마 식구라는 것은 밥 먹는 행위외에는 증명할 길이 없다. 반복된 밥 먹는 행위만이 그저 이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할 뿐이다.

봄철의 냉이로 오랜 만에 온 식구가 식탁에 둘러 앉아보니 나도 모르게 감상적이 되어 밥시간이 소중하고 고맙게 여겨졌다.

우리 가족의 저녁이 있는 삶,
밥 한끼라도 함께 할 수 있음을
늘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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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8-03-19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나물중에 가장 좋아하는 나물이 냉이예요. 냉이전 맛있어보여요.

드림모노로그 2018-03-20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사실 냉이전은 첨 해본 음식이라 ㅎㅎㅎㅎ 음식이 익기 기다리는 시간이 참 행복했네요 ~♥
 
찌라시 한국사 - 아는 역사도 다시 보는 한국사 반전 야사
김재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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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신문 딴지일보의 역사연재로 엄청난 인기를 얻어 업로드 기다리다 현기증이 날 지경이라는 독자들 때문에 글에 도취되어 결국 찌라시 한국사를 출간하였다는 저자의 말에 빵 터져 읽기 시작했다. 허나 찌라시라 해서 저자가 역사를 가볍게 그리고 있거나 구어체라 하여 그저 일반적인 시각으로 그려진 역사책은 절대 아니다.

 

각 장의 소제목도 흔한 찌라시들의 헤드라인처럼 한 눈에 쏙쏙 들어오는 문구들이라 소제목만으로도 충분한 이해가 가능하다. 조선시대는 사료가 충분하여 어느 정도 작가의 상상력보다는 실록이나 자료를 참고한 흔적들이 보이지만 고대시대는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가장 빛나는 장들이라 여겨진다. 균형외교의 달인이면서도 이름처럼 가장 오래 살았던 장수왕은 균형외교의 달인으로서의 탁월한 면모를 보인다. 재밌는 건 그의 아들이다. 아버지가 너무 오래 살아서 왕이 되지 못한 아들 조다는 훗날 쪼다라는 말을 낳았다는데 여기까지는 찌라시 한국사니까 애교로 이해가 된다. 두 번째로 기억나는 이야기는 이자겸이었다. 그의 관직명이 양절익명공신 중서령 영문하상서도성사 판이병부 서경유수사...’라는 것도 처음 들었는데 자신에게 내린 셀프 관직명만 봐도 그가 얼마나 자기 권력에 도취되어 있었던 인물이었는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역사공부를 할 때 이자겸의 난은 왕이 되고 싶은 문벌귀족의 반란?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책으로 다시 재해석되는 이자겸의 난은 권력에 대한 한 인간의 집착이 얼마나 큰 어리석음인지를 떠올려보게 되는 장이었다. 그럼에도 아직도 이자겸 같은 인간이 바닷가 모래알 수보다 많은 것 같으니, 모두 이자겸처럼 굴비만 먹고 사는 것 아닌지.

 

이자겸이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척준경에게 제압되어, 영광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고, 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의 시대는 그렇게 저물었어. 일성에 의하면 영광으로 귀양 간 이자겸은 산란 직전의 조기를 잡아 소금으로 간을 하여 말린 굴비를 인종에게 진상했다고 해. 이건 왕에 대한 존경의 뜻으로 음식을 진상한 것이 아니었어.

소금에 절인 음식이라 맛이 변하지 않듯이 왕권에 대한 나의 의지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진상 짓이었다고 해.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고 하는 의미로 비굴의 앞뒤를 바꾸어 굴비라고 이때부터 부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지 어쨌든 이자겸은 귀양 생활 1년 만에 사망했는데, 굴비 과다 복용의 부작용인가? 역시 짠 음식은 장수에 치명적이야. -p132

 

가짜 뉴스가 판치고 있는 시대이기에 찌라시는 치명적인 편향성을 지니고 대중을 선동한다. 찌라시가 거짓이 될 때는 가차 없이 폐기처분되지만 찌라시가 진실을 말할 때는 일상의 미덕으로 자리매김한다. 역사에 스토리텔링을 첨가하니 재미있을 뿐아니라 유익하고 교훈도 주는 한국사가 되었다. 일상의 관점으로 새롭게 재조명되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나름 역사해석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시간과도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기존에 우리가 배워 온 역사는 승자의 역사라 하여 승자의 관점에서만 재단된 주입식 한국사였다. 역사를 기록한 시대와 관점에 따라 부정과 정당성에 오류가 있을 수 있기에 한국사를 승자의 관점이 아닌 인간적인 관점에서 재조명 되는 작업이 요원해 보인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역사 속에서 악녀로 평가되는 천추태후에 대해서도 정말 악녀였을까 아니면 당찬 여장부였을까를 재조명해보고 삼벌초는 권력의 파수꾼으로서 역할을 한 것인지 백성의 충신이었는지를. 폭군 연산군보다도 그 뒤에 서서 그를 조종하는 희대의 간신 임사홍과는 반대로 반정공신으로 충신이었으나 다시 반군이 되어 왕을 죽여야만 했던 이괄의 사연을 통해서 보듯 역사책에서 미처 조명되지 않았던 부분을 인간에 대한 관점으로 서술하는 저자의 썰은 페이크가 될 수 없는 진실의 미덕을 보인다.

 

이 지랄 맞은 세상, 우리 백성들은 언제쯤 허리 펴고 살 수 있을까나? 500년 지나면 우리 손자의 손자들은 맘 편히 살겄지?”

 

천만에, 5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백성들은 허리 펴고 살지 못하고 있으니, 오래된 미래를 저질스럽지 않은 역사로 바꾸기 위해서는 역사의 마중물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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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한국사 - 아는 역사도 다시 보는 한국사 반전 야사
김재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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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대에 걸맞는 언어의 한국사 찌라시다. 페이크 같지만 진짜라는 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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