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의 기술
최성환 지음 / 인간사랑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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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my way or the highway

내 길을 택하든지 아니면 고속도로를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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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읽는 나의 인권감수성
김경민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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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아주 쉽게 대답을 할 수 있지만,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만큼 자기 주관적이기도 하면서 타인의 생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주제가 문학이기 때문이다. 가끔 문학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무엇이다 딱히 규정할 수 없었지만, 수 천 가지의 생을 살아볼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여겨지곤 한다. 타인의 수 천 가지의 생을 살아보는 작업이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공간이 문학으로 재생되는 것이다. 그런 작업의 필수 과정은 단연코 공감이 될 터이다.

 

문학으로 읽는 나의 인권감수성의 저자 김경민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 인권감수성의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한다. 문학이란 타인에 대한 공감으로 이루어진 글들이다. 인권과 문학 이 두 가지는 공감이라는 교집합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 사회에는 공감으로 풀어가야할 숙제들이 산재되어 있다. 사회적 약자에 속하며 소수자인 -이주노동자와 여성, 북한탈주민과 위안부-와 같은 이들은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우리들의 이웃이며 이들과 동등한 권리를 갖고 살아가는 이들이다. 그래서 이 책의 숨은 주인공은 공감이다.

 


문학과 인권 사이 공감이라는 징검다리의 첫 장은 여성이다. 1982년의 송효순에서 2016년의 김지영과 미투운동까지, 여성으로서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여성 인권의 열악함과 불평등, 차별의 사회는 결국 우리들의 문제로 남아있다. ‘여성혐오가 하나의 사회문제로 부상하게 된 데에는 워마드라는 극단주의적 페미니스트들의 일련의 기형적인 행위에 있다. 공순이들의 여성인권에서 최근의 여성혐오까지, 여성의 인권이 여전히 제자리인 이유를 문학작품 속의 공순이와 김지영을 통해 생각해 보는 것이 인권감수성의 첫 걸음이다. 2장 도시와 인권에서는 용산 참사를 다룬 <소수 의견>을 통해 권리란 현재 상태에서 결핍되었거나 불가능한 것에 문제제기를 하고 이를 당연한 권리로 요구할 수 있는 힘은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가능세계를 꿈꾸며 상상하는데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인권의 대상과 범위는 확대될 수 있었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 가운데 아직까지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정당한 권리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들을 고민하고 상상하려 인권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p134)라고 한다. 문학작품 <소수의견>은 소수의견이 자기 자리를 찾아갈 때, 비로소 인권의 완성되어 가는 것임을 공감하게 된다


3장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국가 폭력에 대한 문학적 재심을 보게 된다. 국가의 폭력 뒤에 숨어있는 수많은 아이히만의 이야기들, 우리가 공감하지 못한 채 써가고 있는 5.18의 광주는 <소년이 온다><봄날>,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에서 기록되어진다. 국가 폭력 앞에서 인권은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문학적 감수성을 실험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실험지다. 타인의 슬픔이나 아픔에 공감할 수 없다면, 인권이란 말이 해당되지 않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가지는 공감이라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인권자, 즉 인격자이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니는 권리가 인권이지만, 이 권리싸움은 힘겹다. 혐오라는 감정이 팽배해 있는 사회에서 인권이란 바람 앞의 촛불 같다. 혐오사회의 저자 카롤린 엠케는 오늘날의 혐오가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름을 이유로 누군가를 멸시하고 적대하는 행위에서, 또 그러한 행위를 남의 일처럼 방관하는 태도에 의해서 사회적으로 공모되는 것이다. 혐오로 인해 사회적 긴장이 계속 높아지면, 언제든 통제하기 어려운 집단적 광기와 폭력으로 번질 수 있다.


문학으로 읽는 나의 인권감수성의 저자 김경민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권리가 국민이라는 잣대에 의해 차별적으로 부여된다는 사실보다 그러한 법을 근거로 끊임없이 누군가를 분리하고 차별하며 더 나아가 혐오하는 정서와 행동이 점점 습관화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이런 배타적 사회분위기가 계속 된다면 혐오는 단지 비국민에게만 그치지 않고 국민 가운데 사회적 약자들로 옮겨 갈 것이고 결국에는 그 혐오의 칼끝이 나에게도 향할 것이라 경고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우리 모두는 국민이기 전에 저마다 오롯한 한 인간이고자 한다는 말을 하였다. 인간은 함께 살아가기에 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공감의 문학은 혐오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지막 보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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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지음, 이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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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만 본다면 본성(性)에서 성(性)은 마음(心)과 태어남(生)의 두 자가 합성되어 이루어진 글자로, 글자 뜻 그대로는 ‘태어나면서 갖춘 마음'이라는 의미이다. 맹자는 인간만이 가진 특징을 인간의 본성으로 규정하여 인간의 본성은 타고나길 선하게 태어난다고 하여 성선설을 주장하였고 순자는 인간 본성은 악하기 때문에 인위로 다스령 한다고 하여 성악설을 주장하였다. 성선과 성악, 이제까지 인간의 본성을 두 가지 패턴으로만 파악해 왔다면 세계적인 밀리언셀러 『권력의 법칙』의 저자인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에서는 18가지의 본성을 통찰한다. 


꽤 괜찮아 보이던 사람이 알고 보면 성격파탄자에 이중인격자이기도 하고 성인군자의 모습을 하였지만 알고 보니 동네 양아치보다 못한 사람인 경우도 있다. 늘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타인을 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기심에 있지도 않은 소문을 만들어 타인을 험담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게다가 적대감으로 인해 말싸움을 하고 비난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나 우리는 무방비상태로 당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인간 본성의 법칙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다섯가지로 꼽는다.
첫째, 인간 본성의 법칙을 알고 나면 더 차분해지고 사람들을 전략적으로 관찰하게 될 것이다. 쓸데없이 기운을 빼는 수많은 감정 기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다.
둘째, 인간 본성의 법칙을 읽고 나면 사람들이 끊임없이 내보내는 여러 신호를 능수능란하게 해석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훨씬 더 잘 판단하게 될 것이다.
셋째, 살다 보면 장기간 정서적 상처를 남기는 독버섯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인간 본성의 법칙을 알고 나면 그런 자들을 만나도 대적할 수 있고 그들의 생각을 앞지르게 될 것이다.
넷째, 인간 본성의 법칙을 알고 나면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진짜 지렛대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그만큼 앞으로의 인생이 수월해질 것이다.
다섯 째, 인간 본성의 법칙을 알고 나면 당신 안에 인간 본성의 힘이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의 부정적 패턴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장장 900페이지가 넘는 본성의 법칙은 읽는 내내 되새김질 하는 문장들이 많았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본성의 성숙함을 의미한다. 선하게 타고 났든 악하게 타고 났든 우리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본성이라는 거칠고 미완성된 자아를 사회라는 거대한 관계에서 보다 부드럽고 완성된 자아로 성숙되어 가는 과정을 거친다. 이런 사회화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인이 되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불혹이 넘고 지천명이 넘는다하여 누구나 본성이 성숙되는 것은 아니다. 삶에서  배우려 하는 자세가 없다면 본성이란 것은 나이가 들어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게 된다.  이 책은 인간 본성을 공부하는 학생이 되어 하나하나씩 인간의 속성에 대해 배우도록 하고 있다. 철학서로도  자기계발서로도 훌륭하다. 하워드 휴즈 주니어, 소크라테스. 알렉산더, 안톤 체호프, 페리클레스, 스탈린, 에릭슨, 닉슨, 가오젠화, 마오쩌둥, 루이 16세의 일화를 읽다보면 900페이지가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이긴다는 말은 인생에서도 통용되는 싸움법 같다. 본성을 안다면 바둑판 위의 돌이 어디로 움직일 줄 아는 인생의 프로기사가 되는 것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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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5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8-25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태백산맥 1 (반양장) - 제1부 한의 모닥불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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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핸디북 레디케이스 한정판이 나왔다. 손에 들고 다니기 좋은 사이즈이기도 하지만 휴대하기 간편한데다가 무엇보다 밑줄 긋기가 용이하여 산택하였다. 젊었을 때는 정치에 피상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정치와 삶이 밀접한 연관을 짓고 있음을 깨닫곤 한다. 우리나라의 현 정치 지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태백산맥이라는 이념의 산맥을 넘어야만 한다는 뼈아픈 자각이 들 때마다 찾게 되는 책이 바로 태백산맥이다.  



한국 격변기, 해방이후부터 시작되는 태백산맥의 공간적 배경은 ‘벌교’이다. 갯가 빈촌에 불과했던 벌교는 고흥반도와 순천·보성을 잇는 삼거리 역할을 하는 교통의 요충지가 되자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벌교에는 일인들의 통통배가 득시글거렸고 상주하는 일본인들도 많았다. 당연히 왜색이 짙어졌고 읍단위이면서도 그 어떤 읍보다 경제상황이 좋았다. 벌교에서 돈 자랑, 주먹 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돈이 모이자 자연적으로 주먹패들도 모여들었다. 상업이 발달하자 손익계산이 빠른 지주나 일인들이 돈줄을 거머쥐고 있었고 양반들의 품위나 인품 같은 것은 기대하기 힘든 개명한 이들이 태반이었다. 돈 계산과 잇속이 빠르다보니 사람들도 자연적으로 다른 지역의 농민들보다 귀와 눈이 밝았고 입도 야무졌다. 일본인들과 어울리는 것은 이들에게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며 해방 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이 또한 벌교였다. 좌익과 우익의 접전지인 동시에 좌익과 우익에게 가장 필요한 곳이 바로 벌교였던 것이다. 우익에서 좌익으로 하루 아침에 정치권력이 바뀌지만 5일 천하로 끝나고 수백명이 벌교 다리위에서 빨갱이라는 이유로, 우익이라는 이유로 처형되었다.  


혼돈의 시대에도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감성으로 시대를 감싸 안으며 민족의 앞길을 고민하는 지성인의 고뇌를 보여주고 있는 캐릭터는 김범우이다. 병으로 차출되었다가 미국의 포로가 되어 특수부대훈련을 받게 되었던 김범우는 하와이에서 나라가 없기에 받아야만 했던 차별과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이념보다도 나라와 민족이 먼저라는 사고가 정립 되어 있다. 김범우를 통해 당면한 시대의 치열한 사유를 읽을 수 있다. 대지주의 아들로서 소작농들의 헐벗고 굶주리는 비참한 생활에 대하여 죄책감과 죄의식을 항상 느껴왔던 김범우는 사회주의 서적을 접한 후 봉건계급제도를 없애야 평등사회가 도래한다는 인식의 기둥을 세웠다. 


 김범우와 같은 사회주의 서적을 읽었던 염상진도 인식 면에서는 김범우와 같은 평등사회를 꿈꾸지만, 지주계급과 경제적 지배세력을 힘으로 타도하려 하는 급진적 행동파라는 점이 김범우와 염상진의 결정적 차이다. 이러한 사상의 차이는 염상진을 중심으로 한 좌익세력과 우익세력과의 갈등으로 나타나고 이것은 이데올로기의 극한 대립으로 그려지게 된다. 아버지 염무칠은 숯을 캐어 발품을 팔면서도 염상진이 사법학교 선생이 되기만을 바랬지만, 결국 염상진은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 소작농이 된다. 명석한 염상진의 동생 염상구는 형과의 차별에 삐뚤어지기 시작했고 형과는 반대의 길을 걸어가는 것으로 복수를 꿈꾼다, 염상진에게 염상구라는 동생의 존재는 차가운 지성인 김범우와의 싸움보다 더 버겁고 아픈, 절대 삼켜지지 않는 목안의 가시 같은 존재였다.


어떤 주의를 따르든 그건 개인의 자유지요. 그러나, 그것이 곧 민족 전체를 위하는 길이라는 성급한 판단은 금물입니다. 미국이다, 소련이다, 민주주의다, 공산주의다, 자본주의다, 사회주의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치적 택일이 아닙니다. 그건 한 민족이 국가를 세운 다음에나 필요한 생활일 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민족의 발견입니다. 그 단합이 모든 것에 우선해야 해요.” -p107


민족-그건 모태와 같은 것이고, 음성적으로도 어머니를 부를 때처럼 정겨운 슬픔을 담고 있다. 그것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은 소중한 말이다. 그러나 그건 일제하에서나 생기가 도는 말인 것이다.  이미 반도땅은 해방을 맞았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한 투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지향하는 바나 행동하는 것은 그 나름으로 일관성과 순수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사회주의 혁명의 동지도 아니었고 적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자본주의의 동지도 아니고 적도 아니었다. ‘민족’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었지만 그건 또다른 ‘주의’는 될 수 없었다. 


 
민족이 염원하던 해방 후 이어진 사회의 격랑은 그렇게 고스란히 태백산맥에서 재생된다. 해방이후 이어진 이데올로기로 인한 좌파와 우파간의 갈등은 여순 반란사건으로 인해 수면위에 떠오르게 되면서 크게 민족 간의 갈등으로 나누게 되고, 이후 6.25전쟁이 발발 전후와 휴전 협정까지가 태백산맥을 이루는 거대한 줄기이다. 우리의 현대사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인한 비극으로 점철된 역사이다. 언제까지고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처럼 우리 민족이 여전히 분단국가로 남을 수밖에 없는 사상적 대립은 지금도 어떤 대안도 없이 지속되고 있는 시대의 비극을 반추해 주고 있는 것만 같다. 해방이후 혼란한 시대에 나타나는 인간 군상들 역시도 작금의 정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기득권들이 무기삼아 내거는 사건조작과 폭력유도, 문분열책동과 같은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고, 나라가 공산당 만들고 지주들이 빨갱이 만드는 시대는 여전히 그 명목을 이어가고 있으니, 태백산맥이라는 거대한 이념의 벽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지금의 좌우 싸움 역시 그치지 않는 이념의 비극인 것이다.
 
 
타오르는 불꽃이 지니는 생명감,
불꽃을 몰고 타는 한 개비의 담배,
유한할 수밖에 없는 삶, 어쩌면 담배 한 개비의 길이밖에
안 될지 모르는 과정을 살아내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어찌 보면 담배 한 개비 정도 밖에 안 되는 짧은 생에 끼어든 이데올로기로 인한 우리 민족의 불행은 이 책 《태백산맥》을 읽는 것만으로 생생하게 체험 할 수 있다. 읽으면서도 차라리 문학으로만 치부해버릴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태백산맥》은 우리 민족의 삶에 윤색도 각색도 하지 않은 채 비극으로 점철된 우리 역사의 민낯을 생생하게 펼쳐 보이며 시대정신을 일깨우고 있는 역사책이다. 누구라도 잊었거나, 잊고 있었거나, 아니면 우리 민족이 얼마나 가슴 아픈 민족인지를 모르고 있다면, 태백산맥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현재진행중인 우리의 비극 , 남북분단이라는 현재가 있다. 당면한 현실에서 미래를 비극의 역사로 쓰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는 현재와 미래를 비춰주는 生(생)이 살아 숨 쉬는 생생한 역사의 기둥이 필요하다. 역사의 기둥을 바로 세우는 일은 태백산맥을 읽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 비판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이겠나. 다 지나가버린 세월, 아무리 열 올리며 비판한다고 해봤자 이미 그르쳐진 일이 바로잡힐 리가 있나. 그런데도 그게 계속이거든. 왜 그러겠는가. 인간은 현실을 살 수밖에 없는 동물이고, 그 과거적 삶 속에는 우리의 현재의 미래를 비춰주는 거울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나.-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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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기록, 남자 간호사 데이비드 이야기 - Be a Warrior, not a Worrier
유현민(데이비드) 지음 / 인간사랑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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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어느 젊은 연예기자의 수필집 제목이었다. 서점에서 스치듯 한 번 보았을 뿐인데 뇌리에 강하게 박힌 문장이었다. 가끔 나에게 과한 열정을 기대하는 이들을 향해 한 번쯤은 외치고 싶어지기도 한다. 열정 페이라는 말이 있듯이 때론 열정을 담보로 지불해야만 하는 노동력이 삶을 지치게 만들 때도 있다. 열정이라는 말은 좋지만 열정을 요구하는 사회 시스템은 사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버거운 짐덩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동경하곤 한다. 열정적으로 일을 한 누군가에 대한 보상이, 열정의 댓가가 주는 삶의 풍요로움이 지금의 내 모습보다는 훨신 좋아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역시도 늘 열정적으로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 하지만, 이 열정이라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다. 열정의 뒤에 숨겨 있는 길고 긴 인고의 절박함이,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과 타협을 해야 하는 순간들이, 게다가 나의 꿈을 조롱하는 이들의 시선까지 감내해야 하는 인내의 시간들이 때론 고통과 슬픔, 좌절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온다. 그렇게 열정이라는 이름 뒤에는 견뎌야만 하는 다른 시간들이 또 존재한다.


『7년의 기록, 남자 간호사 데이비드의 이야기』를 읽으면 꿈을 이루기 위해 수반되는 그 모든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진다. 직업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남자간호사는 거의 보기 드물다. 게다가 데이비드는 자신이 간호사로서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간호사생활을 시작하였다. 현재 미국 최고의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 데이비드 유현민은 통역과 강연, 거기에 온라인을 통하여 남자간호사로서 한국 간호 발전을 위해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 열정의 기록을 보면 남다른 무언가가 보였다.  한국사회에 남자간호사는 그야말로 소수자( 숫자가 적었기에 minority) 집단이었다. 데이비드는 자신이 소수로서의 삶에 불만을 갖고 불평을 갖기보다 ‘수적으로 열세이기에 그저 ‘Minority’라고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를 드물고 귀하다고 생각하기에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으며 ‘Rarity’로서의 삶을 즐기는 사람.‘ 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자신의 꿈을 이루어내었다. 


몇 년 전 까지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아니 살았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열정이 있다는 나름의 치기였는지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열정적으로 배움이라는 것이 푹 빠져 지내기도 해봤다. 하지만 모든 것이 시기와 때가 있듯이 나이듦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종종 좌절하기도 한다. 나이 들어 공부를 하는 일은 녹록치 않았고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공부를 하는 나자신을 겨냥한 열등감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힘든 게 아니라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의 모순이었음을 알았다. 또래 친구들은 사회생활과 다른 취미로 바쁠 때 그들과는 고립되며 꿈을 성취해나간다는 것은 매우 고독한 일이었다. 목표라는 것도 그렇다. 좋아서 하는 일은 목표가 없어도 성취가 가능하고 좋아서 하다보니 하나하나씩 무언가를 이루어 갔다. 꿈이 있어서 일을 이룬 것이 아니라 하다보니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 어쩌면 내 나이에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열정의 결정체인지도 모른다. 젊은 데이비드의 7년간의 간호사 여정은 다른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삶을 지치지 않고 개척하는 열정이라 생각한다. 너무 높은 꿈을 꾸기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무엇이라도 이루어져 있다는 것. 열정은 그래서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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