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세모
옛날 옛적에 세모와 동그라미가 살았습니다.
둘은 언덕에서 구르는 시합을 자주 했는데
동그라미가 세모보다 늘 빨리 내려갔습니다.
세모는 동그라미가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달라지기로 했습니다.
동그라미를 이기기 위해
언덕에서 끊임없이 구르고 또 굴렀습니다.
어느새 세모의 모서리는 둥글게 다듬어졌습니다.
이제 동그라미와 비슷한 빠르기로
언덕길을 내려갈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구를 때 잘 보이던
언덕 주변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고,
구르는 일을 쉽게 멈출 수도 없었습니다.
세모는 열심히 구른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겉모습이 거의 동그라미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세모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언어의 온도 중에서------------
#끄적끄적
자신에게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왜 모든 것들이 부러운 것 천지인지 모르겠다.
자본이 모든 것에 자격을 부여하는시대라 그런지
어린 나이에 CEO가 되어 그닥 치열하게 사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도 일반 서민들은 평생 꿈도 못 꿀 연봉과 재산을 뽐내는 연예인들을 볼 때마다 세상의 불평등을 실감하곤 한다.
그 모습과 대조되게 매일 잔돈푼에 목숨 걸며 깎는 반찬값과 한 푼이라도 아끼려 다리품을 팔며 마트마다 내놓는 특가를 체크하며 생활용품을 사는 내 모습에 가끔은 나도 모르게 초라함을 느낀다.
그렇다고 난 불행한 사람일까.
반대로 죽을 때까지 부자일 것만 같던
그 연예인은 행복한 사람일까.
물질의 많고 적음은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이 행복과 불행을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왜 돈 많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고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며 나를 형편없는 사람으로 격하시키는 행동을 하는 걸까.
그것은 불평등이라는 감정에 기인한다.
자본주의에 사는 한, 불평등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어쩔 수 없이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이다.
누구나 똑같은 선에서 출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그라미와 세모의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나에게도 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세모의 시절이 떠올랐다.
동그라미처럼 동그랗게 살려고
동그라미처럼 뽀족해지지 않으려고
동그라미처럼 부드러워지려고
애쓰면 애쓸수록..나의 쓸모를 닳아 없애고
성공한 사람을 롤모델 삼아
나를 바꾸려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그러나,
세상에 동그라미가 너무 많고
세상 모두가 동그라미라 해도
그것은 ~처럼 되려는 건
온전한 한 사람의 삶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굳이 동그라미가 되려 애쓰지 않아도
세모의 참 모습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모두 다 똑같은 동그라미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의 삶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세모여도 네모여도 다른 무엇이 아니어도
어떤 삶이든 가치있다.
https://youtu.be/r4BgjyPTzL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