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준 냉이로
냉이 된장국과 냉이전을 만들고
그래도 남는 건 냉동해 놓았다.
큰 볼에 온갖 종류의 나물을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네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점심을 달게 먹고 나니
문득 철학자 강신주가 방송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한 끼를 해치워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밥을 먹는다면 식사가 아니라 사료를 먹는 것과 다름없다.˝

일주일동안 아빠 없는 밥상이 그러했다.
대충 배만 채우면 된다는 생각에
아이들과 밥이라 할 수 없는 것들을 먹고
식사라는 생각보다는 한끼 떼움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바쁜 일정에 모처럼 짬을 내어 내려온 남편때문에
아무래도 의무감보다는 필요와 긴장으로 식탁을 꾸렸다.

한 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는다하여
가족을 식구라 食口 부르기도 한다.

김혜수 주연의 느와르 영화 <차이나> 에서는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한 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들에게 사랑이나 애정이 결핍되었기에 이들이 그나마 식구라는 것은 밥 먹는 행위외에는 증명할 길이 없다. 반복된 밥 먹는 행위만이 그저 이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할 뿐이다.

봄철의 냉이로 오랜 만에 온 식구가 식탁에 둘러 앉아보니 나도 모르게 감상적이 되어 밥시간이 소중하고 고맙게 여겨졌다.

우리 가족의 저녁이 있는 삶,
밥 한끼라도 함께 할 수 있음을
늘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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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8-03-19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나물중에 가장 좋아하는 나물이 냉이예요. 냉이전 맛있어보여요.

淸隱청은 2018-03-20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사실 냉이전은 첨 해본 음식이라 ㅎㅎㅎㅎ 음식이 익기 기다리는 시간이 참 행복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