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 영화 보셨나요?
작년 말부터 올해 초 까지 길지 않은 동안 본 영화들이 하나 같이 혼자 보고 말기에 아까운 영화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올려봅니다.
안보셨다면 한번 보세요.
참고로 제 평소 영화 취향을 말씀드리자면, 몇 편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Sci-Fi 팬 아니고요, 주로 가정, 가족 속 개인의 문제를 다룬 영화, 소외, 인간 심리를 파고든 영화, 이런 영화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영화 속 상징이나 메시지 찾아보는 걸 즐기고 때로 너무 과합니다.
스포일러 없이 본 순서대로 간단히 제목 정도만 나열하겠습니다.
1. 돈 룩업 (Don't Look Up)
작년 12월에 개봉한 영화.
Based on truly possible events 라는 포스터 속 문구처럼
단지 재미있는 가상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때문에,
이거 곧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생각때문에,
섬뜩오싹했던 영화.
'위를 보지 말라'는 말은 '현실을 직시하지 말라', '현실을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
선동, 정치, 대중화와 우매화, 군중심리가 키워드라고 하겠습니다.
코미디라는 장르를 통해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최대한 심각하지 않은 척하면서 최대한 그 심각성을 느끼게 하려는 영화를 만드는 건 미국 영화가 유럽의 사회 영화와 비슷한 듯 구별되는 점 아닐까합니다. 그런 생각을 예전 영화 <포레스트 검프> 를 보면서도 했었는데 말입니다.
2. 루시 (Lucy)
2014 년에 나온 영화를 이제야 보다니 참.
루시라는 이름의 평범한 여자가 대만에서 남자 친구 대신 심부름을 해주다가 거대마피아 조직 보스 (최민식) 에게 납치되고, 이들은 루시의 몸 속에 대용량의 마약을 내장시켜 운반시키는데, 어쩌다가 충격에 의해 이 마약이 루시의 몸 속에서 퍼져나와 놀라운 결과를 낳습니다.
실제로 마약의 많은 종류가 우리 뇌 세포의 신경전달물질과 유사한 구조의 화합물이기 때문에 이들이 뇌세포 속에 직접 영향력을 미칠때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보통 인간이 최대 10%의 뇌세포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 그런데, 뤽 베송은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되었는지.
시나리오 소재가 신선하여 눈을 떼지 못하고 끝까지 보게 하는, 몰입도 최고 영화.
거기다가 생명의 기원에 관한 철학까지. 뤽 베송 이 사람의 뇌 용량 부터 궁금해집니다.
(사실 루시라는 이름은 평범한 이름기기도 하지만 특별한 이름이기도 합니다. 두발로 걸은 최초 여성 인류 화석에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지요.)
3. 더 플랫폼 (The Platform)
2019년 스페인 영화.
더 플랫폼. 좁게는 거대한 식탁, 넓게는 극한 생존의 수직 감옥을 뜻합니다.
영화 '설국열차' 가 수평적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면 플랫폼은 위 아래를 오고가는 수직적 구조를 이용하여
수직적 계급사회의 단면을 밥상 (식탁) 으로 나타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아주 거대한, 음식으로 빈틈없이 채워진 식탁이 위 아래로 왔다 갔다 하지요.
full of messages.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