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 되면 이렇게 아무 결심없이 계획없이도 새해를 시작할 수 있는건가 생각했다.

그런데 단단한 결심으로 시작하나 아무 결심없이 시작하나 나의 일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결심이나 계획을 세우면 그 계획을 세우는 동안엔 분명히 나는 이미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듯하고 희망적인데 그 이후의 시간은 또 다른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 돌아오기 전까진 원래 내 본연의 모습으로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올해의 첫책으로 (이말은 또 얼마나 의미없나. 올해의 첫책이면 어떻고 마지막 책이면 어떻고, 1월에 읽으나 7월에 읽으나.)

생떽쥐베리의 <인간의 대지>를 읽었다. 오래전에 읽은 <어린왕자>만큼의 깊은 인상을 받았다.

 

 

 

 

 

 

 

 

 

 

 

 

 

 

 

틈틈이 영화를 보았다. 신년 연휴때 온가족 <국제 시장> 으로 시작. 온가족이 함께 보면 영화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눌수 있어서 좋다. 이 영화를 보고 담박에 <포레스트 검프>와 어딘가 비슷하다고 느꼈다는 남편과 얘기를 나누다가 결론은 이 영화는 언뜻 보기엔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게 하는 점이 많으나 기본적인 관점이 <포레스트 검프>와 매우 다르다는 것. <포레스트 검프>는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이다.

 

그리고 틈틈이 혼자 방에 앉아 다운 받아서 본 영화 두 편.

 

 

 

 

 

불멸의 연인이라고 해석되어 있긴 하지만 Immortal Beloved를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Immortal을 형용사, Beloved를 명사로 보아 우리 나라 제목처럼 '불멸의 연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Immotal을 명사로, beloved를 형용사로 보아 '(세상으로부터) 사랑받은 거장'이라고 해석할수도 있지 않을까해서.

 

이 영화도 나쁘지 않았지만 <아마데우스>와는 비교해볼 생각도 안했다.

 

 

 

 

 

사람들이 겉으로 보고 극과 극이라고 생각하 것은 눈에 보이는 그것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 무엇이 이 두 남자를 소통하게 했을까, 나는 또 생각거리를 만들어 복잡해지고 있다. 실화에 바탕한 영화.

 

 

어제는 시어머니 기일.

제사 지내고 치우느라 늦게 자긴 했지만 잠든 시각으로 보면 다른 날보다 특별히 더 늦은 것도 아니었는데 좀 피곤했는지 아침에 늦잠을 자버려서 아이를 늦게 깨우고 말았다. 결국 아침에 버스도 놓치고 학교도 지각.

내가 자고난 이불을 아직도 개키지 못하고있다.

어느 틈에 강아지 볼더가 그 위에 올라가 너무나 편안하게, 들릴락 말락 코고는 소리까지 내면서 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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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01-1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콜며 자는 볼더 사진을 원해요^^

새해 계획은 언제 세워봤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그래도 나름 올해 가장 중심을 둘 것은
건강으로 정했어요.
몸과 마음의 건강...

hnine 2015-01-13 13:28   좋아요 0 | URL
볼더 이름을 기억해주시다니 ^^ 고맙습니다. (앗, 다시 읽어보니 제가 위에 볼더라고 썼군요 ㅋㅋ)
제가 나와서 과자를 먹으니 그 냄새 맡고 일어나 저를 쫓아 나왔어요. 밥 냄새는 무시하면서 과자랑 과일 냄새는 귀신같이 알더라고요.
몸과 마음의 건강은 제가 평생을 두고 제일 바라는바이지요. 그만큼 중요하고 가치있는 중심이라고 봐요. 아무개님, 꼭 그러하시길 바랄께요.

해피북 2015-01-12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순간이 같고 또 지켜지지 못할 계획으로 채워지더라도 그 순간 특별한 시간을 계획하고 있었다는것이 하나의 의미가 아닐까해요 무의미한 인생, 특별할거 없는 인생을 하루하루의미로 채워가는게 그게 인생이라 생각하니까요ㅎ왠지 힘이없으신거 같아서 제가 주책을ㅎ 힘내시구 즐거운 하루보내세요~^^

hnine 2015-01-12 16:23   좋아요 0 | URL
매순간이 같고 지켜지지 못할 계획이라는걸 이제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계획조차 세우는데 심드렁했나봐요.
저는 가끔 반짝 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대체로 늘 힘이 없답니다 ^^ 아마 서재에서 저를 좀 아시는 분들은 아실텐데 이제 해피북님에게도 들켰어요 ^^
주책이라니요. 저에게 힘을 주셔서 고맙고 기운이 나는걸요.

icaru 2015-01-12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으면서 포레스트 검프에서 깃털이 나올 때 흐르는 엔딩 오리지날 사운드트랙을 흥얼거리고 있네요,, 국제시장 음... 보고 싶습니다 ^^!

저도 오늘 늦잠자고 지각했는데 ㅎㅎㅎ 동질감 느껴요!

hnine 2015-01-12 19:16   좋아요 0 | URL
저 포레스트 검프의 그 깃털 날릴때 나오는 음악, 참 좋아해요. 마음이 그냥 무작정 평화로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국제시장은 음...요즘 너무 정치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해석되는 것을 듣고 있자니 정작 그 영화를 볼때 느꼈던 재미가 자꾸 사라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재미는 보장합니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온 가족이 함께 볼수 있는 우리 영화였다는데에도 의미가 컸지요.
늦게 일어나서 남편과 아이를 깨우지 못한 저는 큰일 났다고 방방 뛰는데 지각을 하게 된 아이와 남편은 무덤덤. 그게 뭐 대수냐는 표정이었어요 ㅠㅠ
icaru님도 지각하셨구나 ㅋㅋ 혹시 밤 늦게까지 체스를??

icaru 2015-01-12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저도 불멸의 연인 제목에 대한 모호함 느꼈었었는데요..
그러니까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인 그 여인을 말하는 건지...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오늘날 관객에게 베토벤이 불멸의 연인이라는건지..
아마데우스는 따악 모짜르트 영화구나 제목에서 알 수 있었던데 반해..

hnine 2015-01-12 19:21   좋아요 0 | URL
저에게 있어 영화 <아마데우스>는 그야말로 충격이었지요. 그야말로 평범하기 짝이없는 보통인간 나는 앞으로 어디에 의미를 두고 살아야하는거지? 이런 물음. 저 혼자만 살금살금하던 생각을 그렇게 영화 속에서 적나라하게,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렸다고 할까요. 음악은 두말할 것도 없었고요.
이 영화 불멸의 연인은 그래서 괜찮은 영화였지만 아마데우스와는 비교할 생각도 안했지요.
beloved 라는 단어는 영어 시험에도 종종 나오잖아요? 명사로 쓰일때와 형용사로 쓰일때 발음이 다른 단어로. ^^

프레이야 2015-01-12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이블보가 꽃보다 더 눈길 가요. 정갈한 순백에 꽃무니 수.
직접 수 놓으신 건 아닌가 유심히 들여다 봅니다^^

hnine 2015-01-12 22:30   좋아요 0 | URL
꺅~ 제가 저렇게 수를 놓을 수 있다면 참 좋겠어요 ^^
인터넷 쇼핑으로 구입한거랍니다. 원래 여름용으로 산건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바꾸지 않고 겨울까지 쓰고 있네요.

바람돌이 2015-01-13 02:11   좋아요 0 | URL
앗 프레이야님이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
새해인사부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Nussbaum 2015-01-14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새해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으셨음 합니다. 새해인사가 늦었네요~~

1월 저한테 시간을 쓰려고 빡빡하게 다이어리를 채웠는데 이렇게 어김없이 이렇게 시간은 흐르고 있네요~ 저는 내일 새벽에 일어나 차끌고 어디 다녀와야 하는데 새벽에 이러고 있습니다. 새벽이 주는 여유가 참 좋아서 그런것 같아요.

참, 얼마전 덕수궁에 다녀왔습니다. 미술관에서 모란디전을 하고 있었는데 보면서 hnine님 예전 페잎이 떠오르더군요!! ㅎ


hnine 2015-01-14 05:46   좋아요 0 | URL
벌써 출발하셨을까요? 지금 새벽 5시 40분인데. 아직 밖은 깜깜해요.
새벽에 일어나면 새로 하루를 선물받은 느낌이 들어요. 매일 바뀌는 선물, 어제와는 다른 선물이요. 그런 희망으로 시작하는데 하루 시간이 진행되면서 점점 그 희망이 현실로 바뀌어가는걸 경험하지요. 그것도 매일.
일어나서 책상에 앉아보니 오늘 해야할일이라고 어제 자기전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이 눈에 딱 들어오네요. 오늘은 일찍부터 희망이 현실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ㅠㅠ
잘 다녀오시고, 1월을 빡빡한 계획으로 시작하신 만큼 빈틈없는 한해가 되실것 같네요.
건강하시고요.

모란디전을 아직도 하는군요. 지난 가을에 다녀왔는데.
제가 올린 페이퍼를 기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수이 2015-01-14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레스트 검프_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데 이렇게 또 여기에서 마주하니 두근거려요. 독서계획을 제외하고는 저도 별다른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았는데_

hnine 2015-01-14 08:51   좋아요 0 | URL
야나님은 포레스트 검프를 어떻게 보셨는지요. 제 남편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세상을 매우 시니컬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래요. 사람들에게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많은 것들이 진짜 그만한 의미가 있고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냥 우연에 의한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걸 영화에서 계속 보여주고 있다는거죠. 존 레존의 이매진이라는 노래, 엘비스 프레슬리의 특유의 춤 동장, 아무 생각없이 달리는 검프를 교주로 떠받드는 순중들.
깃털이 날리는 장면과 유영하는 나비를 카메라가 따라가는 것, 한 인간의 고난의 일대기 등은 국제시장과 포레스트 검프를 쉽게 연관시키지만 본질은 아주 다른, 완전히 다른 영화라는 이야기를, 국제시장을 보고난 후 남편과 나누었습니다.
독서계획만으로도 새해계획은 꽉 차지 않나요? 이사도 하신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전 그냥 하루를 무사히, 아니, 좀 더 포장해서^^, 하루 하루 내 몫을 완수하며 그렇게 1년 무사히 보내는게 바램이어요.
오늘도 제 몫을 하려면 이제 슬슬 발동을 걸어야할것 같네요~

수이 2015-01-14 09:52   좋아요 0 | URL
그 우연성_ 그게 좋아서 포레스트 검프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자문해봅니다. 국제시장은 딱히 볼 생각이 없어서 엄마 보시면 한번 물어보려고 하는데 이미 많은 이들의 대답과 같을 거 같아서..... 얼마 전에 김인숙 소설 읽고 하루 하루 그냥 보통 날과 다름 없이 보내기를_ 저도 그렇게 새해 계획을 세웠어요. 딸아이 보내고 저도 이젠 슬슬 발동 걸어야 하는데_ 알라딘에서 딱 삼십분만 더 놀고 시작하려구요.

아 모란디전은 어떠셨어요? 저는 아직이라서_

페크pek0501 2015-01-16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왕자>는 읽었는데...
<인간의 대지>에는 어떤 좋은 글이 있었는지 궁금해져요. ^^

hnine 2015-01-16 19:1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지만 대부분 쌩 떽쥐베리는 <어린왕자>로 제일 처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인간의 대지>에 대한 리뷰는 바로 아래 있습니다.
제가 읽고서 남편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한 책은 이 책이 두번째예요. <곰스크로 가는 기차> 다음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