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거랑, 수면 시간이 부족한 것이 콜레스테롤을 높인대요."
며칠 전에 아이가 내게 그런다.
아, 콜레스테롤.
요즘의 고지혈증 환자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아보이는 사람 중에 더 많은 것 같다.
몸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먹는 음식도 음식이지만 그보다는 간에서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더 좌우되기 때문에, 고기, 술, 담배, 이런 것 좋아하지 않는 사람 (나도 여기 해당)에게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더구나 약기피증을 가지고 있는 나는, 의사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고지혈증 약을 안 먹고 버티고 있는 중이다. 약 말고 다른 방법 없나 궁리하면서.
작년 겨울부터 시작한 나의 일이라는게, 엉덩이만 무거우면 할 수 있는 일이어서, 출퇴근 따로 없고 거의 하루 종일 집의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는 일이다. 가끔 컴퓨터를 끄고 일어서야 할 때가 있는데 그건 나를 위해서라기 보다 노트북 열 받아 빵 터지기라도 할까봐, 그러니까 노트북을 배려해서 하는 일이라고 해야하나.
출퇴근 안하고 '틈틈이' 하는 일이라 잘 되었다고 가족들은 말하는데, 그 말에 나는 순간 뾰족해졌다. 틈틈이라니, 뭐가 뭐의 틈이란 말이지?
집안 일, 살림살이 하고 남은 '틈'에 하는 일이 나의 일이란 말인가? 파박! (성질 나는 소리)
컴퓨터 앞에 있는 시간이 오래라는 것은 어쨌든 건강에 좋을리 없는데,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아이의 말은 그냥 흘려 넘긴다. 사람마다 적절한 수면 시간은 다 다르니까. 나는 아침형 인간. 새벽 시간은 나의 골든 타임. 남들보다 좀 일찍 일어날 뿐이지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제 또 나의 노트북을 위해, 그리고 저녁 준비를 위해,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줘야 할 때.
틈틈이 일 하는게 아니라, 일 하는 틈틈이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가끔) 하고, 강아지 산책도 시키는거란 말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