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일곱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나은가?
배부른 돼지는 돼지대로, 배고픈 소크라테스는 소크라테스대로
그들의 생을 그들의 방식대로 살았을 뿐인데
어제도 하고 그제도 했으니 오늘도 거르지 말고 하자
생각했다가 얼른 그 생각을 거둔다
매일 무엇을 하자는 규칙을 자꾸 만들지 말자
그 규칙 속에 갖히지 말자
그런 규칙이 삶의 질을 더 높인다고 생각하지 말자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안 해도 죄책감 느끼지 않는
그렇게 살자 차라리
마흔 일곱
나는 여기에
앞으로 나는 또 어디로
그것이 알고 싶어
그것이 사는 이유
일 수 있다고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