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친정에 다녀오고 또 마음이 심난해져서 인터넷에서 구인란을 보다가 한 군데 공고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지금처럼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 자리. 집에서 가까운 곳이고 보수도 좋다. 전화부터 해서 자격이 되는지 물어보았다.
그리고는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아이와 나눈 이야기이다.
"엄마, 거기 들어가려고요?"
-"응, 한번 알아보는거야. 들어갈지 안들어갈지는 아직 몰라."
"왜요?"
-"거기는 지금처럼 일주일에 몇 번만 일하면 되는 곳이 아니라 아빠처럼 매일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그런 곳이야. 다린이 이제 학교 다녀와서 혼자 집에 있는 건 할 수 있지?"
"네! 계란 프라이도 해서 먹을 줄 알아요."
-"매일 계란 프라이만 해서 먹을 수는 없지. 그런 건 아침에 엄마가 미리 준비해놓으면 되고 다린이가 혼자서 잘 있을 수 있는 건 엄마 걱정 안해."
"엄마, 그럼 하세요."
-"그런데 여기서 하는 일이 말이야. 엄마한테 썩 잘 맞을 것 같지는 않거든. 하려고 생각했던 일도 아니고."
"그런데 왜 가려고 해요?"
-"엄마도 돈 많이 벌면 좋잖아?"
"그렇긴 하죠~"
-"그리고, 엄마가 여기 들어가게 되면 이제 엄마가 좋아하는 OOO 는 할 시간이 거의 없을지도 몰라."
"그럼 하지 마세요. 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못하게 되면 안되잖아요."
-"???"
아이를 핑계대고 있다 지금. 어른이 되어가지고는. 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