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10.6.28 ‘궁즉통’ 기술로 쇳물 생산원가 줄인다 

» 포스코 광양제철소 원료 야적장에서 바람이 불어도 철광석, 석탄 등 원료가 날아가지 않도록 코팅제를 뿌리고 있다. 포스코 제공 

“모래 같은 가루 철광석을 기껏 덩어리(소결)로 만들었는데, 25m 높이의 저장설비로 떨어뜨리는 과정에서 30~40%가량은 잘게 부서져버리는 겁니다. 큰 골칫거리였죠.”(김재왕 소결공장장)

포스코 광양제철소 소결공장 직원들은 머리를 맞댄 끝에 해결책을 찾았다. 저장설비 사이를 막고 있는 16개 격판에 ‘구멍을 뚫자’는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소결이 떨어지면서 구멍을 통해 옆칸으로 흘러내리게 함으로써 떨어질 때 충격을 최소화한 것이다. 용광로에 들어가는 철광석은 덩어리 형태로 수입한 괴광이 20%, 가루 형태인 분광을 덩어리로 만든 소결 제품이 80%다. 괴광이 t당 5만~6만원 비싸기 때문에, 소결 비중을 늘릴수록 원가 경쟁력이 높아진다. 이 아이디어로 포스코는 연간 63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광양제철소 생산공정 곳곳엔 이런 원가절감 아이디어가 번뜩인다. 최근 철광석과 석탄 값은 ‘금값’ 못지않게 무섭게 치솟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주요 나라의 원료 공급사들은 지난해보다 90~100% 가격인상을 요구한다. 급등하는 원료값 탓에 지난 40년동안 연간으로 맺던 계약을 분기 단위로 바꿔야 했을 정도다. 하지만 포스코는 ‘궁즉통’(궁하면 통한다)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원가절감 기술 개발에 나섰다. 3분기 제품 가격 인상폭이 애초 예상했던 10%보다 낮은 평균 6%로 결정된 것도 이 덕분이다.

유연탄과 철광석을 쌓아두는 야적장에서부터 ‘원료 아끼기 전쟁’은 시작된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이 20㎧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도록 표면에 코팅제를 뿌려두는 것이다. 유연탄 가루를 덩어리로 만드는 코크스 공장에선 값싼 탄으로 보다 많은 양의 코크스를 생산해내기 위해 배합 비율 조절에 머리를 싸맨다. 

  

‘제철소의 심장’이라 불리는 4고로에선 뜨거운 쇳물이 1분당 5~6t씩 쏟아져 나온다. 용광로에서 쇳물을 생산하는 원리는 시루에서 떡을 찌는 것과 비슷하다. 석탄과 철광석을 층층이 용광로에 쌓은 뒤, 밑에서 42개 바람구멍을 통해 1200도의 열풍을 불어넣는다. 용광로 꼭대기에서 원료를 얼마나 잘 뿌리느냐, 바람이 얼마나 골고루 위로 올라가느냐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달라진다. 중앙운전실 모니터를 통해선 온도, 산소량, 바람의 압력 등을 점검한다. 최지영 4고로 공장장은 “값싼 원료로 고품질의 쇳물을 많이 뽑아내려면 고로 안쪽 불순물 비율을 낮추는 실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4고로는 연간 500만t 이상의 쇳물을 생산해, 단일 고로로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불순물을 제거한 쇳물을 코일 형태로 변형시키는 압연공장에선 코크스 공장에서 나오는 가스를 연료로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절감한다. 냉연공장과 도금공장에선 생뚱맞은 ‘방충망’이 눈에 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에 쓰이는 철판은 ‘매끄러운 표면’이 생명인데, 여름철엔 벌레가 달라 붙는 사고가 자주 발생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처다. 이 역시 직원들 아이디어다.

이런 다양한 노력을 통해 포스코는 올해 1조1500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다. 지난해 포스코 영업이익 3조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원가절감의 결실이다. 회사는 한달에 한차례씩 ‘궁즉통’ 기술을 심사해 포상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아이디어 생산을 풀무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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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0.6.30 아이들이 만든 안전지도 ‘범죄예방’ 지킴이 

과천 4개 초등 학생들
사진·이모티콘 등 사용
등·하굣길 위험도 표현
“범죄경각심 크게 높아져”
시, CCTV 등 설치 ‘호응’  

» 지난 4월 경기 과천시 초등학생들이 만든 통학로 ‘안전지도’. 학생들이 직접 학교 주변을 답사하고 사진을 찍은 뒤, 각 지역의 환경적 특성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을 사용해 지도를 만들었다. 이경훈 고려대 교수 제공 

“이 골목길에서는 형들한테 돈을 빼앗겨 본 적이 있어요”, “공사장이 위험해 보여요”,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골목이라 무서워요.”
지난 4월 지도와 사진기를 손에 든 초등학생들이 경기 과천시 일대 초등학교 주변 수색에 나섰다. 6~8명으로 조를 이룬 아이들은 통학로 주변 골목길·공사장 등의 사진을 찍고, 주민들을 직접 인터뷰했다. 통학로 ‘안전지도’를 만들기 위해서다. 아이들이 들고 다니던 학교 주변 확대 지도에는 곧 등·하교길 주변 사진과 그 지역에 대한 평가를 담은 메모들이 빼곡하게 붙었다.

답사 작업을 마친 학생들은 이 메모를 기초로 커다란 지도 위에 △지켜주는 사람이 있어요 △밝고 잘 보여요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아요 △지저분해요 등 7가지 유형의 스티커를 붙였다. 학교 주변 공간의 안전성 등을 아이들의 눈으로 직접 표현한 것이다. 과천시에 있는 4개 초등학교는 이렇게 모인 정보를 통해 학교별로 통학로를 지정했고, 이런 내용을 학교 누리집 등을 통해 학부모들과 공유했다.

초등학생들의 ‘안전지도’ 제작 작업을 진행한 이경훈 고려대 교수(건축학)는 “아동에 대한 흉악범죄가 자주 언론에 소개되고 있지만, 드러난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만으로는 범죄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환경을 설계하고, 어린이 스스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전지도 만들기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의 범죄 인식에 변화가 나타났다. 이 교수 연구팀이 지도 제작에 참여한 초등학생 21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학생의 94%가 안전지도 제작을 통해 학교 인근의 위험지역을 잘 알게 됐다고 밝혔다. 91%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응답했으며, 89%의 학생들은 위험한 상황이 닥쳤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 주변 지구대와 안전 지킴이집의 위치와 역할을 잘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발맞춰 과천시도 안전 통학로 주변에 어린이를 위한 ‘안전 지킴이집’과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집중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이번 사례는 지난 29일 고려대에서 열린 한국 셉테드(CPTED)학회의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셉테드학회는 환경 설계를 통한 범죄 예방을 연구한다. 주제발표를 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청소년범죄센터 박미랑 부연구위원은 “창문과 조명, 시시티브이 등으로 학교 시설에 대한 자연 감시를 늘리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자연스런 변화만으로도 범죄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아동 범죄에 대한 화학적 거세·양형 높이기 등 엄벌주의 해법이 또 다시 등장하고 있는데, 구조적인 관점에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ps : 이 신문 기사를 보는 순간..."왜 지리학에서는 이런 것들을 하지 못할까?"였다. 하고 있는데 내가 모를 수도 있지만...건축학과에서 아이들의 안전지도를 만드는 것보다는 지리학지 더 부합하지 않을까한다. 아이들의 '심상지도'를 활용한 통학 안전지도를 연구하고 만든다면 아주 멋질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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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0.7.7 [야! 한국사회] 이제 됐어? / 김규항 

교육문제를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문정현 신부님이 그랬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중고생 아이들과 대화를 하기가 갈수록 어렵더라고요. 걔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못 알아듣겠고 걔들도 내 말을 못 알아듣는 것 같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요즘 아이들 어릴 때부터 생활하는 걸 보면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농부들은 농사는 정직한 거라고 말한다. 땀 흘려 수고한 만큼 결실을 얻는다는 뜻이다. 시기에 맞추어 꼭 해야 할 일들 가운데 하나라도 빠뜨리면 어김없이 농사를 망치게 된다. 교육이란 게 농사와 같다. 아이가 다섯살 무렵에, 열살 무렵에, 열다섯 무렵에 꼭 해야 할 것들이 있는데 그걸 하나라도 못하고 넘어가면 그 상흔은 일생에 걸쳐 남는다.

이를테면 초등학생 연령대 아이들이 꼭 해야 할 일은 ‘노는 것’이다. 제대로 놀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정신적 영적으로 병든 사람이 된다. 대개의 아이들이 어머니가 저녁 차려놓고 ‘잡으러 다닐 때까지’ 놀던 시절에 자란 내 또래 가운데에도 어떤 사정 때문에 제대로 놀지 못한 사람은 겉보기엔 멀쩡해도 인성이나 대인관계에 반드시 문제가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면서 스스로는 모르는 사람을 보면 십중팔구 어릴 때 제대로 못 논 사람이다.

그런데 2010년 한국의 초등학생 가운데 제대로 노는 아이가 있는가? 어지간한 집은 저녁까지, 교육 좀 시킨다는 집은 밤늦게까지 학원을 돈다. 세계화가 어떻고 국제경쟁력이 어떻고 하지만 거의 모든 초등학생들이 이따위로 생활하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한국뿐이다. 도무지 사회에 미래가 안 보인다 탄식들 하지만 한국엔 분명한 미래가 하나 있다. 이대로라면 10년 뒤 한국은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병든 청년들로 가득 찬다는 것이다.

지난번 얼핏 적었듯 내가 ‘대학을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 딸과 아들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한 이유도 그래서다. 두 아이는 공부를 곧잘 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일류대학에 갈 수 있는가 없는가와는 별개로 그에 이르는 20여년이 그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준다는 사실을 고려했다. 요컨대 나는 그들이 유리한 학벌과 경제적 안락을 가진 로봇으로 자랄 가능성보다는, 소박하게 살더라도 정상적인 인성과 감성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해가 다르게 부자의 아이들이 외고와 일류대를 채워가고 있다. 하긴 영어학습지 하는 아이와 방학이면 두어달씩 미국에서 살다 오는 아이가 경쟁을 하고 있다 말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앞서가는 아이들도 역시 사람인지라 대가를 치른다. 근래 서울의 부자동네엔 잘 꾸며진 아동심리상담센터와 소아정신과가 부쩍 눈에 띈다. 아이들의 정신 건강과 성적이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생각이 그곳 엄마들에게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아이가 심리상담을 하고 정신치료를 받는 일은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받는 일과 같다.

얼마 전 한 외고생이 제 엄마에게 유서를 남기고 베란다에서 투신했다. 유서는 단 네 글자였다. “이제 됐어?” 엄마가 요구하던 성적에 도달한 직후였다. 그 아이는 투신하는 순간까지 다른 부모들이 부러워하는 아이였고 투신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그런 아이였을 것이다.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아이들이 매우 빠르게 늘고 있다. 아이들은 끝없이 죽어 가는데 부모들은 단지 아이를 좀더 잘살게 하려 애를 쓸 뿐이라 한다. 대체 아이들이 얼마나 더 죽어야 우리는 정신을 차릴까?
 

ps : 제목의 "이제 됐어?"는 체념이 아니라 힘든 삶을 살아온 어느 고등학생의 부모에 대한 세상에 대한 한탄이기도 하며 기성세대들에 대한 일침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어릴적에 어머니가 저녁먹으로 오라고 찾으러 다닐때 까지 동네에서 친구들이랑 이리저리 흙 뭍히며 뛰어 놀았다.(그래도 좋아하는 만화가 하는 날 시간에는 어김없이 먼저 집에 들어갔다.ㅋㅋ) 우리의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가는데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원어민처럼 할 수 있는 영어실력, 멘사에 가입할 수 있을 정도의 IQ? 난 이런것들이 중요하지 않다기 보다는 이런 것들보다는, 아이들의 건전한 심성과 타인과 세계에 대한 감수성이 좋은 아이들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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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0.7.7 한국 가톨릭인구 ‘세계 48위’ 

한국의 가톨릭 신자 수가 세계에서 48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교황청 국무원 통계처가 지난 4월 발행한 2010년판 ‘교회 통계연감’을 인용해, 2008년 12월31일 현재 한국의 가톨릭 신자 수는 491만4천명으로 세계 227개국 가운데 48번째였다고 7일 밝혔다. 주교회의가 지난 5월 발행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09’에서는 한국의 가톨릭 신자 수가 2009년 512만92명으로 늘어나 한국 인구 대비 10.1%였다.

한편, 교황청이 지난 4월27일 전세계 교회와 언론에 발표한 2010년판 ‘교회 통계연감’은 2008년 말 현재 세례받은 가톨릭 신자 총수가 11억6571만4천명으로, 세계 총인구 66억9835만3천명(2008년 6월30일 기준 유엔 인구연감)의 17.4%라고 집계했다. 나라별로는 브라질의 가톨릭 인구가 1억6220만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멕시코(9803만3천명), 필리핀(7372만6천명), 미국(6862만1천명), 이탈리아(5722만3천명), 프랑스(4662만1천명) 차례였다.   

ps : 공교롭게도 본토 가톨릭 지역보다는 오히려 대항해 시대 이후 유럽인의 이주에 의해 가톨릭이 전파된 나라들이 오히려 가톨릭 인구가 많다. 인구의 차이가 심하기 때문이겠지. 프랑스가 많다는건 의외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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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0.7.7 농민공 마을마다 ‘담쌓는’ 베이징 

치안 이유 마을 봉쇄나서
“감옥식 통제” 불만 높아  

베이징 남부 다싱구의 라오산위촌. 마을 주변엔 쇠로 된 담장이 둘러쳐지고 마을 출입구에는 철문과 검문소가 설치돼 출입증 검사를 받아야만 드나들수 있다. 밤 11시부터 새벽 6시 사이엔 아예 출입이 금지된다. 폐쇄회로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마을 곳곳을 순찰대원들이 순찰한다.
이곳은 베이징시가 늘어나는 농민공 유동인구 통제와 치안 확보를 위해 운영중인 ‘마을 봉쇄 관리’ 시범마을이다. 다싱구에서 지난해 11월과 12월 11건의 살인사건이 잇따라 일어난 뒤, 시 당국은 1억3000만위안을 들여 베이징시 외곽의 다싱구 라오산위, 다셩좡 등 마을 16곳을 ‘분리장벽’으로 둘러쌌다.

류치 베이징시 당서기는 지난 3일 다셩좡 시범마을을 방문한 뒤 “마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게 하고 범죄율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며 “이 모델을 베이징시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고 <신경보>와 <경화시보> 등 베이징 언론들이 전했다. 당국은 농민공 유동인구가 원주민 인구보다 많은 92개 마을에 올해 말까지 이런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정책을 둘러싸고 논쟁이 치열하다. 지지자들은 치안 개선 효과를 강조하지만, 농민공 마을이 ‘감옥’으로 변하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가 높다. 농촌에서 도시로 올라와 저임금으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농민공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이라는 것이다.

라오산위촌 주민인 처난성 출신 젊은 농민공은 <톈진일보>에 “고생도 피곤함도 두렵지 않지만, 현지인들이 우리를 방범 대상으로 보는 건 싫다”며 “마을을 드나들 때마다 내 모든 정보가 적나라하게 적혀 있는 출입증을 내보여야 하고 항상 감시를 받아야 해 기분이 정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곳 농민공들은 한달 200~300위안의 저렴한 세를 내고 살면서 새벽에 나가 시내 중심 공사장 등에서 하루 종일 중노동을 한 뒤 밤 늦게 들어와 몸을 누인다. 야간 통행금지로 생활이 불편하다는 불만도 크다.

후싱더우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감옥식 관리’가 일부 소규모 지역에서 치안을 개선시킬 수는 있겠지만 이 정책을 도시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담장을 세우고 외부인들을 심문하는 것은 일종의 차별이며,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ps. 요즘 아내가 일이 좀 있어서 애기를 재워 놓고 밤 늦게까지 일을 한다. 그에 비하면 난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을 읽으면서 잠을 청하고 있어 좀 많이 미안하다. 근데 가끔 같이 밤 늦게까지 이런 저런 애기를 하다보면 아파트 밖에서 술취해 싸우는 소리가 간간히 들린다, 또는 고등학생정도돼어 보이는 여학생과 엄마와의 다툼 소리...조용한 밤 하늘은 이들의 치부를 우리에게 가감없이 전달한다. 이런 다툼의 소리가 들리는 곳은 바로 앞에 있는 임대아파트다. 임대아파트가 있는 아파트는 가격이 떨어진다는 애기가 있는데, 현실적으로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쩔수 없이 그 곳에서 거주하시는 분들의 사회경제적 환경은 다른 곳과 다를 수 있기에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해야 될까?  

그렇다고 해서 이런 문제의 또는 민원이 발생했을 경우 해결방안을 위에 있는 중국의 경우처럼 임대아파트와 일반아파트간의 통제를 차단하거나(예전 뉴스를 보니 이런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는 야밤에 싸우고 떠드는 사람들에게 단체적으로 피해보상을 요구(벌금)한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방법은 그들을 더욱더 이 사회의 외부로 내모는 그래서 종국에는 더욱더 큰 문제를 유발할 뿐이다.(한 사회의 집단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그들은 극단적인 선택과 사회악의 화신으로 변할 수 있다. 현재 우리들은 그런 경우<사이코 패스적연쇄살인>를 이미 겪고 있다)  

이 사회에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은 개인적인 차원의 부분도 있고 분명 개인이 어쩔수 없는 사회, 문화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만약 후자를 무시하고 전자만을 강조할 경우 이 사회의 불합리한 문제와 비리를 영영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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