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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 그런지 요즘 술을 좀 먹은 밤. 여러가지 생각들이 마구 든다. 생각뿐만 아니라 그 생각을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뭐 잡담이 대부분이지만, 여러가지 나의 고민과 지나간 과거들을 보여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나중에 본다면. 아주 나중에. 2010년 10월15일에 술을 먹고 집에 가는 도중 4번이나 중간에 걸터 앉아 수첩에 쓴 글들을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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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15 20:35

경복궁역 커피빈에서

오늘 새로 오신 생활지도부 교감선생님과 생활지도부 선생님들간의 회식이 있었다. '도드람'에서 저녁겸 술. 새로오신 교감 선생님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시란다. 술은 한잔도 못하신단다. 뭐 내가 딱히 그분한테 술을 권할 일은 없겠지만, 부장님과 유00선생님은 상당히 아쉽겠다는 생각이든다. 재미나게 술과 저녁을 먹고 2차로 노래방도 갔다. 노래방. 노래방. 근데 정말 웃긴 일이다. 세상 인간사 모두다 '찰나'의 만남과 연결이라는 생각이든다. 오늘 모암에 나오기 전 학교 메신저로 유00 선생님이 가을이라 가을에 어울리는 이문세 노래를 보내줬다. 근데 웃긴 일, 그때 난 제목도 모르는 이문세 노래를 지껄이고 있었다. 제목도 모르는... 그리고 저녁을 먹고 간 노래방에서, 어떻게 우연히 어떤 선생님이 잘못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이란 노래가 예약이 된 것이다. 그때 이 선생님이 나보고 '아까 이문세 노래 부르던데 불러봐'하는 것이다. 이 무슨 우연의 연결, 연속인가. 내가 제목도 모르는 이문세 노래를 지껄이고 그 '찰나'에 어떤 사람은 그 순간을 기억하고 또 그 순간에 어떤 이는 나에게 이문세 노래를 보내고 또 그날 회식 후 노래방에서 우연히 잘못 버튼이 눌러져 이문세의 노래가 나오고 지금 이 순간 난 그 노래를 듣고 있다. 이 순간.
모든 세상사 이와같은 우연의 연속에 의한 하나의 결과, 또한 그 연속이겠거니 한다. 그러기 때문에 그 모든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 어떤 '거시적' 담론에 의해 현재의 '순간'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또는 틀에 박힌 원론적 말들만 내밷는 부류들과 거리를 두겠다.


2010.10.15 21:07

스윗스모크에서

그런것 같다. 인간은 근원적으로 '외로운'존재인가 보다. 난 지금 현재 '외롭다'. 근데 난 '외롭지'않다. 난 아무것도 부족한게 없다. 아무것도. 그런데 이렇게 이런 수간에는 한없이 '외롭다'. 왜 그런가? 정말 내가 외로운 것일까? 그런줄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닌것 같다. 그건 다 '생쑈'다. 그냥 외롭게 '보여지고'싶은가 보다. 외롭게 보여지는게 '멋있어' 보이나? 아니면 그렇게 해야 나 자신의 가치가 상승한다 생각하는건가?
"너 그러면 안돼" * 3

내 옆 뒷 테이블에서 여자 2명 남자 2명이서 애기를 한다. 근데 대화내용을 들어보니 이 지역(광화문 뒷골목) 특성상 아마도 외교부나 교과부에 근무하는 사람들 같다. 대화 내용상 어떤 상급자가 바뀌어 온듯하다. 근데 그 사람에 대해 불만이 많은것 같다. 학교나 일반 직장 어디나 사람들의 불만은 있고 그 불만을 해소할 '경로'는 필요한 듯 하다. 그게 '수다'든 '술'이든 '음악'이든.


2010.10.15 21:37

세종문화회관 뒷편에서 

세종문화회관 뒷편 건물의 조명과 하늘 모습이 너무나 멋있다. 그 모습을 담고 싶어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다. 하지만 역시 이상하다. 내가 '눈'으로 본 '느낌'과는 너무나 다른 '사진'.
얼마전 미국의 애플사에서 사진의 보정 기술이 진일보한 사람의 '눈'으로 본 모습과 유사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었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근데 웃긴 사실은 '그것'에 대해 논란이 많다는 것이다. 뭐 이런거다. "그 기술은 사실을 왜곡한다", "사진은 그런 기술로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뭐 대충 이런 내용의.
순간 세종문화회관 뒷편의 밤하늘 풍경과 그 사진을 찍으며 느낀 생각, 결국 인간은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풍경과 같은 사진을 끊임없이 찍고 남기고 싶어하지만, 그 꿈이 너무나 쉽게 단순 기술에 의해서 '현실화'되는것을 원하지는 않는 것 같다. 왜? 그건 '현실'도 아니고 '사진'도 아니기때문이다. 그건 '인위'다 그럼 인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진'이란 무엇일까? 그건 '기술'에 의한 현실의 단순 모방이 아니라,인간의 '눈'에 의한 그 순간의 진짜 모습일 것이다.


2010.10.15 22:33

우성아파트 마트 앞에서

오늘따라 , 물론 술을 좀 먹기도 했지만 여러가지 생각들이 많이 든다. 하늘을 봤다. 오늘따라...문득 많이 올려다 봤다. 구름이 많다. 좀 전에 봤던 세종문화회관에서 봤던 하늘과 지금의 하늘은 또다른 모습이다. 하늘도 이런데, 인간의 모습은 어떨까? 변하는게, 바뀌는게, 배신하는게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 당연한. 예전에 몰랐다. 그 당연한 '이치'를 이해할수도, 이해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난 받아들일 준비가 되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금 만약 그런 경우가 생긴다면, 만약에 그래도 그 '상황'을 이해하거나 수긍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건 그냥 내 지금 상황에서 생각하는 내 '가정'일 뿐이다. 그래서 난 지금 현재의 내 모습, 상황에 감사할 뿐이다.
한때는 나의 모든 상황과 모습을 원망하고 괴로워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원망하거나 오해할 필요 없다. 인간에게는 '관용'만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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