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재에 글을 남김다. 오늘 보고온 교향악 축제 첫 공연인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대한 간단한 인상을 글로 써봤다. 고클래식 사이트에 올린 후 옮겨 본다. 아쉬움이 큰 공연이었다. 궁합이 있다면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나와는 맞지 않은듯 하다. 그래도 다른 공연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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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어김없이 교향악 축제 기간이 다가왔다.
올해 그 시작을 알리는 교향악단은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였습니다. 공연 후기를 쓸만한 능력은 없어 간단한 인상과 궁금증을 올려 봅니다.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에서 협연자인 루실 정은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오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그나마 서정적인 2악장 멜로디는 좋을 법했는데 그나마 오른손 터치가 불안정한 느낌이었습니다.
연주 후 앵콜 곡이 하나 있었는데, '의례적 앵콜'이라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습니다. 커튼콜도 앵콜 곡 이후 한번 밖에 없었습니다. 박수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더군요. 그 후 약간의 어색함이 지난 후 악장이 일어났습니다. 안 들으니만 못한 앵콜이었습니다. 저에게는....
그리고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우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다음 기회에 꼭 좀 더 완성도 높은 차이콥스키 4번 교향곡을 듣고 싶다는 '욕심'을 만들어준 공연이었습니다. 곡의 성격상 또한 제 스타일상 뭔가 '박살'낼 듯한 기세의 4악장을 좋아하는데 그 기대에 약간(?) 부응은 했습니다만, 현악기 주자들이 힘, 스태미너가 부족해보였습니다. 그러나 바그너의 리엔치 서곡에서도 그랬지만 강남심포니의 금관 주자들의 연주는 상당히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물론 중간중간 실수도 있었습니다만)
그리고 아르떼 TV를 통해 강남심포니의 연주를 봤을때부터 궁금한 점입니다. 뭐 제 생각이 좀 보수적이라(다른 부분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뭐 이걸 보수적이라고 할 수만은 없을 듯 합니다만.)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오늘 강남심포니 여성 단원들의 복장은 정말 '민망'함 그 자체였습니다.
공연장에서 공연을 볼때는 음반으로만 듣던 소리를 직접 연주자들의 몸의 움직임을 통해 확인하고 보며 감흥을 받는 재미가 크죠. 그런데 오늘 강남심포니 여성 단원들의 화려한(?) 복장은 청중들의(물론 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연주를 방해할 정도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모든 단원들이 '솔로이스트' 수준의 드레스를 입은게 아닌가 합니다. 물론 좋은 지휘자들은 모든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개별적인 '솔로이스트' 수준으로 대한다 하지만, 그건 다분히 연주 실력으로 애기할 부분이겠죠.
특히 제2바이올린 파트에 여성 단원은 허벅지 위쪽까지 크게 트인 드레스를 입어 연신 치마를 추스리더군요. 제가 거의 정면이었는데, 보는 제가 민망했습니다. 그렇게 추스리고 신경쓰이는데 어떻게 '연주'를 할 수 있을까? 연주에 집중은 할 수 있을까? 걱정 아닌 걱정이 되더군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복장에 대한 규칙은 없을 듯 보이지만 연주자가 연주에 집중할 수 있고 청중의 감상을 방해 하지 않는 수준에서의 화려함을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남은 공연이 있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은 공교롭게도 향후 전주시립교향악단과 목포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한다고 합니다. 물론 볼 수는 없지만, 어떤 곡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올해 최대의 관심 공연은 서울시향의 볼레로와 마지막 날 공연인 운파메모리얼 오케스트라의 브루크너 교향곡 4번 입니다.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