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규진이와 저녁 시간에 자주 산책을 한다. 아파트 주변 시장, 골목길을 뽀로로 자전거를 타고 한바퀴 도는 것이 규진이와의 산책 코스다. 동네를 이리저리 돌면서 규진이는 연신 뭐라뭐라 중얼거린다. 온통 모든 것들이 신기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니 그럴만도 하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미용실 돌아가는 간판. 일명 '싸인볼'을 보고 "미요용실"이라고 말한다. 그러고 덛붙인 한마디 "머리 위이잉~~"하며 기계로 머리 깍는 흉내도 낸다. 덕분에 요즘 주변에 미용실이 엄청 많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싸인볼 이름을 몰라 검색을 해보니 규진이 같은 애기들이 많은가 보다. 여기저기 비슷한 물음이 많이 있더라.
어제는 와이프가 일이 있어 잠시 장모님집에서 규진이가 놀고 있었다. 학교 끝난 이후 규진이를 데리고 집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갑자기 하늘을 보더니 '반달' 그런다. 또 그러다 달이 보이지 않자. "달 어디있어?"라고 나에게 묻는다. 그래서 "규진이랑 아빠랑 대화하라구 달이 잠시 쉬러 갔어"라고 대답했다. 규진이와의 산책은 아주 유쾌하다. 그리고 신기하다.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은 '천재'다. 모두 다! 그런 천재를 이 세상의 교육과 부모의 잘못된 양육 방식이 평범한 아이로 또는 둔재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다.
알라딘 대문에 <모든 아이는 무한계 인간이다>라는 책이 떠있다. 책을 좀 살펴보니 이런 글귀가 있다.
치과에 갔는데 치과의사가 썩은 앞니를 내보이며 웃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치료를 해야 하는 의사가 담배 연기를 당신 얼굴에 내뿜는다면 또 어떻겠는가? 말할 것도 없이 그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생각이 싹 사리지고 말 것이다. 생활 태도를 가르치는 문제도 이와 다르지 않다. 긍정적인 가치관과 삶을 즐길 줄 아는 능력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다면 먼저 부모로부터 생활 속에서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아이에게 부모만큼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롤모델은 없다.
아주 쉬운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이 내포하고 있는 육아 지침은 말처럼 그렇게 쉽고 간단하지만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