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11.9.14 북극 얼음 ‘사상 최소’
독 브레멘대, 424만㎢ 측정
지구온난화 영향 0.6% 줄어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바다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으면서 역사상 최소면적을 돌파했다.
독일 브레멘대학교의 환경물리학연구소는 13일 “북극해의 바다얼음이 1972년 인공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작은 면적을 기록했다”며 “이는 지난 8000년 동안의 온난기를 통틀어도 가장 작은 크기”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 기상청과 미국 국립설빙자료센터(NSIDC) 등은 올해 여름 북극의 바다얼음이 역사상 가장 많이 녹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 연구소의 게오르그 헤이그스터(Georg Heygster) 박사 연구팀은 지난 8일 북극 바다얼음의 면적이 424만㎢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7년 관측된 최소면적 426만7000㎢보다 0.6% 줄어든 것으로, 이번 주까지 바다얼음이 녹으면서 계속 최저치를 갱신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게오르그 헤이그스터 박사는 “기온 상승에 따른 바다얼음 면적의 감소는 지구 표면의 하얀 면적을 줄임으로써 지구가 태양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하도록 돕고 있다”며 “인간이 일으킨 지구온난화 영향이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북극 바다얼음은 현세 기후의 특성을 보이는 지난 8000년의 기후 최적기 동안 가장 작은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이후 바다얼음이 가장 작은 것이다. 관측을 시작한 1972년과 비교하면 절반 크기다.
북극해를 둘러싸고 있는 러시아와 캐나다 연안은 이미 푸른 바다로 열려 있는 상태다. 동아시아와 유럽의 바닷길을 단축하는 북동항로와 캐나다 북극권을 횡단하는 북서항로도 쇄빙선 없이 항해가 가능해졌다. 두 항로는 지난 2008년 여름에도 열린 바 있고 2009년에는 독일 상선 벨루가호가 처음으로 상업 운항에 성공하기도 했다.
헤이그스터 박사는 바다와 얼음 경계부에 서식하는 해양조류와 소형동물이 먼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극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하위단계에 있는 이들이 줄어들면 상위단계에 있는 북극곰과 고래도 악영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