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모든 나라들이 사회적 발전을 하며 겪는 상황은 비슷한 거 같다. 한때 우리 사회에서 미국 원정출산이 문제가 된 적이 있는걸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중국의 경우는 홍콩 다음 미국인가보다. 이유는 간단하다 "큰 비용을 들여 미국행 원정출산을 떠나는 중국 부모들의 ‘아메리칸드림’은 중국보다 훨씬 나은 미국의 교육과 복지를 누리고 싶다는 바람"이다. 문제는 이런 일에 들어갈 큰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라는데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 불공정 사회. 이것이 사회 문제의 큰 원인임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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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1.4.3  통큰 대륙 임신부들 ‘황제 패키지’로 미국 간다  

‘3개월 수만달러’ LA일대 고급주택서 체류
의사·변호사 등 상류층 부부들 사이에 유행
관련산업 기업화…“미국 시민권 얻기위해”

중국 줄잇는 ‘원정출산’
지난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동쪽에 있는 샌게이브리얼의 한 주택 단지에 신고를 받은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시끄럽다고 주민들이 지목한 이 집의 부엌에 들어섰을 때 경찰들이 발견한 것은, 갓 태어난 아기들이 담긴, 나란히 줄지어 있는 바구니들이었다. 산후조리원 형태로 운영된 이곳에는 아기들을 낳은 중국 여성 10명과 이들을 돌봐온 직원들이 머물고 있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홍콩에 가서 아이를 낳느니 돈을 좀더 들여 미국에서 낳는 게 좋잖아요.”

중국 장쑤성 난징의 젊은 엄마 주아무개(29)도 지난 1월 말 미국에서 딸을 낳아 돌아왔다. “친구가 홍콩에서 아이를 낳아 홍콩 신분증을 받아 온 것을 보고 원정출산에 관심을 가지다가 미국 시민권이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미국을 선택했다”고 그는 최근 <진릉만보>에 말했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산후조리센터들이 ‘미국에 와 아이를 낳으면 당신의 아메리칸드림이 이뤄진다’는 선전을 하고 있다”며 “우선 미국 비자 신청을 한 다음 임신을 하고 입국심사를 통과해 미국에 도착하면 이후의 일은 산후조리센터에서 다 알아서 해준다”고 말했다. 부유층인 그는 미국에 3개월 정도 머무는 동안 어머니와 함께 방 10개에 수영장까지 딸린 700㎡짜리 집 한채를 통째로 빌렸다. 한달 4700달러의 집세와 제왕절개 출산비용 7600달러 등 수만달러의 비용을 썼다.

중국의 부유한 젊은 부부들 사이에 ‘원정출산’은 이제 낯선 얘기가 아니다. 홍콩행 원정출산이 몇년 전부터 붐을 이룬 데 이어, 이제는 미국행 원정출산이 새로운 유행으로 번져가고 있다. 중국 각지에서 미국 원정출산 중개회사들이 성업중이며, 홍콩 원정출산 비용이 10만위안 정도인 데 비해 미국 원정출산은 최저 20만위안 정도가 든다고 <남방도시보>가 전했다. 보통 출산 전 2개월, 산후 1개월 형식으로 3개월 동안 미국에 머무는 패키지인데, 모든 직원이 중국어를 하고 전문 중국요리사를 둔 산후조리원들이 로스앤젤레스 일대에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한다. 중국인의 미국 원정출산 관련산업이 기업화, 제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큰 비용을 들여 미국행 원정출산을 떠나는 중국 부모들의 ‘아메리칸드림’은 중국보다 훨씬 나은 미국의 교육과 복지를 누리고 싶다는 바람이다. 1년 전 미국에서 둘째 아들을 낳고 돌아온 상하이의 저우아무개는 최근 <중국신문사>에 “아이가 나중에 미국으로 유학 가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원정출산에 드는 20만위안보다 훨씬 크다”며 “현재로서는 중국이 미국보다 경제적 기회가 훨씬 많기 때문에 미국에서 생활할 생각이 없지만, 아이가 21살이 돼 온 가족이 미국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게 되면 우리 부부도 퇴직연령이 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복지혜택을 누리고 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한자녀 정책’을 피해 합법적으로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다.

난징사범대학 인페이 교수는 “미국 원정출산 현상은 중국 사회체제의 문제점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개혁개방 정책으로) 먼저 부를 일군 사람들은 교육, 양로, 취업문제에 대해 현재 중국의 수준보다 요구가 높다”고 말했다. 대만 출신으로 상하이에서 미국 원정출산 전문 소개소를 운영중인 로버트 저우는 “고객의 대부분은 의사, 변호사, 기업 간부, 언론계 유명인사 등 고소득층이며, 40%는 상하이, 30%는 베이징 출신”이라고 말했다. 

산모들은 모두 합법적 여행비자를 받아 미국에 도착하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중국인들의 대규모 원정출산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받는다’는 미국 헌법 14조의 허점을 파고든 ‘회색산업’이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한겨레신문 2011.4.3   홍콩 신생아의 46% ‘부모는 본토인’…정부, ‘출산 수가’ 등 규제나서

지난달 31일 중국 광둥성 선전의 ‘홍콩 원정출산’ 중개업소들엔 전화소리가 끊임없이 울려댔다. 홍콩 정부가 중국 본토 출신 임신부들이 홍콩에 와 아이를 낳는 것을 제한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날 나오면서, 홍콩 원정출산을 고려하던 젊은 부부들의 문의 전화가 폭주한 것이다. 홍콩 정부의 요크 초우 식품·위생국장(보건부 장관 격)은 “공공병원에서 중국 임신부들의 출산 할당 쿼터를 줄이고 출산 수가를 높이는 것을 검토”할 뜻을 밝혔다. 사립병원에 대해선 ‘자유적 규제’를 권고하겠다고도 말했다. 초우 국장은 “2004~2005년에는 본토 임신부들이 홍콩에서 출산하는 경우가 한해 수천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매년 4만명 이상이 홍콩의 병원에서 출산하고 있어 홍콩 의료 서비스에 커다란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며 “현지 임신부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게 원칙”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 중국인들의 홍콩 원정출산 추이

최근 <남방도시보>의 보도를 보면 지난해 홍콩에서 태어난 신생아 8만8495명 가운데 약 46%인 4만648명이 중국 본토 여성이 홍콩에 와서 낳은 아이다. 본토인들의 원정출산으로 정작 홍콩 임신부들이 병상이 부족해 대기하는 상황이 잇따라 홍콩인들이 불만을 터뜨리자 당국이 규제 움직임을 보낸 것이다. 공공병원 산부인과 의료진들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중국 본토 임신부들의 원정출산을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홍콩은 2007년에도 출산 7개월 전에 홍콩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분만을 예약해야만 홍콩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원정출산을 제한하는 조처를 취했지만, 중국 임신부들은 계속 밀려오고 있다. 최근 아내가 홍콩에서 둘째를 낳았다는 중국인 저우텅팡(38)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아이가 더 나은 발전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홍콩 시민권을 얻어주려고 홍콩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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