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학교는 방학이다. 가장 여유있는 시기이다. 하루에 보충 한 타임하고, 준비하고 약간의 일만 하면 되는. 그런데 얼마 전에 일이 생겨 좀 바쁘다. 내가 바쁘다기 보다는 내가 있는 부서가 바쁜거지만(생활지도부다). 덕분에 얼마 있으면 퇴임하시는 우리 부장님은 일복이 터지셨다. ㅠ.ㅠ 군대에서도 제대하기 전 말년들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고 하는데. 부장님 성격이 워낙 열정적이고 직선적이어서 걱정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시간은 새벽 1시 20분이다. 학교에서 보충이 끝나고 4시부터 회의를 시작해 끝난 시간이 11시 20분이다. 장장 7시간을 넘게 회의를 하고 좀 전에 들어왔다. 맘이 씁쓸하고 답답하여 김치에 소주한 잔하고 있다가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듯하여 키보드를 두드린다. 

학교에 폭력 사건이 일어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렸다. 오늘 회의에 참석은했지만 난 위원회의 위원은 아니었다. 위원인 선생님이 연수가 있어 참석하지 못해, 대신 들어가 발언권 없는 서기 역할을 했다. 그러니 말 한마디도 못하고 7시간 동안 서기 일만 하고 온 것이다. 가해자쪽 아이들 중에 내가 맡고 있는 반 아이들이 몇 있다. 그래서 더욱 기분이 씁쓸하다. 다 끝난 마당에 이런 사건이 터지니 더욱더 그렇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애기는. 내가 맏고 있는 아이들이 내가 알기로 그리고 같은 반 학급아이들에게는 폭력을 사용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나름대로 싸움도 좀 하고 문제가 있었던 과거는 알고 있지만, 내가 담임을 맏고 있는 작년 동안은 적어도 그랬다. 그래서 난 나름대로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담임으로서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한동안은... 그런데 피해자, 가해자 학부모들 특히 가해자 학부모들의 진술을 들으며 느낀점은. 하나 같이 '우리 아이는 원래 그런 아이가 아니었는데...'는 애기를 한다는 것이다. 난 이 말이 정말로 싫었다. 아니 그러면 원래 그런 애가 어디있나? 어떻게 부모가 되서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하고 다니는데 모를 수 가 있나, 하물며 '원래 그런 애가 아니'라는게 말이 되나? 그런데, 오늘 문득 드는 생각, 어찌보면 진정한 부모는 그들이고, 학교에서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는 사람이 담임 즉,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에게도 책임이, 그리고 학교에도 책임이 있는건 사실이라는 사실이다. 학교에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어떤 예방 조치와 행동을 했던 것을 따지길 떠나서 말이다. 하지만 학교건 나도 책임을 인정하기 보다는 방어적 태도 취하기만 급급하다는 걸 느끼는 순간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일본의 문화적 강점을 애기할 때 언급하는 사례가 일본 기업인들의 사과하는 자세를 애기하는 경우가 있다. IMF때 일본의 모은행장은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며 머리를 깍듯하게 숙이고 해고된 직원들을 다른 회사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자신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본인 보신의 애기를 하는게 아니라, 직원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자세)  그 은행장은 자신의 잘잘못을 떠나서 자신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사과'와 대처를 했다고 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기업인들, 그리고 얼마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자연산 발언'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서 보여준 사과의 자세는 과연 진정으로 반성하며 사과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과는 발생된 문제 사태에 대한 진정한 '받아들임'과 직접적, 간접적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역지사지'의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학교 문제도 잘 해결돼었으면 하고, 우리 사회에 문제가 물론 발생되면 안되겠지만,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진정한 책임지는 자세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위한 노력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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