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출근길 신문을 통해 리영희 선생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딱히 이분의 책을 읽은 일도 없고, 관련된 일도 겪은 적이 없지만,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이 분의 영향력과 위치는 알 수 있다. 예전 헌책방에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스핑크스의 코>,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등을 훝어본 적이 있다. 나중에 읽어봐야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 했을 뿐, 아직까지 읽어보지 못한 채 그 분은 이제 이 세상 분이 아니게됐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리영희 선생님의 책을 한 권 읽어야 겠다 해서 집은 책이 <대화-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이다.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기력을 회복하신 후 임헌영씨와 대담식으로 쓰여진 책이다.
책 내용이야 말 그대로 하나의 회고록, 자서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근데 이 책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이유가 하나 있다. 저자가 쓴 머리말의 마지막 부분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할 듯 하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청이 있다. 이제는 거의 지나가버린 그 시대를 인간적 고통과 분노, 상처투성이의 온몸으로 부딪쳐 살아온 기성세대나, 앞 세대들이 심고 가꾼 열매를 권리처럼 여기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맛보고 있는 지금의 행복한 세대의 독자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고민하고 자신이 그 상황에 직면했거나 처했다면 '지식인'으로서 어떻게 가치판단을 하고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생각해 보기를. 그럼으로써 이 자서전의 당사자와 대담자가 책 속에서 진행한 것과 같은 자기비판적 대화의 기회로 삼기를. 그리고 기회가 있으면 나와의 비판적 대화도 가질 수 있기를."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들은 철이 없다. '싸가지'가 없다 한다. 젊은 세대는 반대로 기성세대들은 고리타분하고 실력없고 자기 위치만 고수하려 한다 비판한다. 사실 현재의 학교에서 특히나 이런 갈등이 심한것 같다. 접점은 없는 걸까? 나름 젊은 세대로서 우선은 '앞세대들이 심고 가꾼 열매'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과 그분들의 노고과 희생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젊은 세대들이 싫어하고 비판하는 기성세대들의 문제(?)들의 원인도 어찌보면 우리 모두의 책임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에 의해 또한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두 세대가 합력하고 화해해야 한다.
최선의 방법은 우선 좋은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대의 고민과 문제를 제시해주는 우리 시대의 큰 '지식인' 리영희 선생을 잃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큰 손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