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클래식 음악 관련 영화들이 나오고 있다. 얼마 전에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협주곡과 관련된 <더 콘서트>도 나왔다. 아직 보지는 못해지만, 근데 오늘 신문을 보니 슈만 관련 영화도 곧 개봉된다고 한다. 슈만하면 사실 슈만과 그의 부인 클라라 슈만보다 더 생각나는 이는 브람스다. 그의 로맨스가 더욱 그렇다.

한겨레신문 2010.12.6  핏줄이 그린 세 음악가와 세기의 사랑  

헬마 잔더스브람스 감독 ‘클라라’
슈만과 부인·제자 브람스 이야기 

 

슈만과 그의 제자 브람스가 한꺼번에 사랑한 피아니스트 클라라 슈만. 낭만주의 시대를 풍미한 세 음악가의 얽히고설킨 사랑은 ‘세기의 사랑’으로 덧씌워져 전설처럼 전해져왔다. 새 영화 <클라라>는 슈만 탄생 200돌에 맞춰 만든 이들 음악가들의 사랑이야기.  

슈만(1810~1856)이 클라라(1819~1896)를 처음 본 것은 대학에 갓 입학한 18살 때. 슈만이 피아니스트 지망생이었던 반면 클라라는 슈만의 피아노 선생인 프리드리히 비크의 9살 난 딸로 조기교육을 받아 막 성공적인 연주활동을 시작할 무렵이다. 슈만은 손가락이 부러질 정도로 노력했지만 스승의 인정을 못 받았다. 슈만과 스승의 딸 클라라는 사랑에 빠지기는 1934년, 이들의 나이 25살, 16살이었다. 슈만의 클라라를 향한 집념은 대단해 이태 뒤 클라라가 정식으로 성년이 되는 날 미래의 장인한테 결혼 승낙을 요청한다. 스승이 대답을 자꾸 미루자 1939년 소송을 내어 1년 뒤에 결혼을 쟁취한다. 하지만 삶은 곤궁했다. 슈만은 사회 부적응자. 교수, 지휘자 자리를 감당 못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신질환으로 몇 차례 자살을 기도했으며 끝내는 정신병원에서 사망했다.

슈만-클라라의 사랑이 공식이면 브람스(1833~1897)와 클라라의 사랑은 비공식. 그들의 사랑이 사실이든 아니든, 스승의 아내와 제자 사이, 14살이라는 나이 차 등이 어우러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게 된다. 브람스가 슈만 부부의 집에 기숙한 적이 있으며 정신병 증세, 알코올 중독 등에 시달리던 슈만이 이들의 관계를 의심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증폭된 듯하다. 브람스는 슈만이 병원에 입원한 때 그를 대신해 가족을 부양했고 사후에도 클라라와 그 자녀들을 돌봤다. 하지만 브람스가 계모와 아버지한테 돈을 보내고 아버지가 죽은 후에도 계모와 그 친지들을 계속 도와준 데 비춰 이례적인 것도 아니다. 그는 클라라가 죽자 “나의 삶의 가장 아름다운 체험이요, 가장 위대한 자산이며 가장 고귀한 의미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그는 1년 뒤 암으로 죽었다.

영화는 브람스의 후손인 여성감독 헬마 잔더스브람스의 작품. 조상 얘기인 만큼 10년 넘게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한다. 역사적 사실과 적절한 센세이션 사이에서 고급스런 줄타기를 한다. 마르티나 게덱(클라라), 파스칼 그레고리(슈만), 말릭 지디(브람스) 등 배우들의 연기도 무척 진지하다. 임종업 선임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