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10.11.8  중 “제조업은 내륙, 첨단산업은 해안으로”  

정저우, 인프라 정비로 ‘중원의 성장축’ 떠올라
샤먼, 엘시디·금융업등 고부가가치산업에 주력 

 
» 중국 허난성 성도 정저우시가 도시 현대화를 위해 개발하고 있는 신도시 정동신구를 지난달 28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왼쪽부터 알 모양 건물이 예술센터, 가운데 호텔, 오른쪽 국제 컨벤션센터의 모습. 

중국은 해마다 10% 가까운 경제성장을 하고 있지만, 내륙과 해안의 불균형 발전이란 고민을 안고 있다. 중부 내륙 중원에 위치한 정저우와 대만과 가장 가까운 대표적 해양도시인 샤먼은 이런 불균형 발전의 대비를 잘 보여주는 도시들이다. 정저우는 도시 기반시설 개선을 통해 뒤떨어진 투자환경을 개선하려 하고 있고, 샤먼은 고부가가치 산업의 선별적 육성을 통해 임금 상승 압박을 돌파하려 하고 있다. 두 가지 색깔의 각기 다른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는 이들 도시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한-중 언론인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살펴봤다.  

■ ‘중원의 성장’ 정저우 지난달 28일 찾은 중국 중부 내륙 정저우 신도심 곳곳에서는 건물 신축공사 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허난성 성도인 정저우는 중국 고대문명의 요람인 황허 중하류 중원의 중심지에 위치해 고대 상나라(은나라)의 주요 무대가 됐던 곳이다.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이 지역의 경제성장은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최근 광둥성 선전 경제특구에서 노동자 연쇄 투신자살의 홍역을 겪은 대만 전자업체 폭스콘이 싼 임금을 찾아 정저우에 새 공장을 설립하는 등 경제에 활력이 돌고 있기는 하지만, 도시 기반시설이 낙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정저우와 샤먼 현황 
 
정저우시가 도시 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조성하고 있는 신도심 정둥(정동)신구는 약 150㎢ 면적에 인공호수인 루이호를 중심으로 국제컨벤션센터와 예술센터, 호텔 등이 랜드마크를 형성하고 있다. 고속철도 터미널도 건설중이며, 완공되면 중국 중부 중심이라는 입지조건의 장점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속 300㎞대인 고속철은 600㎞ 이상 떨어진 베이징까지 2시간에 주파하는데다, 상하이·광저우·시안 등으로 이어지는 동서남북 교통이 교차하는 허브 구실도 할 수 있다.

정저우시 관계자는 “구도심은 주거기능만으로도 꽉 차 신도심을 개발하고 있다”며 “2003년부터 정둥신구 개발을 시작해 현재까지 700억위안을 투입했으며 2013년까지 700억위안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도 지난 9월 정저우를 포함한 중국 내륙지방을 2015년까지 집중 개발해 중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중부지역 굴기’ 촉진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이다.

‘저부가가치 산업은 그만’ 샤먼 “저부가가치 산업은 더이상 샤먼시에서 견딜 수 없다.” 푸젠훙 푸젠성 샤먼시 외국기업투자국(외자국) 부국장은 지난 1일 “샤먼은 고급 제조업과 고급 서비스업을 유치해야 한다”며 “일반 제조업은 내륙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했다.

대만이 육안으로 보일 만큼 가까운 샤먼은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만과의 군사적 긴장 때문에 발전이 늦었으나, 1980년 중국 5대 경제특구의 하나로 지정되면서 크게 발전했다. 주칭 푸젠성 인민정부 대변인은 “샤먼은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달러를 넘을 만큼 발전했다”고 자랑했다. 경제가 발전한 샤먼시는 노동자 임금 인상도 빨라, 단순 제조업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푸 외자국 부국장은 “올해 샤먼시 월 최저임금이 약 900위안에서 1100위안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샤먼시가 단순 제조업 대신 선택한 대표적 고급 제조업은 엘시디(LCD), 엘이디(LED) 같은 첨단 디스플레이 산업이다. 50만㎡ 면적의 ‘훠쥐(횃불) 첨단기술개발구역’에 엘지, 파나소닉, 델 등 유명 기업을 유치했다. 유신 훠쥐첨단기술개발구역 부국장은 “샤먼 하이테크 기업의 40%가 이곳에 있다”고 말했다. 샤먼시는 대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중국-대만 간 금융서비스센터를 설립하는 등 금융업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정저우·샤먼/글·사진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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