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시인의 한겨레 연재글을 읽고 정리하다 알게 된 김수영 시인의 <절망>이란 시를 옮겨 놓는다.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나는 반성하는 인간이고 싶다. 

     

 

절망 

                      김수영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196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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