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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ㅣ 펭귄클래식 19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최진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평점 :
난 원래 소설을 잘 읽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부터 소설이 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차현숙의 <자유로에서 길을 잃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 등등 써놓고 보니 다 우울한 내용이다. 난 왠지 이런류의 책들이 좋고 재미있다. <자유로에서 길을 잃다>를 읽고 처음으로 '우울증'이라는 '병'에 대해 조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우울증 환자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펭귄클래식 시리즈로 구입했는데, 책 표지가 너무 맘에 든다.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표지도 정말 죽인다. 내가 알고 있는 몇몇 러시아 화가 중 하나인 일리야 레핀의 '여름 풍경'을 표지로 삼고 있다. 책의 제목과 책의 표지에서 느껴지는 묘한 일치감. 표지의 그녀가 혹시 <첫사랑>의 '지나이다'는 아닐까?
나의 첫사랑은 무엇이었을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니 딱히 기억하고 싶지 않다. 난 헛 살았나 보다. 난 <첫사랑>을 읽으며 나의 '첫사랑'을 기억하려 하기 보다. 하나의 사랑이 기억났다. 모든 남성들의 사랑과 추종을 받으며 그들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아름답고 오만한 지나이다와 같은, 아니 비슷한. 어쩌면 나 혼자만 이렇게 생각, 느끼는 것일수도 있겠지만...볼로댜도 지나이다로부터의 추억이 하나의 중요한 교훈이 되었듯이, 나 또한 내 인생의 자그마한 흔적과 교훈을 남긴 하나의 사랑이 기억난다.
시간이 되면 나머지 책들도 간단하게라도 글을 썼으면 좋겠다.(기억이 거의 나지 않지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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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핀의 모습과 유명한 <볼가강에서 배를 끄는 인부들>을 옮겨 놓는다. 미술사에 관련된 어떤 책을 보다 알게 었는데, 그림 인물들의 표정이 강렬하다 못해 살아있는 듯 하다.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꼭 보고 싶다. 러시아 소설에 그림 여기에 차이콥스키나 림스키 코르사코프 음악을 들으면 한 트가 될 듯 하다.
일리야 레핀.
▲ < 볼가강에서 배를 끄는 인부들>, 1870-1873년, 캔버스에 유채, 131.5×281cm, 러시아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