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홈페이지를 오랜만에 서핑하다 후마니타스(내가 좋아하는 출판사 중 하나이다) 게시판에서 아주 좋은 글을 하나 발견해서 스크랩한다. 두 강남에 관한. 이 글을 쓴 박상훈 대표가 쓰고 번역한 책으로는 '미국의 헌법과 민주주의'와 '어떤 민주주의인가', '만들어진 현실 등이 있다. 그 중에서 '미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는 내가 아주 재미있게 읽은 책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솔직히 대한민국 헌법도 잘 모르는데 무신놈의 미국 헌법이야 할수도 있지만, 원채 대한민국의 그 민주주의, 헌법이라는 것도 미국것을 많이 참고했기때문에 어찌보면 미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는 우리것의 '원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한번 읽어보았는데 제법 재미있게 읽었다. 덕분에 미국과 한국의 헌법 전문도 찾아서 읽어보는 재미도 누렸다.(헌법 전문이라는게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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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그 중에서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 '만들어진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지역주의'문제에 대한 책인데,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다. 지리교사로써 읽어봄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개기사를 스크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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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009.7.19 지역주의를 만들어내는 한국정치…만들어진 현실
"문제는 지역주의가 아니라 지역주의를 만들어내는 한국정치다."
정치학자이자 출판사 '후마니타스' 대표인 박상훈은 '만들어진 현실'에서 한국의 지역주의가 갖는 '이데올로기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한국의 지역주의는 사실의 차원보다는 해석과 인식의 차원을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 문제 혹은 상부 구조적 문제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모두들 '지역주의' 때문에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간의 논의에서 지역주의를 가리키는 객관적 사실만 따로 분리해 본다면, 그 내용의 빈약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박상훈은 "우리 사회의 수많은 갈등 이슈 가운데 이데올로기성이 가장 심한 주제를 꼽으라면 단연코 지역주의라 말하고 싶다. 지역주의를 주제로 한 대부분의 논의에서 '사실'과 '사실이 아닌 주장'사이의 구분을 명확히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설명한다.
'만들어진 현실'은 두 개의 초점을 끊임없이 교차시키면서 사실과 이데올로기 사이의 거리를 탐색한다. 하나는 지역 차별, 지역 소외, 지역감정 등으로 포착될 수 있는 '지역주의의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 패권주의, 3김 청산론 등으로 나타나는 '지역주의를 둘러싼 해석의 차원'이다.
'한국에서 지역을 둘러싼 갈등의 구조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망국적 지역주의론은 언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고 어떻게 해석의 차원을 지배하는 담론이 되었을까'하는 질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에 주목하다 보면, 한국과 같이 세계에서 지역 간 인종, 문화, 종교, 언어 격차가 가장 작은 동질적 사회에서 선거 결과가 뚜렷한 지역 대결 구조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질문을 제기하게 된다.
또,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지역 정당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민사회에서 지역 간 대립과 폭력적 갈등의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지역주의 때문에 나라 망하게 생겼다는 해석이 많은 사람들에게 의심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이지 등의 의문도 품게 된다.
책은 인과적 틈새 내지 불일치의 문제를 파고든다. 한국 정치가 안고 있는 어떠한 것들이 지역문제를 끊임없이 불거지게 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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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표적인 부유층 지역이역으로 알려진 강남구
강남구는 대학이상 학력 소지자가 많고, 직업 분포에서도 사업주와 전문직 비중이 높으며, 고가의 대형주택과 자가용 소유자도 많은 게 사실
그러나 주택 소유 현황을 보면 전세 사는 사람의 비중이 서울 평균보다 높고 (반)지하나 비닐집에 사는 극빈층도 상당수 존재. 나 홀로 사는 가구 비중도 서울시 평균보다 높고, 강남 사람 절반이 소형 공공 임대주택을 공급받아야 할 대상. 전국에서 비닐집・판잣집・움막 거주 가구 수가 가장 많은 곳도 강남
강남구를 하나로 보면 절대로 보이지 않는 현상, 동네별로 나눠봐야만 보이는 특징들 많아
통계 몇 개만 조합해도 강남 속 실제 동네의 모습은 밖에서 보는 것과 너무 달라
강남 중의 강남 : 압구정1동, 2동, 대치1동, 2동, 도곡2동, 청담1동, 일원본동
부자 중의 부자가 사는 동네, 뭘 해도 한나라당 지지가 압도적 다수일 수밖에 없는 동네
강북 같은 강남 : 역삼1동, 논현1동, 대치4동, 일원1동, 수서동
강북 평균의 삶보다 못한 동네들, 강남이라는 범주에 가려 보이지 않는 동네의 모습,
이들 동네를 하나의 선거구로 하면 한나라당 당선 어려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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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글을 쓰고 보니 최근에 황석영씨의 신간소설 '강남몽'이 '강남'이더라...난 생각지도 못했다. 처음에는 별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러고보니 내가 읽어볼만하겠다는 생각이든다.(참 읽을 책도 많다....큰일이다.) 책 본김에 서평기사 하나 스크랩한다.
오마이뉴스 2010.7.20 황석영이 쓴 부자동네 '강남'에 관한 보고서
장편소설 <강남몽>... 거대한 거품처럼 들끓었던 '강남의 꿈'
소설가 황석영은 '강남형성사'에 관한 소설을 쓰겠다고 말했었다. '강남'이라는 특수한 지역에 얽히고설킨 사람들의 욕망을 그려보겠다는 뜻이었다. 그것을 책으로 쓴다는 것이 가능할까? 분량만 따진다면 조정래의 <한강>에 버금가는 대하소설이 되지 않을까? 많은 생각이 들 때, 황석영은 '강남형성사'에 관한 소설을 인터넷 서점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설이 책으로 나왔다. <강남몽>이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이다.
<강남몽>은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소설을 이끌어가고 있다. 등장하는 이들은 성장배경도 다르고 사는 환경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르다. 하지만 그들을 연결하는 것이 몇 개 있으니 그중에 하나가 '강남'이라는 지역이다. 소설은 '박선녀'라는 여자가 대성백화점에 쇼핑을 갔다가 일생일대의 위기에 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 갑자기 무너졌던 삼풍백화점을 연상시키는 대성백화점이 숱한 위기신호를 보내더니 그것처럼 기어코 붕괴된 것이다. 강남에서 돈 꽤나 있다고 하는 박선녀는 졸지에 콘크리트 더미에 갇힌다.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박선녀의 생명을 위협하는 그곳은 한때 그녀의 팔자를 바꿔준 곳이었고 또한 돈을 벌게 해준 곳이었다. 술집을 운영하면서 돈을 벌고 깡패들을 고용해 돈을 지키고 고급 정보를 얻어 돈을 불릴 수 있었던, 이제는 재벌가의 가족이 된, 비록 그것이 후처일지라도 엄연히 가족으로 인정받고 있는 그녀가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된 것은 오롯이 강남이라는 곳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그곳에 깔려 있다. 사람 인생이라는 것이 이렇게 덧없는 것일까? "거기 누가 있어요?"라고 묻는 그 목소리에서 그런 인상이 묻어난다.
박선녀와 수많은 사람들을 그렇게 죽음으로 몰아간 백화점, 그걸 만든 이는 누구였던가? 백화점이 위험하다는 신호를 접하고서도 끝끝내 모른 척 한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백화점으로 상징되는 '강남의 꿈'을 좇아 이곳에 달려온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돈을 벌겠다는 욕망과 남부럽지 않게 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짓은 물론이고 금수만도 못한 짓을 했던 이들은 누구였을까? 강남의 꿈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그렇게도 사람들은 이곳을 향해 몰려들었던 것일까?
황석영은 박선녀를 시작으로 일본군의 앞잡이 역할을 하다가 해방 직후 미군의 앞잡이가 되어 한국 근현대사의 그늘에서 건설업 등으로 돈과 권력을 취했던 김진, 얼치기 부동산업자가 된 후 청와대의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부동산 투기를 했던 심남수, 광주 충장로파의 전설적인 주먹 홍양태, 백화점 지하 아동복 매장에서 일하는 임정아 등을 통해 '강남의 꿈'을 이야기하는데 그 솜씨가 '황석영의 것'답다. 단 한 권의 소설로, 강남으로 상징되는 한국 자본주의 형성과정과 숨겨진 오점들을 역동적으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황석영이 아니라면 이렇게 큰 스케일의 소설을 누가 한 권으로 담아낼 수 있었을까? 거장의 노력이 엿보인다.
하나의 다큐멘터리 같다고 할까? 거대한 거품처럼 들끓는 사람들의 '솔직'한 욕망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한국 근현대사의 장면들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강남몽>은 소설이면서 또 하나의 다큐멘터리같다. 이 다큐멘터리 같은 소설을 보면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누군가는 배가 아프고 누군가는 속이 쓰리겠다.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