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외국에 문화재를 많이 강탈(?) 당한 국가 중 하나라고 한다. 지금 한창 외규장각 도서 등 여러 국보급 문화재에 대한 반환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마오리족 머리 미라 반환 결정은 다른 국가들에 끼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 같다. 그네들이 알아서 줄일은 없을테고 빨리 제자리로 모든 문화재들이 돌아오길 ...

 

경향신문 2010.5.6 佛, 마오리족 머리 미라 반환 
 

법안 하원 통과… 조선왕실의궤 반환 물꼬 기대 
 

프랑스 하원은 4일(현지시간) 표결을 통해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전사 머리로 만든 미라를 뉴질랜드로 반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프랑스 의회가 박물관이 보존하고 있는 개별 유물이 아니라 특정 범주에 속하는 유물 전체를 되돌려 주도록 규정하는 법을 제정한 첫 번째 사례로,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이 약탈해간 조선왕실 의궤 반환 문제와 맞물려 눈길을 끈다.

BBC방송은 이번 법안 통과가 강제로 빼앗은 유물을 반환하는 문제를 두고 미국과 유럽에서 수십년간 이어져 온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AP통신은 프랑스 정부가 자국에 있는 약탈 문화재와 관련한 협상에 악영향을 미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마오리족 전사 머리 미라는 프랑스 전역의 박물관에 15개가 전시돼 있다.

마오리족은 전투 중에 사망한 전사를 기리기 위해 힘과 용기의 상징인 문신을 얼굴에 새겨 보관하는 풍습이 있었다. 하지만 이 미라가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인기 수집품으로 비싼 값에 거래되자 심지어 살아 있는 전사의 얼굴에 문신을 새겨 넣은 뒤 목을 잘라 죽이는 잔혹행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반환문제는 뉴질랜드 테파파통가웨라 국립박물관이 1992년 이후 마오리족 전사 머리 미라를 본국에 반환해 달라고 각국에 끈질기게 요청한 것이 계기가 돼 물꼬가 트였다. 덕분에 뉴질랜드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머리 미라 500여개 가운데 300여개를 돌려받았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2007년 프랑스 북부 루앙시 자연사박물관이 1875년부터 보관해 온 머리 미라를 반환하기로 한 것을 프랑스 문화부가 뒤집으면서 쟁점이 돼 왔다.

피타 샤플리스 뉴질랜드 문화·마오리담당장관은 “마오리족은 조상들의 미라가 고향에 돌아오면 조상들의 존엄성도 높아지고 평화롭게 안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프랑스 의회가 매우 뜻깊은 결정을 내렸다.”고 환영의사를 밝혔다. 법안을 발의했던 카트린 모랭-데자이유 하원의원도 프랑스가 인권 원칙에 동의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ps : 외규장각 도서 관련 기사 하나를 추가 한다. 

스포츠 칸 2010.4.29 외규장각 도서들 왜 돌아와야 하나 

아직도 해결되고 있지 않은 외규장각 도서반환 문제는 무거운 현안 중 하나다. 문화연대가 프랑스법원의 외규장각도서 완전반환소송 기각에 항소한다는 소식과 지난 3월 방한한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의 도서반환 협력발언 등으로 이 문제가 다시 주목을 받는 가운데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왕조의 유산, 외규장각도서를 찾아서'가 증보신판으로 재출간됐다.

외규장각은 정조가 강화도에 왕실의 의궤를 일괄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만든 곳으로 모든 도서들은 왕실의식에 관련된 책의 원본이었다. 병인양요 직전까지 외규장각에는 도서류 1007종 5067책과 왕실관련 귀중품 99점이 보관돼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군은 이 가운데 약 340점을 약탈하고 나머지는 건물과 함께 태워버렸다. 저자는 규장각도서 관리실장을 지내는 동안 꾸준한 연구를 통해 1994년 이 책을 처음 출간했다.

책에는 외규장각도서 반환을 진행하게 된 경위와 당위성 그리고 그 진행과정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또한 외규장각의 귀한 도서들이 발견 당시 파리 국립도서관 별관 파손도서 창고에 방치돼 있었을 뿐 아니라 한 의궤는 영국의 대영박물관에 헐값에 팔려갔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기록됐다. 또한 1993년 당시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여론의 반대로 반환이 무산됐던 상황도 수록됐다. 저자는 증보판을 통해 1994년 이후 발견된 도서들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보강해 반환의 논리를 더욱 굳건히 세웠다.

초판이 나온 지 16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프랑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는 그대로다. 지난 1월 프랑스 법원은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의 외규장각에서의 행위가 '약탈'이라고 인정했지만 소유권은 여전히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든 독서가 가벼운 마음으로 이뤄질 순 없다. 읽어 내려가다 보면 가슴은 먹먹해지지만 반환의 당위성은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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