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랑의 확률
이묵돌 지음 / FIKA(피카)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사랑은 어떤 것일까. 그저 육체적 욕망을 다하면, 그것으로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랑의 확률>>은 사랑이란 것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민혁이라는 사람이 있다. 엄마에게는 야동이라도 보고 있을 줄 알았다는, 오히려

 

그 나이에 선형대수학 풀다가 몇 번이나 걸리는 게 더 부끄러원 거야.- p.10

 

라는 핀잔을 듣는 아들.

엄마는 민혁에게 내라고 주던 월세도 끊고 대신 사촌 누나 은희에게 그것까지 맡겨 버린다.

 

 

2.

 

그래, 좋아하는 것 자체는 잘못이 될 수 없어. 나아가서 어떤 감정이 드는 것 자체도 잘못일 수는 없지. 그게 너니까. 다만 어떤 감정을 잘못된 방식으로 ygus하는 게 문제인 거야.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상대방은 생각도 않으면서, 자기가 편한 대로만 표현하는 거 말이야.

- p.68

 

어쩌면, 사랑의 많은 오해와 결별은 이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은희의 대사. 이 때문일까.

 

 

3.

민혁은 체은을 만나게 되고, 그녀와의 사귐을 하게 된다. 첫 발을 떼는 건 서로에게 말 놓기. 너무 편한 사이가 되어서 그런 것일까, 너무 막 대하는 사이가 되어서 그러는 것일까. 둘의 관계에서 섹스가 이루어지고, 민혁은 어느 순간 체은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그리고 다음은 민지, 그리고 샐리.

민혁이 마음이 가는 곳은 그녀가 아니라, 육체인 걸까.

 

 

4.

사랑에 관해 : 있는 그대로의 당신에게는 무한한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놀라운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지만, 책상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에 옮기진 않겠다. - 책 끝머리에

 

어쩌면, 이 소설의 작가는 사랑에 관해 모르겠다라는 결론을 내린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민혁의 마음이 가는 곳은 결국 아무곳도 아닌 것이었을까.

 

 

5.

세상은 여전히 사랑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별을 하는 많은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물을 수 있는 건, 사랑하는 데에 어떤 여백이 있었느냐고, 그 여백에 어떤 물음, 또는 어떤 의미를 채워넣을 수 있었느냐고 한번쯤은 묻고 싶다. 그 물음표에 대한 대답이 결국, 사랑이란 무엇인가, 나는 지금 사랑을 왜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사랑의 확률은 크든지 작든지, 이 세상에서 모든 사람이 사랑을 하게 되는 그날을 꿈꾸며. 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