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는 어떤 화가일까? 행복한 미술학교 1
브리타 벵케 지음, 이미옥 옮김 / 북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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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엑? 그림이 뭐 이래? 나도 이만큼 그리겠다.’

미술시간이었어요. 교과서에 수록된 그림을 보고 깜짝 놀라다 못해 황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간의 얼굴과 몸을 나누고 분해해서 제각각으로 그려 넣은, 그림에 서툰 어린 아이가 그린 듯 앞모습과 옆얼굴이 동시에 있는 그림은 기괴하기까지 했습니다. 미술 선생님은 그 그림을 그린 화가가 바로 ‘피카소’라고 하면서 그가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게 무엇인지 설명해주셨는데요. 화가라면 누가 봐도 아름답다고 느낄, 감동을 주는 그림을 그려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던 제겐 너무나 의외의, 충격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궁금했어요. 피카소를 세계적인 화가로, 그의 그림을 명화로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무언지.




<피카소는 어떤 화가일까?>는 ‘행복한 미술학교’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데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적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 그의 삶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술사학과 고고학을 전공한 저자 브리타 벤케는 박물관과 학교를 위해 활동하면서 초등학생을 위한 박물관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는데요. <피카소는 어떤 화가일까?> 이 책 역시 저자의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주된 독자층이 성인이 아닌 어린이들이거든요.




저자는 피카소가 어떤 인물이고 어떤 삶을 살았으며 얼마나 위대한 작품을 남겼는지 알려주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않습니다. 피카소가 어떻게 그림을 그렸는지, 작품에서 무엇을 가장 중점적으로 여겼는지 얘기합니다. 마치 긴장을 풀고 어깨의 힘을 빼고 가벼운 마음으로 얘기를 듣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책 속에 수록된 그림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피카소!’하면 많은 사람들이 손꼽는 작품들(게르니카, 아비뇽의 처녀들, 우는 여인, 꿈 등)이 아니라 그동안 자주 접하지 못한 생소한 그림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에는 언제나 배울 게 많다’고 했던 피카소의 말에서처럼 그는 아이들과 자주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책의 앞부분에도 그가 아이들과 함께 그린 그림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어찌보면 간단하고 장난스레 그린 듯, 리듬과 율동이 살아있는 그림을 보면서 피카소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게 무엇이었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했다는 것.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나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그림을 마치 놀이처럼, 하나의 사물을 바라볼 때도 숨겨진 무언가를 찾아내고 발견하는 시선을 잃지 않았던 거지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피카소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림’이라면 ‘잘 그린’ 것이 최고라고 여겼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어요.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서 그림을 놀이처럼, 즐기면서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고 또 사람들에게 감동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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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무선) 보름달문고 44
김려령 지음, 장경혜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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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본 적이 있나요?> 제목이 마치 오래전 이산가족 상봉의 테마곡 같아서 순간 ‘무슨 동화제목이 이래?’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분위기는 완전 반대다.  이산가족의 테마곡은 앞 소절을 듣기만 해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데 이 책은, 짙은 노란색 표지의 책은 무척 따스하게 다가왔다.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밝아서일까?  아니면 초록등과 빨간등 모자를 쓴 아저씨 때문에?




칠 년 전 문밖동네 출판사의 문학상을 받고 동화작가로 등단한 오명랑.  그녀의 등단에 가족들은 모두 칭찬과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 오랫동안 이렇다 할 작품을 내 놓지 못하자 가족들은 서서히 구박 아닌 구박을 늘어놓는다.  일 하면서 글을 쓰면 안되냐고.  이에 그녀는 ‘이야기 듣기 교실’을 열기로 다짐한다.  한 달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는 얘기에 여기저기에서 문의전화가 걸려오지만 모두 헛다리짚기 식이다.  그때 그녀의 머리에 불현듯 떠오른 생각.  지금까지 자신은 독자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작가였다는 것이다.  그러니 독자들에게 무얼 더 바라겠는가.  그녀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이전에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지금까지 줄곧 가슴 속 깊숙한 곳에 감춰뒀던 이야기를 이제야말로 꺼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듣기 교실’에 찾아온 세 명의 아이에게 그녀는 어떤 책으로도 소개된 적이 없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제목은 ‘그리운 건널목씨.’




건널목씨는 정말 독특한 사람이다.  빨간등과 초록등을 단 모자를 머리에 쓰고, 가방엔 커다란 카펫을 넣어다닌다.  그러다 사람의 통행은 많지만 건널목이 없는 곳을 만나면 가방 속의 카펫을 펼쳐놓는다.  그런데 세상에! 카펫이 검은색 천에 흰색 페인트를 칠한 건널목 모양이 아닌가! 눈앞에서 즉석으로 건널목이 완성된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빨간등과 초록등의 모자 방향을 바꿔가면서 사람들을 지나가게 하거나 자동차를 지나가게 했다.  정말이지 참신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건널목씨가 왜 그런 일을 하게 됐을까?  궁금한 사람은 모두모두 [오명랑의 이야기 듣기 교실]로 모이세요!!  웃음과 감동이 함께 하는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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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자 1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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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만 구입하심 금방 후회하실 거예요. 이 책은 꼭 1.2권 셋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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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리더십, 선비를 말하다
정옥자 지음 / 문이당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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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을 보면 참, 한숨부터 나옵니다. 명석한 두뇌를 지닌 데다 엘리트 교육까지 받으신 높은 양반(?)들이 하는 짓거리는 어찌 그리도 상스러운지. 한 나라의 현재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보다 밝은 미래를 향해 불철주야 고심해야할 그들이 어찌 그리도 막 나가는 행동을 일심는지. 일개 범인(凡人)에 불과한 내가 봐도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이에 서울대 규장각 관장과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저자 정옥자 교수는 현재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 속에서 교훈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리더십이 존재하는지 돌아보라며 의문을 던지는데요. 그런 그가 <한국의 리더십 선비를 말하다>라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은 바로 ‘조선시대의 선비’, 그들의 삶과 일상에서 진정한 리더십을 일깨우라는 것입니다.




<한국의 리더십 선비를 말하다>는 저자가 그동안 발표했던 글들을 한데 모아서 엮은 책인데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1장 ‘화이부동(和而不同)을 꿈꾸며’에서 저자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학창시절 4.19와 5.16을 겪으면서 학생의 신분으로 바라본 민주화 운동, 그로인한 갈등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때의 일이 이후 자신에게 있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돌아보면서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개혁과 권력병, 기업 문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데요. 2부 ‘참을 수 없는 역사의 가벼움’에서는 좀 더 강한 어조로 우리가 어떤 문제를 지니고 있고 어떤 난관에 봉착해있는지 하나하나 짚어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나간 과거라고 일축해버렸던 것, 역사와 전통에 담긴 의미와 그 속에서 지금 우리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보라고 제시하는데요. 그것이 바로 ‘선비’입니다. ‘학식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선비정신이야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핵심이라는 거지요. 그리고 3장 ‘왜 지금 ‘정조학’인가’에서 저자는 먼저 우리의 근현대사를 돌아보면서 그 백 년의 역사를 통해 무엇을 일궈낼 수 있었는지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정치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당파싸움, 조선이 멸망한 원인은 이 바로 당쟁이었다는 것이 바로 식민사관에 의해 철저히 왜곡된 것이라면서 ‘당쟁’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일깨워줍니다. 또 탐관오리의 반대어인 ‘청백리’가 오늘날에는 사라졌다면서 조선 선비 정신의 산물이자 핵심인 ‘청백리’를 일깨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올해 우리 나이로 70이 되었다는 저자의 글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의 삶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는 것,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일깨우고 되찾아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역사는 흘러가는 강물처럼 지나버리면 그만인, 그저 그런 것이 아니란 걸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언젠가 다가올 머지않은 미래에 나 역시 저자처럼 역사라는 거울 앞에 서게 되겠지요. 그때 거울 속에서 어떤 모습을 맞닥뜨리게 될지...그 모습을 만들어가는 것은 바로 ‘오늘의 나’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기대했던 ‘정조학’에 대해 많은 만나지 못해 아쉬웠지만 역사에 대한 생각을 바로세우는 계기가 된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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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형사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 1
피터 러브시 지음, 하현길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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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자주 읽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추리와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합니다. 때문에 어느 작가가 유명한지, 그의 작품 중에서 꼭 읽어봐야 할 책은 무엇인지 수시로 체크해서 구입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 피터 러브시의 <가짜 경감 듀>가 있습니다. 19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는 책이라기에 얼른 구입했지만 아직도 읽지 못한 책인데요. 그 책을 만나기도 전에 피터 러브시의 새로운 책이 출간됐습니다. 바로 <마지막 형사>인데요. 이 책은 저자의 작품 캐릭터 중에서 피터 다이아몬드란 인물을 널리 알린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평범한 이름에 최고의 보석 다이아몬드가 더해져 탄생한 이름 피터 다이아몬드. 그가 등장하는 첫 번째 이야기. 이것만으로도 호기심이 동합니다. 대체 어떤 이야기일까?




추 밸리 호수에서 낚시 삼매경에 빠진 사내의 낚싯대에 시체가 건져(?) 올라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불타듯 붉은 머리를 한 벌거벗은 여자의 시체. 그 시체에서는 결혼반지를 꼈던 자국이 있다는 것과 농부의 아내가 아닌 커리어우먼일거라 짐작할 수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밝혀낼 수 없었어요. 시체의 신원을 비롯해 눈에 띄는 흉터도, 살인에 사용된 흉기까지도 말입니다. 이에 다이아몬드는 가장 먼저 시체의 신원을 밝히는데 전력을 기울이는데요. 그 결과 의문의 시체가 텔레비전에서 인기리에 방송됐던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 제럴린 잭맨이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다이아몬드는 바로 그녀의 남편이었던 바스 대학의 교수인 그레고리 잭맨을 찾아갑니다. 살인사건이 발생할 경우 목격자와 신고한 사람, 가족들이 제일 먼저 용의선상에 오르듯이 아내가 실종된지 3주가 지났는데도 찾지 않았던 잭맨 역시 용의자로 조사를 받는데요. 잭맨은 다이아몬드에게 자신이 아내의 실종신고를 빨리 할 수 없었던 이유와 그동안 아내와의 결혼생활이 어떠했는지 설명하는 와중에 놀라운 사실도 털어놓습니다. 정원에 정자가 있었는데 아내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밤에 불타버렸다고. 이 말에 순간 충격을 받은 다이아몬드. 그는 과연 의문에 싸인 사건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까요?




<가짜 경감 듀>의 피터 러브시. 그의 시리즈물 중에서 첫 번째 책이라는데 왜 제목이 <마지막 형사>일까 궁금했습니다. 의문은 금방 풀렸습니다.




“피터. 자네는 한 시대를 마감하는 자리에 서 있네. 마지막 형사라고나 할까? 경찰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학위나 받고 졸업한 친구들과는 달리 발로 뛰며 잔뼈가 굵은 진짜 수사관이지.” ㅡ 29쪽.




소설의 초반, 이 대목을 보는 순간 무릎을 쳤습니다. 왜 ‘마지막 형사’라 했는지 알 것 같았어요. 저자가 다이아몬드를 통해 무언가 전하려고 한다는 것을. 다이아몬드의 동료 형사는 잭맨을 아내를 살해한 범인이라 확신하지만 결코 그게 전부가 아니란걸.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상은 도무지 알 수가 없더군요. 지금까지 읽었던 책에서는 중반에 이르면 범인의 윤곽을 어느 정도 찾아낼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읽는 내내 ‘도대체 누가 범인이지?’ 이런 물음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 속에 복잡한 미로를 숨겨둔 느낌. ‘플롯의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괜히 주어진 게 아니란 걸 실감했다고나 할까요?




발로 뛰며 수사하는 다이아몬드의 활약을 숨 가쁘게 따라다니고 나니 이야기는 어느새 마지막장. 참았던 한숨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내 아쉬워졌어요. 이제 언제쯤 다이아몬드를 다시 만나게 될까? <마지막 형사>를 시작으로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가 10권의 책이 출간됐고 현재 11번째 책이 완성되고 있다는데요. 하루라도 빨리 다이아몬드를 만나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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