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끝내는 논술 공부 - 구조를 알면 공부법이 보인다
오준호 지음 / 미지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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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많이 읽으면 된다!고들 한다.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는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책을 많이 읽어서 논술도 잘 한다고. 책을 좋아하면 뭘 해도 하니까 책 읽는 아이에게 굳이, 애써서, 억지로 공부시키지 말라고. 논술도 저절로 된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정말 중요한 걸 잊고 있는 게 아닐까? 아니면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배웠던 'A=B, B=C 고로 A=C'라는 삼단논법이 오래도록 뇌리에 박혀있는 걸까. 사실, 삼단논법이란 거, 명쾌하다. 단박에 정리된다.

 

 

허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A는 결코 C가 될 수가 없다. A와 C 사이에 끼어있는 B라는 녀석이 어떤 성질, 어떤 특성을 지녔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 어려운 논제도 척척 해내는 아이들 중에 ‘일부’가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을 뿐이다. 이게 핵심이다. 잊으면 곤란하다.

 

 

서울 강남의 대치동에서 오랫동안 논술강사를 했다는 저자가 <혼자서 끝내는 논술공부>에서 제일 먼저 꺼내는 얘기도 바로 이런 것들이다.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논술에 대한 몇 가지 법칙? 그것들 모두 잘못된 오해에 불과하다고. 논술을 잘 하려면 우선 제대로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학들은 독해력, 사고력, 창의력, 표현력을 평가한다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하고 있다. 대학으로서는 할 말을 정확히 다 한 것이다. 동서양 고전을 수백 권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없고, 신춘문예에 등단할 정도로 화려한 글 솜씨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없다. -15쪽.

 

 

논술에 대해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조목조목 짚은 저자는 논제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논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분석하지 못하면 주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의 글을 결코 쓸 수 없다고 한다. 그런 다음 논술의 유형을 일러주는데 서울의 명문대부터 지방 국립대까지 논술 유형은 크게 다섯 가지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바로 주어진 글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뽑아내는 요약, [가]와 [나]를 어느 한 기준에 놓고 서로 다른 점이나 차이를 찾아내서 드러내는 비교, 어떤 대상이나 현상에 대해 개인적이나 주관적인 생각을 배제하고 풀어서 말하는 설명, 상대의 입장이나 주장, 견해에 대해 무엇이 잘못됐고, 왜 틀렸는지 전제, 근거, 이유를 말하는 비판, 주어진 쟁점에 있어서 어떤 입장을 지지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견해이다. 이런 것들을 모 대학의 모의논술이나 실제 논술에 나온 논제를 바탕으로 유형별로 풀어나가는 과정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저자는 논술이 수험생의 글쓰기 능력이 아니라 ‘학문하는 능력’, 다른 사람의 글을 제대로 읽고 이해했는지 가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견월망지(見月望指)’.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 끝만 본다고 하는 것처럼 논술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도 바로 그렇지 않을까.

 

 

논술은 신비스러운 과목도 아니고 운이나 암기 지식으로 대처하는 과목도 아니다. 논술은 문제 해결을 위한 글쓰기, 즉 주어진 논제를 해결하는 글쓰기다. - 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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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토론 콘서트 : 사회 -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12가지 사회 쟁점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7
윤용아 지음, 문지후 그림 / 꿈결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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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여름방학을 앞둔 어느 날이었다. 지인 몇 명이 모닝커피를 하자고 했다. 내가 커피숍을 찾았을 땐 이미 두 무리의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비어있는 테이블에 앉아 주문을 하고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뒤 테이블의 누군가가 ‘디베이트’ 얘기를 꺼냈다. 요즘 공부 좀 한다는 애들한테 국영수는 기본, 역사나 과학, 논술은 선택이라는 얘길 듣긴 했다. 이젠 여기에 ‘디베이트’도 추가가 된 모양이었다. 두세 개의 학원을 두고 열심히 비교하던 엄마들이 결국 실력 있는 과외선생님을 알아보자고 결론을 내리는가 싶더니 한 명이 문득 이렇게 말했다. “근데 디베이트가 뭐야?” 그러자 한 명은 “@@엄마, 토론 아냐. 토론!”, 또 한 명은 “토론? 토의 아니고?”. 잠깐의 침묵에 이어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걸로 상황은 종료.

 

사실 토론과 토의. 언뜻 생각하면 혼동하기 쉬운 말이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는 점에서 비슷하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두 단어는 다른 말이다. 하나의 주제, 문제해결을 위해 형식이나 방법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는 것이 ‘토의’라면 ‘토론’은 어떤 문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정해진 규칙과 절차에 따라 서로 자기의 주장이 정당하고 합리적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더 나아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다. 어떤 주제나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먼저 정리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눈다는 점에서 두 가지 모두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서서히 훈련하면서 쌓아나가야 하는데, 그것을 학원에서 해결한다고?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와 같은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 인문학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잡이 책을 펴낸 꿈결에서 이번에 또 한 권의 책이 출간됐다. ‘꿈결 토론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제목은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토론 콘서트>.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할 12가지 사회 쟁점’을 주제로 어떤 생각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지 매 주제마다 가상의 토론자를 등장시켜 토론을 진행하고 그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주제에 따라 관련 보도기사를 비롯해서 사진이나 도포, 그래프 같은 자료도 함께 수록해놓아서 책을 읽으면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도 있다. 일종의 [TV토론]을 책으로 만나는 셈이랄까.

 

책은 먼저 크게 3가지의 대주제(내가 선택하는/ 우리가 함께 생각하는/ 국가가 움직이는 사회 쟁점 이야기)로 나뉘고 각각의 대주제마다 4개씩, 모두 12개의 쟁점을 다루고 있는데 토론을 다루고 있는 책이니만큼 토론의 형식과 절차를 엿볼 수가 있다. 해당 주제가 왜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지부터 시작해서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 열띤 토론이 펼쳐지는데 책은 그 후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해놓고 있다. 이를테면 가장 먼저 소개되어 있는 ‘성형수술 열풍 어떻게 봐야 할까요?’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모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문을 연 다음 번화가에 즐비한 성형외과에는 성형 기술의 선진국이라 통하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로 인해 또 다른 한류열풍이 불고 있다고 전한다. 외모가 취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외모로 인해 자신감을 얻기도 하고 때로 잃기도 하는 사람들. 책은 성형외과 전문의 이성형과 미학과 교수 박자연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외모 지상주의와 성형수술, 사회의 분위기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토론을 벌인다. 그런 다음 ‘생각 정리하기’에서 본문에 언급되었던 부분에 대해 독자가 나름의 ‘근거’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형식으로 ‘인터넷 언어의 사용’ ‘길고양이에게 먹이주는 것’ ‘학교 안의 CCTV설치’ ‘교복자율화’ ‘양심적 병역거부’ ‘인터넷 실명제’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나’로 시작해서 사회와 국가로 범위가 점점 크게 확대되는데 결코 쉽지 않은 주제인 것 같다. 게다가 3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본문 속에 12가지의 사회쟁점을 담다보니 핵심인 토론이 좀 더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그동안 무심히 넘겼던 사회의 쟁점들을 <토론콘서트, 사회편>을 통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한 번 깊이 생각해보고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에는 충분하리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출간될 <토론콘서트>에서는 어떤 것들이 다뤄질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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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1 In the Blue 3
백승선 글.사진 / 쉼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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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여행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딘가를 여행할 계획이기 때문에 그 곳의 정보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굳이 여행서를 뒤적이지 않는 편입니다. 하나, 예외가 있다면 그건 ‘번짐 시리즈’입니다. 몇 년 전 오렌지빛깔의 지붕을 한 집들이 동화처럼 펼쳐져 있던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통해 만나게 된 번짐 시리즈에 단박에 반해 버렸습니다.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과 여행지의 풍광을 순간에 포착해서 그린 듯한 수채화, 간간히 만나는 이야기들... 그전까지 저는 여행서란 목적지까지 향하는 길과 주변 지도와 맛집, 숙박지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여겼는데요. 번짐 시리즈를 만나면서부터 생각이 달라졌답니다. 

 

한동안 잊고 있던 번짐 시리즈를 얼마전에 만났습니다. <나의 시간을 멈춰 세우는 동유럽 1>인데요. 동유럽국가 중에서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제일 먼저 폴란드 왕국의 수도였던 크라쿠프를 만나게 되는데요. 중세 유럽의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였고 많은 유적을 간직한 구시가지는 1978년 유럽에서는 최초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는군요. 여행자가 방문할 수 없는 성 마리아 성당에는 두 개의 이야기가 전해지는데요. 성당의 첨탑 두 개의 높이가 왜 다른지 성당의 공사를 맡은 형제 건축가의 일화를 알려줍니다. 또 침입자를 발견한 파수꾼이 이를 알리기 위해 트럼펫을 불었지만 곡이 끝나기 전에 화살에 맞아 죽었다고 해요. 이를 기리기 위해 후세의 사람들은 매시간 파수꾼이 죽기 전에 연주했던 부분까지만 트럼펫을 분다고 합니다. 지하광산 비엘리치카와 지하 135미터에 위치한 소금예배당은 광부들이 수십 년에 걸쳐 만든 곳이라고 하는데요. 땅 속 깊숙한 곳에 펼쳐진 경이로운 세계는 사진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만큼 신비로웠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때 도시의 85%가 파괴되었지만 재건에 성공한 도시 바르샤바. <피아노의 숲>이란 만화에서 ‘바르샤바는 곧 쇼팽’이라는 대목을 봤는데 그 이유가 쇼팽의 심장이 잠든 곳이 바르샤바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지동설을 주장했던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의 고향인 토룬과 약 150만 명이 목숨을 잃는 아픔을 간직한 도시 아우슈비츠를 보면서 사람들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도시가 역사를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구르트와 키릴문자의 나라 불가리아에서는 현재 불가리아의 수도이자 고대 그리스어로 ‘지혜’를 뜻하는 소피아를 소개하는데요. 굴뚝과 굴뚝 사이의 오선지에 높은음자리 표와 음표로 베토벤의 [합창] 앞 소절을 펼쳐놓은 국립 미술관, 한국어학과가 있다는 소피아 대학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해가 일찍 뜨는 곳인 릴라 수도원에서 침묵 수행하는 수도사들과 함께 박물관 지하에 보관되어 있는 목조 십자가가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플로브디프의 거리는 거리 곳곳에 로마와 터키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과 유적이 남아있데요. 마치 동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더군요.

 

책을 읽는 내내 한여름의 무더위로 축 늘어진 기분에 일순 시원한 바람이 부는 듯했습니다. 집을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지만 때론 무작정 길을 떠나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익숙한 장소, 익숙한 풍경을 벗어나 낯선 곳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느끼는 감흥이란 게 있으니까요. 길을 잃었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또 다른 새로운 길을 발견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여행인 것 같습니다.

 

여행은 마법이다.

공간 이동, 시간 이동이 가능한. ㅡ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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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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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사막 한 가운데로 헬리콥터가 날아듭니다. 도심에서 벗어나 휘황찬란한 불빛 대신 잡초만이 무성한 곳. 헬리콥터의 엔진 소리 외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사방이 고요합니다. 헬리콥터가 지상에서 900미터 높이의 상공에 이르자 갑자기 문이 열리고 곧 이어서 한 남자가 밖으로 떨어집니다. 남자를 허공 속으로 밀어 떨어뜨린 헬리콥터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유유히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1030>의 첫 부분인데요. 소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첫, 도입부분이라고 하지요. 거기에 하나 더 매력적이고 개성적인 주인공도 빼놓을 순 없습니다. 해서 작가들은 처음부터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수단을 총동원합니다. 상투적이지 않은 신선한 도입, 되도록 빨리 주인공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스토리를 위해 고심한다고 하는데요.

 

 

<1030>의 도입은 의문으로 출발합니다. 표지를 펼쳐 두어 장 넘기는 동안 밝혀진 건 헬리콥터에서 인정사정없이 내쳐진 남자가 캘빈 프란츠인데, 당시 그의 양 다리는 모두 부러졌다는 것과 캘빈을 사막에 떨어뜨린 일당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이번의 일이 처음이 아니라 비일비재 하다는 사실입니다. 희생자와 베일에 싸인 악의 무리가 드러나는 순간인데요. 이제 남은 것은 악의 무리를 처단할 ‘정의의 용사’, 일명 ‘해결사’입니다.

 

 

‘정의의 용사’, ‘해결사’라고 해서 바람에 망토를 휘날리며 짠~~하고 등장하느냐. 천만의 말씀입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이 남자, 찌질하기 짝이 없어요. 낯선 곳의 독신자 클럽에서 만난 여자와 지내다보니 빈털터리가 된데다 행색도 초라합니다. 195센티미터의 키에 100킬로그램이 넘는 거구지만 쿨한 해결사라기보다 텁텁한 방랑자가 제격인듯 한데요. 그런 그가 ATM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려다가 순간 멈칫합니다. 통장에 자신의 예상보다 더 많은 금액이 들어있었거든요. 정확하게 1030달러. ‘1030’이란 숫자는 잠자고 있던 그의 두뇌를 깨우는 스위치가 됩니다. 1030. 그것은 헌병들이 사용하는 암호화된 숫자로 동료들의 지원을 다급하게 요청할 때 사용하는 코드였거든요. 과거가 자신에게 보내는 특별한 메시지에 이 남자, 순식간에 돌변합니다. 최고의 군인이자 최고의 특수부대원, 첩보인 잭 리처(Jack Reacher). 그가 드디어 눈을 뜨는 순간입니다.

 

 

이후부터 소설은 잭 리처가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낸 사람, 옛 동료였던 프랜시스 L. 니글리를 추측만으로 찾아가고 그녀에게서 역시나 옛 동료이자 형제와 다름없었던 캘빈 프란츠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되는데요. 그들은 한때 출신성분과 남녀, 계급을 초월해서 탁월한 능력과 끈끈한 전우애로 똘똘 뭉친 최정예 특수부대원들이었습니다. 리더인 잭의 지휘아래 생사의 순간을 넘나들면서 무수히 많은 임무를 함께 수행했습니다. ‘특수부대원들에게 덤비지 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말이지요. 잭과 니글리는 캘빈의 죽음에 숨겨진 비밀과 처절한 복수를 위해 흩어진 옛 동료들을 찾아 나서는데요. 그런 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솔직히 잭 리처는 이번에 처음 만납니다. 친절한 톰 아저씨로 불리는 톰 크루즈가 잭 리처 역할은 맡은 영화가 작년에 상영됐지만 미처 보질 못하고 놓쳤는데요. 엄청난 덩치와 카리스마를 내뿜는 고독한 방랑자 같은 거구의 잭을 단신인 톰이 어떻게 연기했을까. 책 읽는 내내 궁금했답니다. <1030> 외에 다른 잭 리처 시리즈와 함께 지금이라도 꼭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리 차일드에 의해 창조된 인물, 잭 리처. 그의 치명적인 매력을 단 한 권의 책으로 알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표지를 펼치는 순간부터 책을 내려놓기는 힘들다는 거. 약속이 없는 금요일 밤이나 다음날의 스케줄이 한가할 때, 잭 리처와의 만남을 시도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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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좋다 2014-08-0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실망입니다.

몽당연필 2014-11-04 01:01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아쉽네요 ^^;;
 
유니버설 랭귀지 - 박자세, 자연의 탐구자들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지음 / 엑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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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책에 관한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섭렵(?)했다고 자부(?)했는데. 이런 경우는 참 드뭅니다. <유니버설 랭귀지> 표지를 가득 메운, 암호 같은 문자들을 보고 순간 머리를 짚었습니다. 어이구야, 이건 또 뭔가...? 사실 제가 화학을 워낙 싫어해서 생물학의 전공과목인 생화학, 유기화학 수업을 자주 빼먹긴 했습니다. 그래도 기본이란 게 있는데. 생전 처음 보는, 낯선 기호 앞에선 비명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이건 아니야! 너무 하는 거 아냐? 좌절하고 포기하려는 찰라, 몇 개의 문자가 눈에 띄었습니다. ‘E=mc2’, ‘H2O’, ‘CO2’, 'ADP', 'ATP'... 정말, 어찌나 반가운지. 큰 맘 먹고 참석한 모임에 아는 사람 하나도 없어서 난감한 순간에 그다지 가깝지 않은 몇 다리 건넌 ‘지인’을 만난 기분이랄까요? 순전히 이 몇 개의 문자 덕분이었습니다. 제가 <유니버설 랭귀지>를 읽는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우선 <유니버설 랭귀지>의 저자부터 얘기 해야겠습니다. ‘박자세’라는 이름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요. 박자세는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의 약칭으로 ‘인간의 의식을 포함한 137억년 우주의 진화 전체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습단체이자 자연과학 문화운동단체’라고 하는데요. 특히 ‘137억년 우주의 진화’와 ‘특별한 뇌과학’ 강의는 박자세 회원은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강의 녹취록과 강의에 참여한 회원들의 기록을 한데 모아서 펴낸 것이 이 <유니버설 랭귀지>입니다.

 

책은 모두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반상대성 이론, 초기우주. 별의 일생, 생명의 에너지, 기억과 훈련, 자연과학으로 본 인문학 등 자연과학 분야에서 인간이기에 품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의문들을 하나씩 다루고 있는데요. 박자세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위해 첫 장에서 박자세의 원칙인 몸 훈련, 뇌 훈련, 목적 훈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공부를 하는데 있어 암기는 반드시 필요하며 어떤 것을 암기해야 하는지 설명한 다음 공표합니다. 박자세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힘들지만 책 보는 습관을 바꾸세요. 논문은 과학자들이 헉헉대면서 한 발씩 딛고 올라간 산물입니다. 논문을 본다는 것은 그 분야의 연구원 수준이 되는 겁니다. 박자세의 최고 목표는 논문입니다. 일반인이 전문가의 수준으로 과학을 공부하는 것, 박자세의 목표입니다.ㅡ19쪽.

 

‘2장 일반상대성 이론’부터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는데요. 21세기를 앞두고 과학자들이 선정한 과학 분야의 위대한 발견 중에서 첫 번째가 진화론, 두 번째가 일반 상대성 이론, 세 번째가 특수 상대성 이론이라고 하면서 아인슈타인의 밝혀낸 것들에 대해 설명합니다. 시간과 공간의 변형에 있어서 ‘광속불변의 법칙’이 얼마나 중요한지, 중력과 가속도의 관계를 짚어줍니다. ‘5장 디랙 방정식’에서는 양자역학의 시작이라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이야기하는데요. 처음 보는 기호 ‘Ψ (파동함수)’를 비롯해서 이것도 미분인가? 싶을 정도로 낯선 미분 방정식에 학창시절 제일 싫어했던 행렬까지 총동원이 되더군요. 현대 물리학은 양자 물리학의 기초 위에 성립되었기 때문에 양자 물리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슈뢰딩거 방정식은 반드시 알아야 된다고 하는데 막상 만나보니 외계어로 이루어진 수식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겐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 이해되는 것보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박자세 회원들의 열정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매주 서울에서 열리는 강의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 대구, 광주는 물론이거니와 먼 유럽이나 베트남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기도 한다는군요. 뿐만 아니라 강의 듣기에 가장 좋은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최소한 한 시간 전에 도착하고 칠판에 빼곡하게 채운 강의내용을 4가지 색 볼펜을 동원해서 적거나 그마저도 안 되면 강의 중간 잠깐의 쉬는 시간에 칠판 앞으로 달려가 카메라를 들이댄다고 하는군요. 수강자들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중학생부터 대학생, 주부나 일반 직장인, 상담전문가, 인문예술분야의 학자, 종교인 전직을 알 수 없는 80대의 노인들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사람들이 결코 쉽지 않은 자연과학과 뇌과학 공부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해외학습탐사를 가는 공항에서도 공부의 몰입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한다. 왜 하는가? 무엇을 위해 하는가? 가끔 허공을 향해, 내면을 향해 던지곤 하는 질문이다. 진리를 보는 안목을 갖자는 생각을 늘 하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정면으로 돌파할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이제는 막혔던 답 하나를 담게 되었다.ㅡ386쪽.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시절의 저는 공부보다 딴 데 정신이 팔려 있었기 때문에 자연과학에 대한 약간의 부채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자연과학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요. <유니버설 랭귀지>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0여 년에 걸친 박자세 회원들의 공력은 책 한 권으로 넘볼 수 없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강의 부분을 볼 때면 어려워, 난해해...를 연발했지만 이어지는 회원들의 에세이와 참여소감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표지의 앞뒤를 가득 메운 외계어 같은 기호를 모두 알게 되는 날이 올까요?

 

매 강의마다 마지막 부분에 메모할 수 있는 백지와 해당 강의에 관련해서 참고도서를 소개해놓은 점은 정말 좋았습니다. 본문 사진에서 만난 박자세의 단체 티셔츠는 심플하고 독특해서 탐이 날 정도였는데요. 하지만 색인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이후 개정판이 출간되거나 다른 책이 출간될 때 색인을 꼭 덧붙여지길 바라며 제 마음을 울린 대목을 소개합니다.

 

별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젤란 성운 하나만으로도 호주에 갈 만한 이유가 돼요. 10년 전 울룰루 바위 부근에서 야영하면서 처음으로 마젤란 성운을 새벽에 보았습니다. 아직도 그 놀라운 순간이 생생합니다.……바라보고 망연해지고 하면서 그 새벽이 하얗게 될 때까지 가슴에 내려앉은 은하가 심장박동으로 옮겨지고 그 새벽, 울룰루 바위 부근에서 본 마젤란 성운은 내 몸의 일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ㅡ241~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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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4-07-28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하 상당히 많은 분량의 리뷰입니다.

몽당연필 2014-07-28 20:19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가? 원래는 더 적으려고 했는데 너무 긴 듯해서 중간에 편집했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