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하늘바람 > 멋지긴 하지만 아이책으론 허기지다

아무리 먹어도 배고픈 사람이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에릭식톤의 이야기인가

배고픔은 욕망으로 대변된다. 그러나 채워질수 없는 욕망이라면. 아무리 먹어도 해소되지 않는 배고픔. 그처럼 슬픔 이 어디있을가?

주인공은 사과 상추 콩알 호박 고추 홍당무 숲까지 모조리 먹어치운다. 채워질 수 없음이 점점 더 큰것을 바라게 되고 점 점 주위는 허허벌판이 되어간다. 그러나 주인공이 바라는 것은 마리. 어머니의 다정한 손길과 사랑 그것만이 자신의 허전함을 채울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랑을 거절당한 이의 아픔은 걷잡을 수 없는 괴물이 된다. 방앗간을 먹어치우고 농장도 모두 그의 뱃속에 밀어 놓는다. 그는 감옥속에서도 웃고 그를 묶은 쇠사슬도 먹어치운다. 그의 아그작아그작 소리를 간수들이 들었지만 그의 허기진 욕망은 멈출수 없다. 그런 그가 사라졌고 지금도 어딘가에 있는 지 알 수 없다. 그의 몸이 분산되어 우리 모두에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닐까 만족을 모르는 우리속에 .

멋있고 독특한 이러스트가 매력인 이 책은 그림을 보는 재미와 글을 읽는 재미 그 리고 글과 그림을 함께 감상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그러나 대형 서점의 유아책 코너에 있다는 것은 좀~ 아무리 책이 크고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있어도 이 책은 아이의 책이라기엔 내용이 너무 무겁고 철학적이다. 좋은 책이고 매력적이지만 대상선택에 있어서 좀더 아이를 위하는 마음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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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tree 2004-05-2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미언니가 쓴 리뷰~~이쁘고 좋은 책 많이 만들어...

하늘바람 2004-07-23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에고 부족한 리뷰가 여기 와있네
 
N.P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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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나희덕이 이런 말을 했다.

'삶과 죽음도 결국 그 움켜쥠과 놓아줌의 다른 말이 아닌지'...라고.

카자미도 오토히코도, 스이도, 사키도 그리고 나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다.

사실 이 소설을 읽기 까지는 난 내가 왜 죽지 않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것은 다른 의미로는 내가 왜 사느냐라는 문제와 같은 것이였다.

동전의 양면처럼..

그들 모두는 자살해야 하는 이유들임과 동시에 살아야 하는 이유들이였던 것이다.

아버지와의 근친상간. 아버지의 자살, 카자미가 사랑한 쇼지의 자살, 아버지와 사랑한 딸 스이의 충동, 이복동생 즉 아버지의 아들 오토히코와의 사랑하는 스이, 그런 동생들을 바라보는 사키..그들 모두를 동경하면서 이해하며 사랑하는 카자미..

마음이 자작자작 해졌다. 소설을 덮고서..'그저 말도 안돼.'와 '어쩜...'잘된건지도 몰라를 외치며.

나는 아버지와 쇼지의 자살이후 이들이 더이상 죽지 않는다는 것에 안도했다.

왜냐면 나도 살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듯이 죽어야 하는 이유들도 모르기 때문에..

그들이 최악의 순간들을 살아가도 삶을 선택하길 바랬다.

그냥 그랬다.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을 일으켜 세운것은...죽음의 경계에서 살린 것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이유들..그냥 살아야 한다는 것이였을 것이다.

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 스이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

죽지 못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죽지 않는 것이라고...

스이는 정말 살고 싶었을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이유에 목숨을 걸고 살고 싶었을 것이다.

스이는 알고 있었을까.. 죽는다는 것이 산다는 것 만큼 힘들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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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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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구성과 촉촉한 느낌이 드는 짧지만 너무나 좋은 소설들이 있다.

그래서 였을까..남아있는 장수를 세면서 아깝게 읽었다.

여자여서 그랬을까..나도 그주인공들처럼 같이 기억하고 생각해내었다.

병에 걸려 자궁을 걷어내야 하는 사람도 되고,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사람도 되고, 쓰라린 사랑에 아픔을 감추어야 하는 사람도 되고..

그래서 였을까..

참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끝에는 다른 희망을 꿈꾼다.

어린 날의 기억들, 소중하고 중요한 이야기들, 잊혀졌던 이야기들, 과거의 일들..그 작은 것들이 모여 나를 이루고 현재를 만드는 것이니라.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가끔 마음은 순간의 아픔이나 기쁨으로 잘못 알거나 전혀 엉뚱한 것으로 만들어도 몸은 진실을 알고 있다. 여자라서 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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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행자
윤대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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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제일 먼저번에 두고 싶지만 절대로 그럴수 없는 것이 있다. 그 남자에게 있어 그것은 자식이였다. 외사촌 누이와의 아이..서로의 상처로 인해 만났고 그 상처로 인해 서로 같이 설 수 없는 사이..그 둘은 그렇게 어긋났다. 그러나 그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감정도 표현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국 그는 그것이 제일 아픈 것이였다. 그녀와의 아이..너무나 쉽게 자신을 보름이나 일본의 그 눈밭에 묻어 둔것 처럼 보이지만 진짜 그에게 필요한것은 자신의 아이 '수'를 보는 것이지 않았을까..

작가이지만 오랫동안 계약한 소설을 써내지 못하는 작가나, 자식의 치아 10개를 눈밭에 묻고 다니는 부모나 공통점은 마음의 방황이다. 그 이유는 자식이다.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슬픔..작가는 그 아픔을 눈속에서 느껴지는 차가움과 따뜻함, 과거로의 회귀 그리고 차가운 눈밭에 홀로선 황량함과 쓸쓸함으로 표현했던 듯 싶다. 소설의 곳곳에서 주체할 수 없이 내리는 눈. 그 눈 자체의 모습이 그 남자이고 외사촌 누이이고 자식을 잃은 이종희 부부의 삶이다.

그림책을 따라 단순히 일본을 기행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남자는 이제 다른 삶을 살 수도 있을 듯 싶다. 왜냐면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고, 마음이 알아보지 못해 방치해두었던 과거의 기억들과 마주쳤고, 사랑하는 자식을 마음에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삶에서 느끼는 상처도 내리는 눈처럼 사라질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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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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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리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라면 메몰차게 그녀를 떨구어 내고, 다케오와 관계를 끊고, 나혼자 몰래 아파할 것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나는 하나코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고통을 다른 사람의 사랑과 바꾸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말입니다.

나는 다케오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랑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으며 최소한 사랑하던 사람에게는 갖추어야 할 예의란 것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말입니다.

나도 사랑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내가 사랑하고 있을 때 상대방의 사랑이 끝났다면 그 사랑도 끝난 것이라고. 설령 멈출 수 없다 하여도. 사랑은 마주 잡고 선 줄같은 것이라서 어느 한쪽이 그 끝을 놓고 나면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이라 믿습니다.

8년을 같이 동거한 리카와 다케오. 다케오는 단 며칠 전의 만남으로 그녀를 떠납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 사랑 하나코. 그녀는 다케오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사실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습니다. 수없이 도망치고 다시 돌아오는 하나코. 그녀의 사랑은 오직 그녀의 동생뿐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살을 선택합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때문이였을지도...

그들 모두는 절름발이들처럼 모두 제대로 사랑할 줄 모릅니다. 다 아닌 척하지만 아무것도 아니고 아프지 않은 척 하지만 모두 물기를 머금지 못합니다. 다케오는 다시 이사를 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것이 리카와 다케오가 같이 살던 그리고 하나코가 들어와 살던 그곳일지 아니면 다른 곳일지는 모릅니다. 다만 이전의 모습과 다른 것이 있다면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8년이나 익숙해진 리카와 함께라도 말입니다.

하나코와 리카는 훨씬 서로를 더 사랑하고 이해했는지 모릅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장 가까이에 두었지만 둘은 그 사랑을 줄 수 없습니다. 그 목마름에 허우적 대고 그러나 아프다고 소리도 지르지 못하는 두 사람...하나코의 죽음은 리카에게 새로운 일탈을 꿈꾸게 했는지 모릅니다.

나는 리카가 이제는 더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은 서로 의사가 소통되는 사랑을 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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