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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기담 수집가 ㅣ 헌책방 기담 수집가
윤성근 지음 / 프시케의숲 / 2021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기담'이라는 말이 무서움, 공포, 오싹한 호러 그리고 귀신이야기 그 어디쯤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고를 때 살짝 두려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손에 넣고 읽은 이유는
헌책방, 책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였다.
책을 읽고 나는 오랫만에 국어사전을 뒤졌다.
기담....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그리고 알았다. 내가 괴담과 기담을 헷갈렸구나.
책을 찾아주는 헌책방 주인. 그리고 그 댓가는 그 책을 찾는 이유에 대한 사연. 재미있었다.
나도 사실 찾고 싶은 책이 한 권 있기는 하다.
다만 그 책은 굳이 헌책방을 가지 않아도 손에 넣을 수 있는 책이기에 나는 이 헌책방을 굳이 찾아가지는 않아도 될 듯하다. 하지만 내 사연이라도 알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 의뢰인들 처럼 책을 손에 얻으므로 사연을 훌훌 털어버리는 그 후련함을 나도 갖고 싶기 때문은 아닌지 싶다.
나는 여전히 책과 사연, 그리고 느낌, 감정들을 소중히 끌어안고 산다. 늘 그래왔듯이 책이 나를 찾아와 주길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려 본다. 그래서 공감했고 소통했다. 이 아저씨는 어떻게 알았을까?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라며 남모르게 기뻐했다.
나도 늘 책이 나를 찾아와 준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확신도 있었다. 그래서 더 이 책이 나에게 와 준 인연을 고마워 했다.
17 책은 찾을 수 있는게 아니라 책 스스로 나타나주어야 한다. 헌책방에서 일하다 보니 책을 찾는다는 게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지 알게 됐다. 어떤 책은, 분명히 세상에 존재하는 책이라는 걸 아는데도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한 채로 살아간다.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도저히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책인데 며칠 만에 나타난다. 그건 어떠한 자연법칙이나 심리학 개념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 책이 제 의지로 사람을 찾아 오는 것이다. 믿기 힘들겠지만,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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