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혹은 블루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구혜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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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도 한번 쯤은 되돌아가서 다른 결정을 내렸으면 하고 바라는 시점이 있다.

그러나 한번 선택한 길은 다시 돌릴 수 없다.

그 선택은 다른 선택을 낳고 또 다른 선택을 향해 떠나야 하고...

도플갱어의 두 주인공은 혼자서지 못하고 방황한다.

술만 먹으면 구타하는 남편, 애인을 두고 있는 남편...

그 사이에서 자신을 찾기 위해 사랑을 얻기 위해 애쓰는 그녀들...

결국 그들은 자신을 의지하며 살기로 결심한다.

그것이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보았기 때문일까...

두 사람 모두 자기가 내린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삶의 진정한 법칙을 뒤늦게 깨달은 것은 아닐까..

어떻게 되었을까?

그 때 다른 결정을 내렸다면...다르게 살고 있을까..

그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았을까...

그녀들은 자신들의 결정에 이제는 만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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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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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묘하게 어디까지 읽었는지 자주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허무의 냄새가 스르르 번지고, 그저 옆에 조용히 있어주고 싶어지는 작고 약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뭐든 잘 해내는 애인을 가지고 있고 동생이 있고 일이 있다.

그러나 가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다.

애인은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도 있고,  애절하게 사랑할 수도 있고, 냉정하고 뿌리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애인을 가질 수 없다.

그 애인은 다른 누군가의 것이기 때문에...

그녀에게 있어 애인을 사랑한다는 것은 절망이고

애인을 소유한다는 것은 절대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그녀는 살얼음판을 걸으며 사랑한다.

그런 그녀가 안타까웠다.

살아가다보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갈 수 밖에 없을 때가 온다고 믿는다.

머리로는 보내라고 헤어져야 한다고 말해도 절대로 그럴수 없는 그 마음...

그래서 그 사랑이 더 아픈지도 모른다.

너무나 편안하고 작고 예쁜 사랑...그러나 절대 그곳에 안주할 수 없는 사랑...

그 사랑의 모습이 웨하스 의자는 아닐까..

겉으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눈앞에 있지만 절대로 앉을 수 없는 의자...

그것도 사랑이라고 그러므로 행복하다고 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가 살얼음판을 잘 건너기를 건너편에서 두손 꼭 쥐고 발을 동동거리며 기다릴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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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는 남자 - 양장본
카롤린 봉그랑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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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5살의 아가씨가 우연히 책에서 밑줄을 발견하고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상상으로 그와 같이 있고, 그의 목욕가운을 사는 그 집요한 아가씨의 사랑에 혹 반쯤 정신이 나간것은 아닌가 했다. 가끔은 도가 지나치다 싶어 '뭐 이런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있나?'싶다기도 했다. 그러다 이내 든 생각....맨 정신으로 어디 사랑을 할 수 있던가?

추리소설 같았다. ^^....밑줄 긋는 남자를 찾아야 할테니 말이다. 여자가 집착하고 여자의 남자가 집착하고 나도 덩달아 급박하게 집착하고 그러나 그 남자는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여자는 다른 밑줄 긋는 남자를 찾는다. 그 남자는 그 여자를 위해 밑줄을 그었지만 말이다. 다시 말해 그 여자를 사랑하고 있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남자도 정신이 나갔다. 맞다. 사랑은 정신이 반쯤 나간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밑줄을 통해 사랑을 고백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그 여자와 밑줄 긋는 남자는. 결국 밑줄이 사랑이라는 것인데...그렇다. 사랑과 밑줄은 같다. 왜냐면 적당히 암시적이고 숨겨져 있으며 실제적이기 보다는 자신의 잣대로 보기 때문이다. 맘에 드는 구절하나가 나에게는 전 우주를 바꿀 말이 될 수도 있고 그 구절하나가 어느 날엔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것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랑도 그렇다. 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전부이다가도 차갑게 식는다. 그리고 바뀐다. 그래도 그 여자는 행복하다. 다른 사랑의 실체를 찾았기 때문이다. 여자를 위해 짐짓 밑줄을 긋는 남자, 그 사랑의 힘으로 밑줄 긋는 남자를 찾는 남자. 하지만 사랑이란 것이 또한 생각한 대로 마음먹은 대로 되어주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밑줄 긋는 남자는 찾을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이 이야기는 사랑의 정의에 관한 문제를 다룬 것이다.

책을 훼손하고 사소한 구절을 가장 중요하게 만들고 책 한권을 통째로 읽도록 만들고 눈에 불을 켜고 찾도록 만들고 결국은 나타나지 않는 그 밑줄 긋는 남자의 신원....사랑 또한 찾는 다고 찾아지는 것이 아닐것이다. 또 상상한 대로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오지 않는 것이다. 사랑이란...

밑줄 긋는 남자의 실체처럼 사랑은 그저 오래된 책에 그어진 금같은 것이다. 누군가 그 의미를 받아들여주고 진지하게 그 실체를 찾아 나서야 되는 그러나 결국 그 실체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해야하는 것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기 때문이다. 이제 도서관에서 빌리는 책에 함부로 밑줄을 긋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한편 우연히 보게 되는 그 밑줄 들 속에서 또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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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 코드 - 전2권 세트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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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사서 읽은 이유는 순전히 그저 2권을 묶어서 싸게 할인을 해 팔았기 때문이다. ^^

사실 영화로 만들면 딱 좋을 듯한 이야기...적당한 스피드와 적당한 서스팬스, 그리고 박진감...이야기...그러나 너무나 쉽게 풀리는 이야기들. 기다리기라도 한 듯 적당한 시기에 정확하게 맞추어 지는 수수께기들과 종교적 이야기...쉽게 빨리 읽힌다. 그러나 남는 것은 없다.

하지만 작가의 상상력은 높이 살만하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명화들과 건축물들을 아우르는 상상력과 해박한 지식...오죽하면 다시 한번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 그림을 살펴 보았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의미들이 지니는 이중성...나는 그 의미들의 이중성을 찾아내는 근거들이 재미있었고 새로운 시각들이 맘에 들었다. 모두 수긍하고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새롭게 보려는 그 노력. 그것이 아마도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 였을 것이라 생각했다. 너무나 확고하게 굳어져 밝혀진 사실들을 새롭게 보아야 한다는 것, 결코 진리가 진리이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 우리가 생각한 의미가 원래 그 의미가 아닐 수도 있지 않느냐고 생각해 봐야 한다는 그 생각이 좋았다.

왜냐면 이 세상에서 발견된 진리라는 것들도, 오랜 시간동안 쌓여진 관념이라는 것들도 깨어져가고 사라져가고 바뀌어져 가는 세상에 내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2권의 소설책으로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해서는 안되겠지만 말이다. 중요한 것은 그 새로움을 받아 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으로 읽어야 재미를 알 수 있을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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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의 데드 히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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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집은 이 번이 두번째이다.

결국 느끼는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는 천생 소설가라는 것이다.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재주가 그러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그러하다.

이 소설집에서 내가 가장 재미 있게 그리고 의미심상하게 읽은 것은 <풀 사이드>와 <구토 1979>이지만 나머지의 소설들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내가 생각해 낸 이 소설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양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의 양면성, 겉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평범하고 완벽한 모습의 뒷면에 감추어진 어그러진 모습, 사랑들....주인공들은 누군가에게 더러는 소설가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자신이 겪거나 경험한 이야기들을 말이다. 결국 그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그 경험들이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고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일들이지만 그들의 삶은 변함이 없이 흘러간다. 그래서 제목이 <회전목마의 데드 히트>인가? dead heat 동시 도착....둥글게 돌기만 해야 하는 회전목마가 동시 도착이라...이것은 아마도 멈추어 섬을 의미하는 것일까?... 

인생을 살다보면 사소한 일이 자신의 삶을 통째로 바꾸어 놓을 때가 있는 것같다. 처음엔 사소한 일로 시작되어 전혀 자신의 의도와 다른 것들이 되어 버리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아마도 하루키는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와 같은 삶에서 바꿀 수 없지만 그러나 늘 항상 사소한 것들에 의해 조금씩 달라져가는 인생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늘 외로움과 허무감을 갖고 사는 주인공들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나는 과연 어떤 일에 나 자신을 내 던지며 살고 있는지...어떤 일이 나를 달라지게 하며 삶에서 나 외로워하고 있지는 않는지 말이다.

시간이 좀 흐른다음 한 번쯤 다시 읽어 봐야 할 것 같은 생각...그러나 혹 모른다. 내 삶이 다시는 그런 기회를 주지 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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