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요즘 무슨 음악 듣고 계세요?
Si On Avait Besoin D'une Cinquieme Saison (제5의 계절이 필요하다면)
Harmonium (아르모니움) 노래 / Polydor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프랑스계 캐나다 밴드인 Harmonium의 2집 [Si On Avait Besoin d'une Cinquième Saison]은 올해초 국내에서도 정식 발매된다는 소식이 나돌며 아트록 리스너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음반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을 그렸다는 점에서 필자는 처음에는 Ciclos(시완에서 라이센스한)를 떠올렸으나 그 예상은 전혀 빗나갔고, 그것은 행운이었다. 본작은 난해함이나 복잡성으로 무장한 음악이 아니라, 동화적인 커버만큼이나 목가적이고 아름다운 음반이었기 때문이다.


포크 트리오로 출발하여 1974년에 발표한 1집과 완벽한 프로그레시브록인 1976년의 3집 사이에 포크적인 요소와 동시에 프로그레시브록의 요소를 갖춘 본작이 위치한다. 특이하게도 악기 구성에 드럼은 완전히 빠져있는데(#2에서 하이햇과 베이스 드럼이 등장하는 게 전부다) 그럼에도 관악기와 기타가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다양한 관악기(플룻, 색소폰, 클라리넷, 피콜로 등)의 절묘한 배치와 어쿠스틱 기타와 베이스가 목가적인 분위기를 이루는 동시에 멜로트론과 키보드들(또다른 캐나다 밴드 Et CeteraOndes Martenot라는 moog의 전신격인 오래된 신디사이저를 연주해줬다고 한다)이 심포닉 프로그레시브록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Serge Fiori의 낭만적인 보컬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어느 곡 하나 버릴 게 없으리만큼 훌륭하지만, 단 한 곡을 선택해야 한다면 역시 #3이 가장 명곡이 아닐까 싶다. ‘가을, 많은 것들의 떠남’이라는 부제답게 쓸쓸함이 물밀 듯 밀려오는 10'25"에 달하는 대곡이다. 그럼에도 싸구려 감성이나 자폐성에 기대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보컬과 떨리는 듯한 어쿠스틱과 심포닉 사운드만으로 10여분이 채워져 있다. 특히 6'46"부터 반복되는 기타와 키보드 위에 베이스, 코러스, 멜로트론이 차례로 덧씌워지며 절정을 향해가는 2분여간의 연주는 가슴을 파고들어 중독성까지 띨 정도로 멋진 부분이다.


본작의 가사는 형이상학적인 내용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만, 불어를 모르는 관계로 이해할 수 없어 유감이다. 그러나 가사를 알아듣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음악 속에서 아름다움과 감동을 느끼는 것을 보면, 역시 음악은 만국 공통의 언어라는 생각도 잠깐 해본다. 정말로, 아름다운 음반이다.(2005-7-1)



덧: Harmonium은 5년 동안 3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1장의 라이브 앨범만을 남기고 해산해버렸는데, 그 이유는 자신들이 만들 수 있는 최선의 음악을 이 4장의 음반에 다 쏟아부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한다. 놀라운 자신감이 아닐 수 없다. 이중 이들의 3집 [L'Heptade]의 밴쿠버에서의 실황 앨범인 [En Tournee]를, 작년에 M2U가 세계 최초로 복각하여 발매했는데 이 음반 또한 명반이라는 소문(?)이 있다.


링크(쉬프트 클릭하세요):

Los Canarios - [Ciclos] http://www.phono.co.kr/goodsView.do?goodsNo=506807

Harmonium - [En Tournee] http://www.phono.co.kr/goodsView.do?goodsNo=570483

Ondes Martenot 설명 http://blog.naver.com/homewalk80/14001333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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