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원래 계획은 달리기, 도수치료, 약속시간 전까지 여성주의 책 읽기, 였다.

그런데 달리기랑 도수치료 하고 나니 너무 힘들어서 도무지 꼼짝도 할 수가 없는 거다. 하는수없이 나는 밥을 먹고 낮잠을 청했다. 자고 일어나서 약속장소로 갔는데, 어차피 까페에 가 책 읽을 시간은 안될 것 같아 작고 얇은 책을 하나 들고 나갔으나 한 페이지도 들춰보진 않은 채로 약속 시간,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휴. 고된 오전이었다니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내가 그 사람을 만나 어떤 기분을 느끼게 될 지 그리고 상대에게 어떤 기분을 주게 될 지 알 수 없다. 그렇게 토요일에 알라디너를 처음 보는 자리, 와- 엄청 깜짝 놀랐네. 여성주의 공부하면서 외모 평가하지 말자,외모에 대한 얘기는 금지하자고 늘 부르짖었지만, 나도 모르게 '엄청 미인이시네요!' 가 튀어나왔다. 아, 이런거 안할라고 했는데.. 쩝... 그리고 나에 대해 새롭게 안 사실이 있는데, 내가 미모로운 사람과 있으면 엄청 기분이 좋아진다는 거였다. '나 미모로움 앞에서 기분 좋아지는 그런 사람이었나?, 예전에도 그랬었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렇지만 난 늘 외모를 보지 않고 연애를 해왔잖아?' 로 자연스럽게 생각이 흘렀고, 집에 가는 길에는 음... 그래서 대부분의 나의 연애가 그렇게까지 행복한 건 아니었나...하는 생각을......


그만두자, 이런 얘기는.. 


아무튼 외모로 사람을 사랑하진 않지만 미모로움 앞에 기분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정도로 마치도록 하겠다. 


우리는 만나서 냉동삼겹살을 먹었다. 2인분을 주문하고 다 먹어갈 때쯤 1인분을 추가 주문했는데, 그제서야 내가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아뿔싸... 삼시세끼 게시판에 올려야 하는데... 삼시세끼 게시판의 글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데.... 부랴부랴 3인분을 먹으면서 사진을 찍어서 사진이 초라하다.



뜨거운 불 앞에서, 고기가 구워지느라 시끄러운 와중에 수다를 떨면서 이걸 다 먹었다. 고기 3인분, 소주 세 병!!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냉삼 버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이제부터는 좀 슬픈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2차로 가서 맥주랑 먹태를 주문했다. 배부르니 먹태 먹자고 주문했는데 막상 먹태를 많이 먹지 못한거다. 조금 먹어서 엄청 많이 남긴거야. 흐음.. 너무 아까운데? 그래서 이것에 대해 대화를 나눈 뒤 최종적으로 내가 포장해가기로 했다. 먹태를 주문하고 맥주를 마신 곳은 치킨 집이었는데, 남은 먹태 포장해 달라 했더니 치킨 담는 박스에 포장해 쇼핑백에 넣어주셨다. 어휴, 포장 너무 잘해주셨네요. 그걸 그냥 들고 오면 됐을텐데, 비극은 이제부터 시작이니, 나는 쇼핑백에서 박스만 빼서 내 가방에 넣어버린 것이다. 손에 뭐 잔뜩 들고 다니기도 싫고 게다가 비가 와서 우산도 들어야 해서 짐을 줄이는 것이 상책! 그렇게 먹태를 가방에 넣고 집에 갔다.


다음날 아침에서야 '아 맞다 어제 먹태 포장했지' 하고 가방에 꺼내서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거실에 계신 아빠가 이게 무슨 냄새냐고 하실 정도로 먹태 냄새는 강하게 온 집안에 퍼졌고, 으 냄새 너무 싫은데? 저녁 때 맥주 안주로 먹을거니까 일단 치워두자, 하고 나는 먹태를 베란다로 옮겼다. 그러다 문득, 아니 이렇게 냄새 강한데 그렇다면 내 가방은 괜찮을까? 하고 부랴부랴 가방을 들고 냄새를 맡으니 하아- 먹태 냄새가 진동을 하는거다. 


마이


ㅠㅠ


문제는, 내가 들고간 가방, 먹태 넣고 온 가방, 루이비통 이었다. 예정대로 나가서 책 읽을 거였으면 백팩 메고 갔을텐데 ㅠㅠ 낮잠을 자는 바람에 루이비통을 ㅠㅠ 엄마꺼 ㅠㅠ 근데 루이비통에서 먹태 냄새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악 이게 뭐야, 하고 고개를 절로 피하게 되는, 그런 냄새가 루이비통에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급한 마음에 일단 베란다 빨랫대에 널어두었다. 베란다 바람도 잘 들어오니 냄새야 빠져라. 그런데 오후에 어느정도 빠졌나 하고 냄새를 확인하니 여전히 먹태 냄새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뭔지알쥬 찌린내 같은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2주전인가 백화점 갔다가 샀던 방향제를 가방 안에 넣어두었다. 이 방향제 비싼건데 ㅠㅠ 그런데 루이비통 살리자, 하고 내 방에 걸어두었던 방향제를 가방에 넣었단 말야?


바로 이거다.




저녁 때 어디 좀 빠졌나 보자, 하고 다시 냄새를 맡았는데, 이 방향제의 향과 먹태 향이 동시에 나고 있는게 아닌가! 하아... ㅠㅠ 증말 지독한 냄새가 나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시간이 좀 더 필요할지도 몰라. 조금 더 기다려보자. 나는 그런채로 잠이 들었고 오늘 아침. 어디 얼마나 빠졌나 보자, 하고 다시 냄새를 맡았는데 여전히 지독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하아- 어떡하지. 일단 방향제는 빼서 다시 내 방에 걸어두고, 나는 어거지로 가방을 뒤집었다. 뒤집어서 다시 빨랫대에 걸어두엇다. 아 어쩌지 ㅠㅠ 너무 지독해서 가지고 다니지를 못하겠어. 내가 잘못했다 진짜. 이놈의 먹태. ㅠㅠ 엄마는 비닐에 싸서 넣던가 따로 들고오지 그걸 왜 거기다 넣어왔냐고 하시고 그러게.. 내 생각이 짧았어 ㅠㅠ 나는 지금 이걸 해결을 못해서 미치겠다. 이거 가방 들고 매장 가면 해결해주는 부분일까.. 아니면 스프레이 피죤.. 뿌려야 하는걸까. 그래도 되는걸까 ㅠㅠㅠ 아 진짜 먹태 찌린내 때문에 미츄어버리겠다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걸 그냥 남기고 올걸 왜 포장한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아-



책을 샀다.

(네??)

안산다고 해놓고 목요일까지 잘 안사고 있다가, 금요일에 샀다.

회사 동료에게는 '그래도 중고로 샀어' 라고 말했다. '다섯권..' 샀는데 세 권만 와서 오늘 책탑은 세 권이다.


















[사라지는 대지]는 왜 샀는지 잘 모르겟다.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던건데 왜 넣어두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 여하튼 샀다.


[순례주택]은 일전에 트윗에서 인용문을 보았는데 그 인용문이 좋아서 샀다. 그 인용문이 뭐였지, 궁금해 다시 찾아보려고 했는데 찾을 수가 없네. 그래서 그 인용문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인용문이 좋아서 사자, 했던 책이다.


[레몬 블루 몰타]는 몰타 궁금해서 보려고 산 책이다.



아, 그리고 에어팟 샀다. 흠흠.

에어팟 끼고 편하게 두 번 달렸다.




여러분, 나 먹태냄새 좀 빼줘. 여러분 집단 지성의 힘을 빌립니다. 이거 어떻게 없애는지 아시는 분 댓글 꼭 부탁드립니다. ㅠㅠ



그리고 여러분, 술 마시다 먹태 안주 포장할 때는 꼭 따로 들고 가세요. 명심, 또 명심할지어다!! 


ㅠㅠ


먹태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먹태 냄새 때문에 너무나 괴롭다 증맬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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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7-22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먹태 루이비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근데 그런 경우가 없어서 집단지성에 도움을 줄 수가 없네요...?! 안타까워라.
남자외모는 안 보는 다락방 여자외모는 보는구나? :p

다락방 2024-07-22 10:51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저 진짜 외모 안봅니다. 다만, 다만.....

그나저나 저 먹태 냄새가 진짜 저를 미치게 하네요. ㅠㅠ

잠자냥 2024-07-22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 그러고 보니 지난 토요일에 제가 만난 그 곰탱이도 자기 말대로 한미모하더군요.
아니 근데 웃긴 건 탈코 외치던 사람들이 이러기예요? 다락방은 만나자마자 미모칭찬에... 탈코 외치던 곰탱이는 그날 풀메장착에... 나원참.. 제가 어처구니없어서 곰탱이한테 ˝너 탈코라며!˝ 했더니 ˝탈코가 뭐예요?˝ 곰탱... 저 꼬신다는 일념으로 풀메장착했다고.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22 10:54   좋아요 1 | URL
반성하고 있습니다. 다른 식으로 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떻게 말해야 했었을까. 생각해보는데 뭔가 대체할만한 단어가 떠오르질 않아요. 애초에 그 얘기를 하지 않았어야 맞는 것인데.. 쩝..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렇지만! 저는 화장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노메이크업이고 화장품도 없습니다. 헤어스타일도 신경쓰지 않기 땜시롱 막 뻗치고 다닙니다. 상대가 누구든 성별이 어떻든 사적이든 공적이든 그렇게 나갑니다. 그 점, 미리 밝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7-22 10:58   좋아요 1 | URL
미모로운 분들 저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 분들 둘 다 그럴 줄 알았지요 ㅎㅎ


다락방 2024-07-22 12:03   좋아요 1 | URL
저도 두분 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ㅎㅎㅎㅎㅎ

독서괭 2024-07-22 12:56   좋아요 0 | URL
풀메장착 곰탱이라니 ㅋㅋㅋㅋ

건수하 2024-07-22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태 루이비통 ㅠㅠ

냄새 분자가 백 안에 묻은 것 아닐까요...? 환기도 환기지만 한 번 잘 닦아보시면 어떨런지....
물티슈로는 안되나... 가죽전용 세제라던가요....


그나저나. 책도 사시고 에어팟도 사셨군요? ㅎ

다락방 2024-07-22 12:04   좋아요 0 | URL
제가 진짜 먹태 냄새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인데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매장에 전화해서 물어봐야겠어요. 아놔.. ㅠㅠ

그러게요. 책도 사고 에어팟도 샀네요? (먼 산)

2024-07-22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2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2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24-07-2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에어팟 결국! 짝짝짝! 편하게 달리셨다는 걸 보니 다행히 귀에 잘 맞나 보네요 ~

다락방 2024-07-22 12:05   좋아요 1 | URL
빠지지 않아서 확실히 달릴 때 편하긴 한데요, 달리고난 뒤에 이어폰 빼면 또 세상 시원하더라고요? ㅋㅋ 역시 귀를 막지 않는게 답인가 싶기도 하고요. 여하튼 잘 사용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만세!!

2024-07-22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4-07-22 12:12   좋아요 2 | URL
예쁘다 잘생겼다 라는 워딩 자체가 상대의 외모를 내가 평가한 것이 되고, 또 그것을 칭찬으로 쓴다는 건 거기에 더 높은 가치를 매기는 거잖아요. 결국 미모로움을 조장하는 사회가 되게끔하고 그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예뻐지고 싶게 만들고 더 잘생겨지고 싶게 만들고 그게 더 가치있어지면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게 되어버리며 다이어트와 성형수술로 이어지고.. 그래서 예쁘다 라는 것 자체를 지양하고 예쁘다 밉다를 아예 쓰지 않음으로써 예쁨에 가치를 두는 것을 축소해가려는 것인데, 이걸 뻔히 알면서도 사실 고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하도 오래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맨날 입으로 외모평가하지 말자, 예쁘다를 높은 가치에 두지말자고 부르짖은 제가 제 말을 어겨버리고 말았어요. 어휴..

그나저나 먹태 냄새 어떻게 뺄 수 있는지 좀 알아봐야겠습니다. ㅠㅠ

망고 2024-07-22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정도면 어머님이 등짝스매싱 날리셨어야ㅋㅋㅋㅋㅋㅋ환기를 오래오래 하셔야 할 거 같아요 제 경험상 저는 닭갈비 냄새였는데 베란다에 일주일 걸어놨더니 빠지더라구요🤣

다락방 2024-07-22 13:43   좋아요 0 | URL
저 루이비통 고객센터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냄새 빼는 기술은 없고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려야 한대요. 향수나 페브리즈는 뿌리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ㅠㅠ 일주일... 이면 될까요? 먹태 냄새 되게 지독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moonnight 2024-07-22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런 경우 신문지를 한장씩 구겨서 꽉 채워넣어요 며칠에 한번씩 갈아주고요. 제습과 탈취에 좋은 신문지^^;;

알라딘엔 미녀분들이 많군요. 아름다운 사람을 보면 참 기분이 좋아져요.흐물흐물 해져서 자꾸 웃게 되구요. 저도 모르게 와 참 미모로우십니다 얘기하기도 하고요ㅎㅎ;;. 녹은 아이스크림 꼴이 될까봐 다락방님과의 만남은 피합니다.♡(수줍///)

다락방 2024-07-22 13:45   좋아요 0 | URL
오오 신문지를 구겨서 꽉 채워넣기!! 제가 오늘 집에 가면 이걸 한 번 해보겠습니다. 오오 이거 해볼만할 것 같아요. 신문지!! 메모메모~

그리고 문나잇 님, 무슨 말씀이세요. 아이스크림 되지 않습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그냥 중년 아저씨 외모... 킁킁.

독서괭 2024-07-22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저는 명품가방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알콜소독제 뿌려보시는 건.. ㅜㅜ 가방에 음식 함부로 넣는 거 아니라는 교훈을 얻고 갑니다.
청아님 미모, 기억해두겠습니다.
어쩌죠 저는 나중에 락방님 만나게 되면 드레스 입고 가야.. 화장은 못해서..
아니 고새 책을 또 사시다니!! 못 말려~!!

다락방 2024-07-22 13:47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저도 화장 안하기 땜시롱 돈 워리 하시고 절 만나러 나오시면 됩니다. 책 앞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가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가방에 음식 생각없이 넣는건 정말이지 조심 또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처럼 두고두고 스트레스 받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기를 바라야겠네요.

그러니까요, 고새 책을 또 사다니..(오늘 또 샀답니다?) 7월에 안사겠다는 다락방은 어디갔나요? ㅜㅜ

건수하 2024-07-24 15:30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다락방님을 만나실 때는 향수를 뿌리셔야 합니다 ㅎㅎ

독서괭 2024-07-24 19:12   좋아요 1 | URL
향수는 있습니다!! (든든)

달자 2024-07-22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죽가방인가요? 가죽가방 냄새 빼기...이런 걸 찾아봐야하나ㅠㅠㅠㅠ 방향제 ㅋㅋㅋㅋ 가방 안은 소나무향+먹태향이 함께 나는 건가요ㅠㅠㅠ....그나저나 에어팟을 끼고 달리셨다구요?!저는 귓구멍이 작아서 그런지 그냥 가만히 있을 때 껴도 조금 있으면 스르륵 빠져요 가끔은 그냥 걷다가 바닥에 툭툭 떨어진다는 ㅠㅜ..

얄라알라 2024-07-23 00:17   좋아요 1 | URL
아...달자님 말씀 읽고 보니, 먹태가 문제가 아니라 가죽가방이라는 게 문제인가보네요

˝미모로움˝이라는 단어는 다락방님이 쓰시니 더욱 멋져버려요 ^^

[순례주택] 완전 재밌어용

다락방 2024-07-23 10:29   좋아요 0 | URL
루이비통 매장에 전화했더니 냄새 빼기 기술은 없고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데, 위에 문나잇 님께서 신문지 넣기 말씀해주셔서 일단 어제 집에 가서 신문지를 구겨 마구 넣어놓긴 했습니다. 신문지가 마법을 부려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ㅠㅠ

그리고 루이비통은 아마 가죽이 아닐거에요. 그래서 가방의 무게가 가벼운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가죽.. 아닐걸요? (확신을 못하겠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7-24 15:30   좋아요 1 | URL
저도 에어팟 빠져요.. 그래서 못씁니다 ;ㅁ;
에어팟은 빠지고 삼성 버즈인가? 그건 잘 안 들어가고...

2024-07-23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3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3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3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24-07-25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이비통 가방은 나아지고 있을까요?
햇볕에 말리면 좋을 것 같은데 장마철이니...

다락방 2024-07-25 22:49   좋아요 0 | URL
일단 신문지 구겨서 잔뜩 넣어두었어요. 며칠 있다 꺼내보려 합니다 ㅠㅠ
 

네번째로 핵가족은 생산 노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는가정주부·노인과 아동들을 사회의 핵심적 변화가 일어나는 영역에서부터 격리하여 소외시키고 있다. - P212

가족에 관하여 마르크스, 엥겔스, 베벨, 레닌, 체트킨, 콜론타이 등이 공유한 의견은 혁명이 성공하여 여성의 경제적 예속이 종식될 때 이상적 가족 형태, 즉 프롤레타리아 동지애적인, 진정한 애정에 기반을 둔, 따라서 이혼이 용이한 일부일처제proletarian heterosexual serial monogamy (Barrett and McIntosh,
1982: 18~19)가 저절로 실현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주장은 당시 상황에서 매우 진보적인 것이었으나 지금의 상황에서 볼 때는 한계를 갖는다. 즉, 이들은 가족이 갖는 이데올로기적 구속력, 특히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에 관한 문화적 구성을 간과하고 여전히 이성간의 소유적 사랑에 대한 낭만적 인식을 고수함으로써 가정내의성 역할에 관한 고찰이라든가 성 관계 sexuality와 부모됨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질 여지를 없애버린 것이다. - P213

버나드Bernard (1971)가 말하고 있는 자의식이 얕을수록 행복한 아내가 될수 있다는 ‘행복한 결혼의 패러독스‘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고 바쁘게 지낼 수 있는 주부가 바로 ‘행복한 주부‘인 것이며, 끊임없이 집안 소제를 하는 경우라든가, 에어로빅·계모임. 꽃꽂이 · 박물관 대학 등의 여가 선용 활동이 주부의 삶에 큰 비중을 갖게 되는 연유도 이와 관련된다. - P231

실제로 낭만적 사랑이란 실체라기보다는 산업화와 더불어 대두된 이데올로기이며 배우자의 경제적 의존성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샐스비 Salsby (1985)는 밝혀내고 있다.
한국과 같이 남녀 교제의 역사가 짧은 사회에서 낭만적 사랑의 환상에서 생기는 문제는 심각하다.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 인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사랑을 하는 것, 그리고 서로 연애의 상대가 되기 위해 남성은 더욱 ‘남성적‘으로, 여성은 연약하고 의존적인 존재로서 스스로를 부각시키려는 것은 그들이 이룰 가족 관계 형성의 토대를 허약하게 하고 있다. - P232

남편의 사랑에 매달리는 현상은 또한 남편의 역할 과중 내지 소시민화를 강요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실제로 "남편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는 것이 비취업 주부들이 남편에 대해 갖는 가장 큰 불만 중의 하나로서, 직업이 있는 여성에 비해 직업이 없는 여성을 아내로 삼은 경우, 남편은 아내의 삶에 대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또한 현대 사회의 소시민화와 탈정치화 현상은 이러한 단란한 핵가족에 대한 환상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 - P233

비취업 주부의 삶의 형태가 갖는 또 다른 사회적 비중은 (1) 그것이성에 따른 역할 분담을 구조적으로 지속시킨다는 것과: (2) 과잉소비와 과시 성향의 증가 그리고 (3) 계층간 격차를 심화시킨다는점에서 찾아진다. 가정일을 전담하는 직업이 여성의 지배적인 삶의 형태인 한, 성역할 고정 관념은 깨어지지 않을 것이다. 주부는 바로이 고정 관념을 구체화시키는 주요 집단인 것이다. 또한 상업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여유 있는 층의 주부의 삶은 마치 ‘여가‘의 상징인듯 간주되고, 많은 여성들에게 일을 하지 않고 사는 삶이 바람직한 삶인 듯한 가치를 심어주고 있다. 여성의 삶의 최대의 목표는 남편을 잘 만나는 것이며 그래서 큰 집에서 고급 의상을 걸치고 ‘일‘을 하지않고 오직 취미 생활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 하나의 이상적 삶의 양태로 비추어지고 있는 것이다. - P233

즉 치열한 학력 사회에서 한칸 방에 살면서 부모가 모두 노동을 나가야 하는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동과 자신의 공부방을 갖고 있으며 자주 학교를 방문하는 여유를 가진 어머니의 세심한 관심과 지도 속에서 자라는 아동이 벌이는 경쟁이 공평한 것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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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아니고 좀 전인데
오늘 처음 만난 알라디너랑 2차 ㅋㅋ 맥주 작은 줄 알고 두 개 주문했는데 큰 거 나와 당황했지만 뭐, 다 마셨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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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7-20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오 ㅋㅋ 나한테서 삼겹살 냄새가 너무 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7-20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세 분이 만나신거에요??

다락방 2024-07-20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 포함 2인 입니다!!!!!

독서괭 2024-07-20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나!!!

독서괭 2024-07-20 22:35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세분이 만난 줄 ㅋㅋㅋ 여기선 또다른 만남이 이루어졌군요?? 누구랑 만나신 건지 궁금!!

다락방 2024-07-20 22:54   좋아요 4 | URL
저 이 댓글 읽고 왜 이분들이 세분이라 하시지? 하고 피드 보다가 그 만남!! 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청아 2024-07-20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이런 우연이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4-07-20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딱 시원해 보임....행복한 시간 보내시어요^^ 두 분의 알라디너님~~

잠자냥 2024-07-21 0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 말고 누굴 만난 거여….?‘🤣🤣

건수하 2024-07-21 0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알라디너 만남의 날…!

달자 2024-07-21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오늘 정말 무슨 일이야…!!!!

자목련 2024-07-2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굴 만나셨을까?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moonnight 2024-07-21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무척 시원해보여요 즐거운 시간이셨을 듯 부럽네용^^

야클 2024-07-21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사진 보니 LG ‘켈리’ 방출 얘기가 안주였을 듯요.
 
사랑의 갈증 페이지터너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빛소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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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미치겠다.
사랑에 빠진 여자 때문에 미치겠고 사랑에 빠지지 않은 남자 때문에 미치겠다.
장담하건대 이 책의 결말은, 그가 하인이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가 하인이 아니었다면, 그랬다면 이야기는 이런 식으로 흐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하인이었다.
아 정말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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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7-18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 물 좀 줍쇼!!!! 목 마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18 10:44   좋아요 0 | URL
어휴 진짜 미치겠네요 진짜루 ㅠㅠ

다락방 2024-07-18 10:45   좋아요 1 | URL
전 이 책 읽으면서 잠자냥 님이 미시마 유키오를 놓지 못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전 이제부터 하나씩 뽀개볼 참입니다.
제가 일전에 이 작가의 다른 작품 읽고 주인공 막 욕했던 적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잠자냥 2024-07-18 10:55   좋아요 1 | URL
미시마 유키오... 인간 자체는 빻았는데 작품은 진짜 외면할 수가 없다니까요.
이 책 하고 같이 나왔다가 절판된 책이 있는데 <비틀거리는 여인> 이 작품도 좋았어요.
http://aladin.kr/p/SFTBG
(오잉?! 중고 가격 엄청나다... 나 있는데 ㅋㅋㅋㅋㅋ)
다락방 님이 읽을 기회가 생기길 바랍니다~!!
이 출판사에서 복간해줘도 좋을 것 같은데....

다락방 2024-07-18 10:56   좋아요 1 | URL
복간을 기다려보겠습니다. 중고가 25,000 원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18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급사회타파하라!
신분제는악이다!

다락방 2024-07-18 1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난하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모른다! 모른다고!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사랑이 뭐여!!!!!

잠자냥 2024-07-18 10:50   좋아요 1 | URL
하인 빙의 재벌 다락방

다락방 2024-07-18 10:54   좋아요 3 | URL
재벌이라고 하인의 마음을 모르겠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사랑을 모르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도 미치겠고 말이지요. 별 생각 없으니까 늙은이랑은 육체적 관계도 맺을 수 있고. 어휴 참 인간이란 이렇게 약하고 복잡하고 보잘것 없고..

잠자냥 2024-07-18 10:56   좋아요 1 | URL
다락방 님 반응 보니까 다시 읽고 싶어지는 마음...ㅋㅋㅋㅋ

다락방 2024-07-18 11:04   좋아요 1 | URL
이 작가 이름으로 검색해보니 마침 집에 있는 책이 있네요? 껄껄. 그걸 읽어봐야겟어요. 그 전에 사둔 다른 책들도 좀... 흠흠.

잠자냥 2024-07-18 11:12   좋아요 0 | URL
좋은 자세다!!!!
일단 또 새 책을 안 질렀다니!!

다락방 2024-07-18 11:27   좋아요 1 | URL
이번 주에 아직 한 권의 책도 사지 않았습니다. 동료가 점심 먹을 때마다 물어요. ˝오늘도 안샀어요?˝하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18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시아버지 싫어..... 난 할아버지도 싫어.....

잠자냥 2024-07-18 11:11   좋아요 0 | URL
변태할아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18 11:27   좋아요 1 | URL
자기 손이 닿을 수 있는 젊은 여자를 육체적으로 소유하기. 너무 역겨움... 으... 너무 싫어요. 역겨워 으... 비굴하고 역겹다. 그런데 세상엔 그런 늙은남자들이 많다.... 으.....

달자 2024-07-1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한국 가면 이 책부터 먼저 읽기로 결정 땅땅(다다음주에 한국에 가기 때문...!!!)

다락방 2024-07-19 08:06   좋아요 1 | URL
오오 한국 오시는군요, 달자 님!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쉬는 겁니까!!

nada 2024-07-22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시마 유키오 한때 깊이 사랑했었습니다.
거의 전작 다 읽었었는데...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좀 김빠지긴 했지만
지금도 천재 작가라고 생각해요.
 

주겠다고 할 때까지 끝없이 칭찬을 늘어놓을 그에게 에쓰코는 아낌없이 줘버리고 야키치 앞으로 도착한 전보를 챙겨 돌계단을 올랐다. 그녀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부로에게 겨우 두 켤레의 양말을 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졸라대는 배달부에게 볼펜을 주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그럴 수밖에 없지. 사랑하지만 않는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엮는 일 따위는쉽게 할 수 있어. 사랑하지만 않는다면… - P97

사부로는 대답하지 않았다. 에쓰코는 대답을 기다렸다. 아직 대답이 없다. 침묵이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면 의미를 띠게 된다. 의미를 띠게 되는 그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 에쓰코에게는 버거웠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오히려 질문을 받고 있는 것은 그녀 쪽이 아니었을까…? 에쓰코는 밀짚모자 밑에서 고집스럽게 그림자놀이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부로의 옆모습을 가만히 엿보았다.
"너니?"
"그런 것 같아요." - P162

에쓰코의 정신적 고통은 범람한 강물이 논과밭을 적시듯 서서히 육체의 영역까지 침범하기 시작했다. 통증은 정신이 행하는 역할극을 더 이상 감당할 수없을 때 발신되는 위험 신호에 다름 아니었다.
‘괜찮나요? 배가 침몰 직전이에요. 아직도 도움을 청하지 않을 건가요? 당신은 정신의 배를 너무 혹사시켰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의지할 곳을 스스로 상실한 채이 지경에 이른 거예요. 이젠 육체의 힘으로만 바다를헤엄쳐 나가야 합니다. 그때 당신 앞에 놓인 것은 죽음뿐일 거예요. 그래도 괜찮나요?‘ - P176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인가. 온 집안이 에쓰코의 사랑을 알아차리고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이 녀석만 모르고있는 것이다.‘ - P205

사부로와 나란히 걷다가 인적 없는 자동차 도로에 닿았을 때 에쓰코가 상상했던 오사카 한복판을 지금 야키치와 나란히 걷고 있다. 인생은 어떠한 엇갈림으로 인해종종 이런 기묘한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 P211

에쓰코는 이 마지막 하룻밤 동안 형식상의 것일지라도 비밀을 갖고 싶었다. 사부로와의 사이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비밀을 갖고 싶었다. 사부로와 비밀을 나누고 싶은 것이다. - P221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또! 또 시작이다.
얼핏 유용해 보이는 이 단어는 여전히 그에겐 아무렇게나 살아왔던 평온한 삶에 불필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앞으로 살아야 할 삶에 불필요한 틀을 끼우는, 잉여의 개념으로만 느껴졌다. 이 단어가 생활필수품으로 존재하고, 때와 경우에 따라서는 이 단어에 생사를 걸수있는, 그런 삶이 영위되는 공간을 그는 가지고 있지 않다. 가지고 있기는커녕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은 것이다. - P230

사부로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으면 반드시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면 반드시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논리에 따라 행동한 적이 없다.
그래서 그는 또다시 대답하기가 난감했다. - P231

여태까지 귀찮고 성가신 응대에 지쳐 있는 동안 사부로가 가끔씩 눈을 치뜨고 바라본 에쓰코는 여자가 아니라 일종의 정신적인 괴물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정신의 살덩어리,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고 피를 흘리기도 하고, 기뻐서 비명을 지르기도 하는, 노골적인 신경조직의 덩어리였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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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 2024-07-16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하지만 않는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엮는 일 따위는 쉽게 할 수 있어‘라니 ... 무릎을 또 탁 치고 갑니다 이거 잠자냥님이 쓰신 글 보고 장바구니에 넣어놨었는데 다락방님도 읽고 계시는 군요! 불나방같은 사랑 이야기 달자는 또 읽지 않을 수가 없어..!

다락방 2024-07-17 07:55   좋아요 2 | URL
에쓰코라는 여주인공이 집에서 일하는 하인을 짝사랑하는데 그 남자가 양말 없이 다녀서 양말을 사거든요. 그런데 주기까지 엄청 망설여요.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줄 수 있을까, 하고요. 간신히 주는데 성공했는데 집에 찾아오는 귀찮게 이것저것 졸라대는 우체부에게 볼펜을 쉽게 주면서 생각하는 장면이에요. 정말 그렇지요. 감정 없으면 말이나 행동이 고민 없이 나오잖아요. 그렇지만 사랑을 하면, 특히나 짝사랑.. 을 하면 모든 말과 행동에 의미 부여가 되어서 힘이 들지요. 하아- 달자 님이 이 책을 읽게 되신다면 또 얼마나 근사한 감상을 적어주실 지 기대됩니다!!

blanca 2024-07-17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문장 너무 좋아서 줄 그었어요.

다락방 2024-07-17 10:10   좋아요 1 | URL
네, 사랑하는 사람의 내적 갈등을 너무 잘 잡아준 것 같아요!!

잠자냥 2024-07-17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양말 주고 싶은데 못 준 사람 있나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17 12:41   좋아요 0 | URL
저도 짝사랑을 좀 알지요. 지금은 안한 지 오래되었지만..(먼 산)

구름모모 2024-07-18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문장이 많네요. 눈길이 가네요.

다락방 2024-07-18 07:56   좋아요 0 | URL
네 좋은 문장이 많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