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한숨부터 난다.
재미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 책은 사랑 이야기인데, 여자가 침대에 몇 개월째 누워있기만 하는 '혼수상태'인 거다. 여자는 청각만 살아있는데, 여자가 입원해있는 병실에 한 남자가 잘못 찾아들면서 이들의 관계가 시작된다. 여자에게서는 쟈스민 향기가 나고, 남자는 그 향기를 좋아한다. 이들이 아마도 사랑을 시작하게 될 것 같은데, 대체 이 이야기는 어디로 진행될 것인가. 혼수상태의 여자와 사랑이 '시작'된다면, 그 찬란하고 아름다운 시작에 일단, 일상을 공유하는 게 힘들지 않겠는가. 희망적이 될지(그러니까 여자가 기적적으로 깨어난다든가!), 절망적이 될지 모를 이 이야기를 내가 읽어도 좋을까. 나는 온갖 소설과 영화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가슴아픈 등장인물에게 크게 이입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 이걸 내가 .. 감당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도대체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와 시작되는 사랑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서 읽고 싶은데, 그런데 슬프고 안타까울까봐 시작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 통화에서 망고남은 <라디오 스타>라는 프로그램에 '오상진' 아나운서가 나온 얘기를 했다. 처음에 그가 자신의 애인을 처음 만나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귀게 됐다, 그런 뉘앙스의 얘기였다. 그러자 프로그램 엠씨가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무어냐', '곧 결혼할 여친에게 빌려준 책이 무어냐' (이것이 정확한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물었고, 오상진은 이 책을 얘기했단다. 그런데 그 뒤에 엠씨들이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는 거였다. 아무도 이 책을 알지 못했던 것. 이 얘기를 망고남이 왜 내게 했냐면, 나는 당연히 이 책을 알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책을 많이 읽고 게다가 소설을 좋아하니까, 이 책을 당연히 얘는 알거야, 하는 생각으로 내게 했던 거다. 그러니까 그가 생각하는 적절한 반응, 또 내가 했으면 좋았을 반응은,
"오, 나 그 책 알지. (혹은 읽었지). 그거 중국 작가가 쓴 소설이야" 였던건데,
어디 사람의 일이 그렇게 생각대로 진행되어 지던가. 나는 '너는 (당연히) 알지?' 라는 그의 물음에 '나 모르는데?' 했다. 게다가 한 술 더 떠, '제목이 힐링서 느낌이네' 했던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는 '힐링서는 아닌 것 같던데?' 했고, 부랴부랴 내가 검색을 해보니, 소설이더라.
아...자존심 상해. 내가 이 세상의 모든 소설을 다 알 순 없지만, 당연히 그럴 순 없지만, 그래도 이 부분에서 아는 척을 똭- 해줬다면 완전 멋졌을텐데...몰라서 자존심 상해. 시무룩.... 그래서 일단 보관함에 넣어두었다. 그에게 나는 자기 주변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사람인데, 아아, 몰랐어, 이 책 존재도 몰랐어, 아아아아아, 자존심 상해. 부르르- 세상의 모든 소설을 죄다 읽어내고 싶다!!!! 으르렁-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어제 북플 친구가 이 책을 올리고 리뷰 쓴 걸 봤는데 급 호기심이 생겼다. 애정씬의 수위가 높다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또 그런 걸 좋아하니까? 그런데 이 책의 소개를 보면, '불륜 로맨스'라고 되어 있더라. 어? 불륜 로맨스? .... 불륜 로맨스 라는 게 성립될 수 있는 단어인가? 자기들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하면 로맨스고, 누군가의 법적 배우자라면 불륜 이니까, 불륜 로맨스...라는 게 없을 순 없고, 있겠지만, 불륜 로맨스? 흐음. 따지고 보면 레오와 에미도 불륜이었고, 안나 카레니나도 브론스키와 불륜이었지만...
이 책은 불륜 로맨스를 낭만적으로 그린 걸까????????? 뭔가 정체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라기 보다는 사실 야한 걸 읽어보고 싶다.....
벌써 4월 중순인데, 이번 해에 아직 비염에 시달리지 않고 있다. 어어? 비염 올 때가 지난 것 같은데? 혹시... 프로폴리스를 먹어서 내가 괜찮은건가?
비염에 프로폴리스가 좋다는 말을 아주 많이 들었고, 아이허브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후기를 보기도 했다. 그래서 잠깐 먹었었는데 내겐 큰 효과가 없이 비염은 잘만 찾아오는 것 같았던 거다. 그래서 잠깐 먹다 말았는데, 나이 들면서 뭔가 몸을 위해 비타민을 챙겨먹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과정에서 면역력에 좋다는 프로폴리스를 다시 먹어보자 생각하게 됐던 거다. 그래서 비염이 찾아오기도 훨씬 전부터, 한 3-4개월 된 것 같은데, 거의 매일 빠뜨리지 않고, 한 알씩 먹다가, 지금은 두 알씩 먹고 있다. 그런데 정말 비염이 안오는 거다. 아직 올 때가 아닌건가? 아니면 나 진짜 효과보고 비염 피해가고 있는건가? 궁금해진 나는, 내가 인터넷에 쓴 글들을 검색해봤다.
비염을 앓을 때마다 고통스럽다, 괴롭다, 때가 됐다 등등 글을 썼던 기억이 있던 터라, 알라딘이며 여기저기 내가 써둔 글들에 '비염'을 검색어로 넣고 검색했더니, 오오, 아니나다를까, 결과가 나왔는데, 봄에 내가 앓았던 때는 3월 이었어! 3월 초에 늘 비염을 앓는다고 써놨던 거다. 그런데 지금은 4월 중순이야. 꺅 >.< 나는 프로폴리스의 효과를 보고 있는 거야!! 아아, 기록은 이렇게나 의미가 있어. 이렇게나 중요하다. 아아, 기록하는 나를 나 자신이 사랑합니다 ㅠㅠㅠㅠㅠ
내가 아이허브에서 주문하는 프로폴리스는 이것. 후기를 보니, 모든 염증에 좋다고 한다. 비염을 앓는 여러분 참고하세요.
(hellas 님 보시라고 추가한 사진입니다!)
아침에 동료 직원이 커피를 내렸는데, 커피향을 맡고 기분이 좀 좋아진다. 나는 정말이지 좋은 냄새로 기분이 금방 나아지는 성향이 있는데, 나같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이 있을 것이다. 어제는 길을 걷다 바람이 부는데 내게서 좋은 향이 나는 거다. 내가 내 귀 뒤에 뿌린 향수 냄새가 내 코끝으로 와서, 또 너무 좋았다! 좋은 냄새는 진짜 너무 기분 좋게해! 커피 향을 맡고 기분이 좋아서 동료에게, 이 커피 냄새 맡으니 기분이 너무 좋아, 너도 좋으니? 물으니, 자기는 냄새 잘 못맡는다는 거다. 냄새 나는지 잘 모르겠다고. 아아, 그러나 나는 냄새를 잘 맡는다. 지독하게 잘맡어... 어디에서 보니까 냄새를 잘 맡는 사람이 식탐이 있다던데, 저로 들자면, 그 말은 사실이고요...
이 얘길 한 적이 있나 모르겠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의 집에 놀러간 적이 있다. 둘다 교복을 입고 있었고 친구의 집이 꽤 높은 층이어서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다. 거기엔 친구와 나 말고도 다른 아저씨 한 분이 타셨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음식 냄새가 나는 거다. 친구는 '떡볶이 냄새'가 난다고 했는데, 나는 '으음, 이건 떡볶이가 아니라 양념통닭 냄새인데?' 했고, 우리의 이런 대화를 옆에서 가만히 듣고 계시던 아저씨가 나에게 '학생 코가 귀신이네, 내가 양념통달 가져가고 있어' 이러면서, 양념통닭이 든 봉투를 들어 보이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랑 나랑 빵터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아저씨가 배달을 가고 계셨던 건지, 포장해 사가지고 가는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양념통닭이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이런 내가 싫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