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는 남동생과 함께 여동생 집에 다녀왔다. 여동생 부부가 다 외출해야 해서 남동생과 내가 조카들을 봐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남동생의 차를 타고 가는데, 차 안에서 남동생은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틀어두었다. 언젠가 남동생이 퀴어퍼레이드에 왜 그렇게 과격한 표현들이 등장하는지 물은 적이 있었는데 나는 제대로 답을 해주지 못했었다. 마침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김조광수'가 게스트로 나와서는 퀴어 퍼레이드와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호라, 그렇다면 내가 설명해주지 못한 것을 설명해줄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신이 나서 들었다. 한편으로는 남동생이 운전하면서 이런 걸 듣고 있다고 생각하니 '혼자 알아서 잘 하는 애를 내가 괜히 따라다니면서 잔소리 했구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듣다보니, 김어준의 발언들 몇 개가 턱턱 걸리더라. 왜 이렇게 말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어준은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했다. 어떻게 존재 자체를 반대하냐는 거다. 그건 존재인데, 그걸 누가 반대할 수 있냐고, 그건 말이 안된다고 했다. 오, 그렇지, 그렇게 말해줘, 라고 생각하며 듣는데, '싫어할 수는 있죠' 라고 하더라. 싫어할 수는 있고, 난 동성애 싫어! 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걸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말도 안되는 거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자꾸 '싫다는 감정은 가질 수 있다', '싫다는 말은 할 수 있다' 라고 하는 거다. 아, 그 말이 너무 불편한거다. 이에 김조광수는 '그래, 싫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싫다고 말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라고 하더라. 나는 이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생각에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감정에도 마찬가지로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현상을, 어떤 사람을 싫어하거나 미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을 입밖에 꺼내어 '싫다'고 말하는 것은, 김조광수의 표현대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상대가 소수자일 때는 더하다. '난 이성애자 싫어'라고 말할 때 듣는 이성애자들이 받아들일 상처와 '난 동성애자 싫어'라고 말할 때의 상처가 같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소수자임을 스스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 대고 '나는 네가 싫어'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감정에 자유가 있으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해도 되는 말일까? 그 말이, 상대방에게는 '그저 싫다'라는 말로만 들릴까?


이를테면, 걸그룹 멤버에게 '애교를 부려보라'고 방송에서 말하는 것이, 남성 아이돌에게 '애교를 부려보라'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을까? 레드카펫의 여배우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는 행위가, 남배우들에게 하는 그것과 같은 크기, 같은 의도로 보일 수 있을까? 이미 애교는 여성들이 타고나야 할 미덕 같은 게 되어버렸고, 여성들의 외모를 품평하는 것이 사회적인 문화가 되어 있는데, 그것이 같은 크기나 같은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일전에 한 티븨 프로그램에서 걸그룹 멤버에게 '애교를 부려보라'고 하는 걸 보고 진짜 토가 나와서 쌍욕을 내뱉었던 적이 있다. 어쩌면 그런 걸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시킬까. 동성애(자) 싫어! 라고 말하는 것이, 그들 앞에서 자유로워도 되는 걸까? 뭣보다, 동성애자를 싫어한다는 게, 감정이므로 괜찮은걸까? 그건 '내가 동성애를 하진 않아, 나는 동성애에 취향이 없어' 라고 고쳐 말해야 하는 건 아닐까? 내가 이미 '이런' 사람인데, 거기다 대고 '내 감정은 자유니까 그런 사람 싫어'라고 말하는 게, 조심성 없이 나와도 되는걸까? 아니면,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것 자체가 동성애자를 약자로 보는 차별인걸까? 



그리고 김조광수에게 물었다. 퀴어 퍼레이드에서 그렇게 과격한 노출을 하는 이유가 뭐냐고. 나 역시 그것에 대해 명확한 이유를 알지 못했던 터라 왜일까 궁금했었고, 그래서 관심있게 들었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퀴어 퍼레이드는 성에 대한 금기를 깨자는 것이므로 그렇게 표현된다고 하더라. 일 년에 한 번, 우리가 세상에 우리의 존재를 드러내면서 금기를 깨자고 말하는 것이므로 그런 표현 방식을 선택한다고. 그래서 아 그런 것이었구나, 그래 어떤 이유가 있었을거야, 하고 고개를 끄덕이려는데, 김어준이 이렇게 말했다.


"난 살이 많이 보일 수록 좋아요."



....아.....저 드립이..... 이 상황에서 칠 드립인가? 너무나 개저씨스러워서 깜짝 놀랐다. 나는 [닥치고 정치]를 재미있게 읽었지만 [나는 꼼수다]를 듣지는 않았다. 내가 아는 김어준은 정치에 대해 그리고 사회문화에 대해 넓고 날카로운 시야를 가진 사람이었는데, 농담이 너무 후지다. 그가 그런 프로그램을 진행해준다는 것에 대해 일종의 고마움을 갖고 있었는데, 저렇게 툭툭 뭔가 불편한 말들이 들리니까 혼란스러웠다. 내가 한 인간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건가....




페미니즘을 공부하면 할수록 한숨이 나고 남자들이 미워지는 게 사실이다. 그런 한편 소수자에 대한 내 생각과 시야 자체가 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페미니즘 공부가 필요하다. 약자인 나를 더 잘알고 이 차별을 없애자고 시작한 공부가, 다른 소수자에 대해서도 보는 눈을 다르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다른 소수자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게 됐달까. 나 역시 어떤 소수자에게는 이미 기득권인 사람일 수 있는 거다. 나는 세상에 더 많이 존재하는 '이성애자' '어른' 여성이니까. 세상에는 똑똑한 남자들이 정말 많다. 그만큼 똑똑한 여자들도 많다. 그러나 똑똑한 남자들이 세상을 보고 받아들이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자신이 기득권임을 인정하지 않는한, 똑똑한 여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소수자에 대한 시선이 달라질 수가 없다. 그토록 우러러 보였던 남성 지식인들이 페미니즘 앞에서 자꾸 실망하게 만든다. '학문적으로만' 페미니즘을 공부하고서는 전문가처럼 '여성'에게 가르치려 든다. 여성들은 실제로 차별받는 삶을 살았는데, 그 삶을 산 존재들에게 페미니즘을 가르치려 든다. 요즘에는 '공감능력'없는, '배려와 이해가 없는' 지식이란 얼마나 무용한가에 대해 생각한다. 그건 정말이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일전에 나는 남성들이야말로 로맨틱한 영화를 더 많이 봐야한다고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로맨틱한 영화를 보면서 남자와 여자 사이의 감정의 교류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 사이의 대화와 눈빛 그리고 태도등을 보면서 남자와 여자의 관계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공부해야 하는건 남자들에게 더 시급한 것 같다. 로맨틱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더 많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맨틱한 여성에서는 대부분 여성이 주인공이고, 그 여성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것들이 드러난다. 그런 것들을 보지도 않은 채로 무턱대고 여자들에게 '나는 진심이야'라는 식으로 들이대기만 해대면, 그런 남자를 '진심이니까' 받아줄 여자는 없다.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이 '성평등'에 대한 것이니만큼, 남성들이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나를 잠재적 가해자라고 생각하느냐'고 빼애액 거리기보다는, 대체 여자들이 왜그러는걸까, 를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중립이야' 같은 개소리 하지말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중립이 어딨어??



페미니즘 공부를 아직 시작하기 전의 사람들에게,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치마만드 응고지 아디치에'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가 가장 접근하기 쉬운 책인 것 같다. 특히나 책을 많이 읽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면 입문서라 생각되는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도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낯선 용어들 때문에 책장이 넘어가기 쉽지 않을 터. 그러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만으로는 당연히 부족하다. 그런데, '토마 마티외'가, 만화로 그려줬다. 고맙습니다.
















이 책에서는 모든 남성이 '악어'로 그려진다. 나쁜 남성과 그렇지 않은 남성들 모두가 '악어'로만 그려진다. 악어 대신 여자 인간처럼 남자인간을 그려둔다면, 많은 남성들이 '가해자'인 남자 입장이 되어 변명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의도가 있다.



결국, 남성만 악어로 표현한 것은 작가의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악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점은 여성의 관점이 충분히 보이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여성 또한 특정 이미지로 표현했다면 이 만화는 중립적인 관점에서 그려졌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도 중립적인 상태에 있지 않다.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 여성도, 그것을 그림으로 옮긴 작가도, 그것을 읽는 남성 독자 혹은 여성 독자도(아니면 하나의 성으로 명백히 구분할 수 없는 사람도. 하지만 그들 역시 자신이 살아온 삶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 따라서 내가 봤을 때, 아무도 중립적이지 않으므로 중립적인 입장을 갖는 체하는 것은 별 소용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중립적이지 않은' 우리가 자신에게 조건으로 주어진 제약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흔히들 자기는 '자기 자신'이며, 외부의 조건에 영향을 받거나 이상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는 이는 타인이라고 생각한다. (로랑 플륌, p.156)



이 만화를 보는 일은 불편하다. 세상 천지에 널린 숱한 성희롱과 성폭력을 대면하는 일이 어떻게 편하겠는가. 나는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성희롱과 성추행, 성폭행의 피해자였다. 아마 앞으로도 몇 번 더 그런 일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버스안에서, 지하철안에서, 길거리에서, 택시 안에서, 학교에서.. 얼마나 많이 더러운 농담과 손짓 앞에 노출되어 있었던가. 물론 어떤 여성들은 한 번도 그런 피해를 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들이 더러운 경험 몇 개를 가지고 있다. 이런 좋지도 않은 경험을, 대체 왜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져야만 하는가. 그 경험이 얼마나 무섭고 수치스러웠는지를 알기에 이 만화를 보는 일이 불편하다. 그리고 아프기까지 하다. 몇 번이나 책장을 덮고 한숨을 쉬어야 한다.










오늘 아침 아빠는 뉴스를 보시다가 밤에 귀가하다 남자가 쫓아아서 위험하면 공중전화 박스로 들어가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안에 들어가면 비상경보가 울리게 만들어놨다고 참고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알겠다고 했는데, 아빠는 결국 쓸데없는 말을 덧붙이셨다.


'하긴 뭐 너를 누가 따라오겠냐'



......아 너무 지저분한 발언이라 빡이 쳤지만, 번번이 싸우는 것이 너무 힘겨워 오늘 아침엔 기운 빼지 않기로 했다. 얼마전에도 아빠의 개념없는 발언으로 엄청 싸운 적이 있는데, 내가 싸워야할 것은 이 거대한 세상과 집단이기에 앞서 내 집안의 내 아버지부터인 것 같다. 여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한남충이 자신의 아버지가 아닐까... 가장 먼저 여성혐오에 맞닥뜨리게 되는 것도 자신의 아버지로부터가 아닐까. 그렇지 않은 아버지들도 있다는 걸 알지만, 나의 아빠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빠가 미개한 발언을 하는 것까지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계속해서 아빠가 하는 말이나 생각을 고치려고 해보지만, 갈 길이 너무나 멀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 아빠도 그런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피해자일 수도 있다. 교육과 환경의 피해자.



『악어 프로젝트』는 남성을 악어로 그림으로써 일반적인 이야기와 차별성을 갖는다. 여성은 사람으로 그려지고 남성만 동물로 표현되었으므로(게다가 내레이션은 경험담을 들려주는 여성의 '주관적인' 시점이다), 독자는 여성에게 자신을 투영하게 된다. 사실 남성은 자신을 여성과 동일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럴 기회가 거의 없기도 하거니와 공감 능력은 남자답지 않은 영역으로 간주하고, 소년들에게 그것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은 중요하며 근본적인 일이다. 만약 '악어'들이 잠깐만 멈춰서 2분 정도만 자신의 성희롱 또는 성폭력을 가하려는 여성의 입장이 되어본다면 절대 악어들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이 남성의 공감 능력 향상을 방해하는 것 같다.(로랑 플륌, p.159)




머릿속으로 수많은 것들에 대해 '싫다'는 감정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에서 그보다 더한 어떤 감정에 대해 생각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을 입밖으로 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 만약 내가 상대에게 '싫어요' 라고 말을 해야할거라면, 그것은 '잘못된' 것에 대해서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당한 것, 잘못된 것, 내가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 그렇게 말해야 한다고. 버스안에서 내 엉덩이를 움켜 잡는 사람에게 '싫어요'라고 말하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에게 '싫어요' 라고 말하는 것은 옳다. 이것은 내가 반드시 싫어요라고 말해야 하는 부분인 것이다. 물론 싫다고 말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그렇게 말함으로써 분위기가 망가질까봐, 그리고 혹여 더 큰 위험이 올까봐 참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고, 실제로 나도 그런 적이 있으니까. 그러나 상대의 존재에 대해 '싫어요'라고 말하는 것은 이런 것과 다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상대가 그렇게 존재하는데, 거기에 대고, '싫어요'라고 말하는 일이, 그냥 내 감정이라고 퉁칠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동성애를 하는 것이 내게 어떤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거기다대고 어떻게 '싫어'라고 말하는 것이 '그래도 되는 것'이 된다는 건가. 그것은 내가 인정하고 말것도 아니고, 좋아하고 싫어할 것도 아니다. 그건, 그냥 그 사람이 사는 삶이다. 




싫어요, 를 말할 때는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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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06-20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마리 악어로서 공감
합니다. 저도 김어준 좋아합니다만
ᆢ 저런 무뇌아적 발언은 실망스럽네요. 그렇지만 김어준에게 실수를 지적하면 금세 인정할것같습니다. 문제는 아예 대화가 불가능한 경우겠죠.

넵, 공부하겠습니다^^
악어에서 인간으로 진화하기위해 ~

다락방 2016-06-20 17:28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실수를 지적하면 인정하고 고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좋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아예 대화가 불가능한 경우가 문제가 되겠죠. 그럴 경우엔 누가 뭐라 해도 귀에 닿질 않을테니까요.. ㅠㅠ

공부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계속 하고 하고 또 해도 모르는 게 참 많은 것 같아요. 우리 같이 공부합시다!

낭만인생 2016-06-20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은 인간이 갖추어야할 최대 덕목. 또는 기본인 듯합니다.

다락방 2016-06-20 17:28   좋아요 0 | URL
네, 낭만인생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감을 갖추지 못한 채로 지식만 쌓는 건 정말 무용한 것 같아요.

rosa 2016-06-20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스북에서 이 책 소개글을 보고 나서 무조건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동성애에 있어서는 제 주변의 남성들 대부분이 적대적이었어요. 이상하게도 많은 여성들은 동성애자를 소수자의 문제로 인식하는데 말이죠. (물론 그렇지 않은 여성들도 있지만요.)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겠어요.

다락방 2016-06-22 10:02   좋아요 0 | URL
로사님, 저도 그 생각 했어요. 대체적으로 남자사람들이 동성애를 더 싫어하고 끔찍하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더 극단으로 치닫는 표현도 하는 것 같고요. 김어준도 남자들이 동성애를 `더` 싫어하는 것 같다고 하면서 `남성들은 다른 남성이 나를 성적으로 건드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무서워하는 거다` 라고 하던데(정확히 이런 워딩은 아니었고요 이런 뉘앙스였어요)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가, 하다가 사실 저는 일반적인 남자사람들이소수자에 대해 그동안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기득권이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들이야말로 더 페미니즘을 공부해야 되는 게 아닌가 싶어졌어요. 페미니즘을 공부하면 자연적으로 소수자에 대한 시야도 넓어질테니 말이죠. 아무것도 공부하지 않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니까 누군가의 존재에 대해 `반대한다` 라든가 `싫다`라는 말을 고민없이 함부로 내뱉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블랙겟타 2016-06-22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어프로젝트` 이 책 저도 읽어볼께요 !! 다락방님.

다락방 2016-06-22 08:24   좋아요 1 | URL
블랙겟타님이 이 책을 읽어본다 하시니 기분이 조크든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꼬 2016-06-2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수자에 대한 감수성이 달라지는 것. 과거의 무지했던 내가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게 공부의 미덕이라고 생각해요. 열공합시다. 평생! (같이 합시다!)

다락방 2016-06-22 11:39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래서 요즘엔 공부가 되게 재미있게 생각돼요. 더 많이 공부해서 좀 더 접근이 쉬운 책을 내가 한 번 써보는 건 어떨까, 하는 무모한 욕심 같은 것도 생기고요. 그래요. 우리, 계속 같이 공부해요! 과거의 나를 부끄러워하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수 있다는 거, 그게 바로 성장인 것 같아요! >.<

감은빛 2016-06-2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다락방님과 같은 이유로 김어준의 팟캐스트는 듣지 않습니다.
김조광수 감독님을 손님으로 불러놓고 자꾸 `싫다는 감정`에 대해 언급하는 건 예의가 아니네요.

김조광수 감독님은 참 멋진 분이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인권 조례 토론회 기획 회의와 녹색당 선본 뒤풀이 자리 등
서너번 술 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고,
바로 앞에 앉아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차별에 맞서온 세월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화책 보관함에 담고 갑니다.
비록 한 마리의 악어지만,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락방 2016-06-22 17:07   좋아요 0 | URL
저 방송만 듣고 판단한거지만, 김어준은 본인이 되게 똑똑하고 배려있고 이해한다는 자신감이 과잉되어 있는것처럼 보였어요. 그런 자신감이 다른 이들에게 쫄지마! 라고 말하게 만든거긴 하겠지만, 전 좀 듣기가 불편하더라고요. 저는 앞으로도 또 듣게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렇게 걸리는 부분은 계속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한편, 참, 완벽한 사람도 없고 내 입맛에 딱 맞는 사람도 없는 것인데 내가 너무 김어준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감은빛님 말씀대로 예의도 없게 느껴졌고 고민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늘 잘 읽어주시고, 잘 대꾸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요즘에는 리액션이 좋은 사람이 너무 좋더라고요. 리액션 없으면 너무 사람을 김빠지게 만들어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