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에 미국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어떤 주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기자의 첫 질문은 상당히 도발적이었다.


기자:    내가 당신에게 '니그로'(흑인을 비하하는 말)라고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프리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기자: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프리먼: 만약 내가 당신에게 '바보 독일 암소' 라고 말하면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기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프리먼: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기자:    난 관심이 없으니까요.
프리먼: 나도 똑같습니다.
기자:    그건 일종의 눈속임 아닌가요?
프리먼: 당신이 나를 '니그로'라고 부르면 문제는 당신에게 있지 나한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잘못된 단어를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나는 관심을 끊어 버림으로써 문제를 갖고 있는 당신을 혼자 내버려 둘 겁니다. 물론 행동으로 나를 공격한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죠. 그러면 단언컨대 나 자신을 방어할겁니다. (pp.27-28)

















밑줄 그은 문장들이 많고, 다 읽고 나서 페이퍼를 써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앞쪽에 나오는 저 모건 프리먼 인터뷰가 너무 좋아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을 내게 추천해준 친구는 모건 프리먼 아저씨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고 했는데, 와, 정말 그렇다. 소름끼치게 좋다. 모건 프리먼 아저씨가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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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4-01-0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백배입니다. 오늘 아침 여러가지로 우울했는데 힘이 되네요^^

다락방 2014-01-09 11:55   좋아요 0 | URL
첫 책이 <실업자> 였다는 비연님의 페이퍼 읽었습니다 ㅠㅠ
기운내세요, 비연님!!

섬사이 2014-01-09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으면,
현실에서는 만나기 힘든 멋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행복해요.
가끔은 이렇게 다른 분이 읽고나서 쓴 페이퍼를 통해서
소개받는 것도 참 즐겁고 기뻐요.

모건 프리먼, 영화에서도 내공이 느껴지더니
멋진 사람이었군요.

다락방 2014-01-09 13:04   좋아요 0 | URL
당신이 나를 '니그로'라고 부르면 문제는 당신에게 있지 나한테 있는 것이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다니, 정말 내공이 대단한 분인 것 같아요. 대체적으로 기분 나쁜 말을 들었을 경우 사람들은 발끈하기 마련이잖아요. 그렇게 부른 니가 문제가 있다, 라고 대응할 수 있다니!

저도 섬사이님처럼 이런 일화를, 이런 사람을 만나볼 수 있어서 책 읽는게 참 기쁘고 좋습니다. 헤헷

Mephistopheles 2014-01-0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넬슨 만델라와 친분이 돈독했다고 하던데...암튼 이 배우 아저씨도 범상치 않아요.

의붓 손녀와 45년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3번째 결혼에 성공한것만 보더라도.....^^

다락방 2014-01-09 13:41   좋아요 0 | URL
의붓 손녀와 결혼설은 루머 아닌가요, 메피스토님? 결혼했나요? 모건 프리먼이 2012년에 조작된 루머라고 공식입장을 내놓은것 같던데, 그 뒤에 결혼을 정말 한건가요? 만약 루머라면 모건 프리먼은 상당히 억울할 것 같아요.

뭐 손녀와 결혼을 했든 안했든 그 소문이 사실이든 그저 루머이든간에, 저 인터뷰가 멋진 건 사실입니다!!

레와 2014-01-0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잊지 말아야지..!!

다락방 2014-01-09 13:41   좋아요 0 | URL
좋지요, 레와님? 나에게 니그로라 부르는건 내게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너에게 문제가 있는거야, 라고 말할 수 있다니 말이지요.

잊지마요!

dreamout 2014-01-09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저자의 다른 책. 따귀맞은 영혼이 아주 괜찮았어요.
이 책도 담아야겠네요.

다락방 2014-01-09 13:46   좋아요 0 | URL
<따귀맞은 영혼> 좋다는 말을 저도 많이 들었어요. 저는 <따귀맞은 영혼>을 보관함에 넣어두어야 겠네요.
:)

2014-01-09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09 17:30   좋아요 0 | URL
문자 보냈습니다~

관찰자 2014-01-09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넬슨 만델라의 타계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자꾸 모건 프리먼의 트위터에 애도의 글을 남기니까,
넬슨 만델라 아저씨가
"나는 아직 살아있다 바보들아!. 제발 나와 넬슨 만델라를 헷갈리지 마라. 고맙다"
라고 남긴 일화가 생각나면서,
정말 다락방님 말대로,
이 아저씨 내공은 보통이 아니라고 느껴지네요.

아.
미리 생각하지 않고 닥쳐 오는 모든 상황에
이렇게 마치 오랜 시간 생각하고 준비한 것처럼 멋지게 대응할 수 있는것은 역시,
내공이랄 수 밖에....힝.

다락방 2014-01-10 12:32   좋아요 0 | URL
아, 그 트윗일화도 너무 멋지네요, 관찰자님!! ㅎㅎ
나이 먹는다고 반드시 내공이 쌓이는 건 아닐텐데, 그래서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저도 아주 잘 늙고 싶습니다. 차곡차곡 내공 쌓으면서 말이지요. 훗 :)

단발머리 2014-01-10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햐~~~~
"문제는 나한테 있는게 아니다." 모건 프리먼, 너무 멋져요.

모건 프리먼은 너무 멋지고요, 다 읽고 나서 페이퍼 써야지 했지만, 얼릉 달려와 이 페이퍼를 작성하는 다락방님의 모습이 눈앞에 선히 보인다면, 그건, 거짓말.....

이적이 부릅니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다락방 2014-01-10 12:3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단발머리님이 아마도 절 싫어하게 되실것 같은데, 그럼에도불구하고 고백하자면, 저, 아직, 이적의 거짓말 노래 안들어 봤습니다아아아아~~~~~~~~~~~~~~~~~~~~~~~~~~~~~~~~

오늘 참지 못하고 페이퍼 썼네요. 밑줄긋기만 하려고 했는데 왜이렇게 수다수다 할 말이 많은지 ㅠㅠ

하이드 2014-01-10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넬슨 만델라 서거했을 때, 모건 프리먼이 퍼킹 멍충이들아, 난 살아있다. 라고 짜증폭발 트윗했던거 생각나네요. ㅎㅎ

다락방 2014-01-10 12:31   좋아요 0 | URL
저 위에 관찰자님도 그 일화를 적어주셨는데, 저는 몰랐네요. ㅎㅎ 그런데 지금 검색해보니 모건 프리먼 계정 정지됐네요. 짜증나서 닫았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