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에 미국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어떤 주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기자의 첫 질문은 상당히 도발적이었다.
기자: 내가 당신에게 '니그로'(흑인을 비하하는 말)라고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프리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기자: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프리먼: 만약 내가 당신에게 '바보 독일 암소' 라고 말하면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기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프리먼: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기자: 난 관심이 없으니까요.
프리먼: 나도 똑같습니다.
기자: 그건 일종의 눈속임 아닌가요?
프리먼: 당신이 나를 '니그로'라고 부르면 문제는 당신에게 있지 나한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잘못된 단어를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나는 관심을 끊어 버림으로써 문제를 갖고 있는 당신을 혼자 내버려 둘 겁니다. 물론 행동으로 나를 공격한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죠. 그러면 단언컨대 나 자신을 방어할겁니다. (pp.27-28)
밑줄 그은 문장들이 많고, 다 읽고 나서 페이퍼를 써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앞쪽에 나오는 저 모건 프리먼 인터뷰가 너무 좋아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을 내게 추천해준 친구는 모건 프리먼 아저씨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고 했는데, 와, 정말 그렇다. 소름끼치게 좋다. 모건 프리먼 아저씨가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