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더 필름'의 노래 제목이다. 정말 노래 제목이 저렇다. 나는 어제 알라딘 마일리지로 음원을 결제하려고 했는데, 알라딘에는 더 필름의 내가 찾는 앨범 『우리 다시 연락해요』가 없었다. 아 이런 젠장. 그래서 멜론에 들어가서 다운을 받는데, 아, 나는 오케이캐쉬백도 없는 여자였다. 알라딘 적립금이든 마일리지든, 오케이캐쉬백이든 뭐든, 여튼 나는 뭐든 생기는 족족 바로바로 써버린다. 그게 몇백원이든. 이건 내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오는 삶의 태도다. 그러니까 내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적립금 모았다가 쓰지도 못하고 죽으면 아까우니까, 쓸 수 있을 때 다 쓰자, 하는 삶의 태도. (결론은 돈주고 음원샀다는 얘기)
어쨌든, 이 노래를 어제 듣게 됐는데, 마지막 나래이션 하는 부분은 오글오글 거리지만, 노래가 참..가사가 참..절절하다. 절절하고 뭐랄까, 노골적..이라고 할까? 복음을 전하는 노래의 느낌도 나면서(으응?), 예쁜 가사인데 멜로디는 어찌나 처량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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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일어나요
긴 밤 잘 잤어요
밥은 먹었어요
이제 그대 집을 나설 시간이에요
오늘도 잘 지내요
그대 나나나나나
햇살이 예뻐요
날씨가 참 좋죠
조금만 참아요 내가
오늘 저녁에 데리러 갈게요
오늘도 잘 지내요
그대 나나나나나
좋은 하루에요
지금은 뭘해요
보고 싶어져요 그댄
이런 내 마음도 몰라주네요
나는 한가해요
그대는 뭘해요
오늘은 왠지 꼭 예쁜
장미 한 송이를 사보고 싶어요
오늘도 잘 지내요
그대 나나나나나
좋은 하루에요
지금은 뭘해요
보고 싶어져요 그댄
이런 내 마음도 몰라주네요
내게 전화해요
음음음 정말
많이 기다려요 난 이래 항상
그대만 생각나요 보고파요
또 그리워요 나 감사해요
나도 기다려요
그대 고마워요
좋은 하루에요
지금은 뭘해요
보고 싶어져요 그댄
이런 내 마음도 몰라주네요
내게 전화해요
음음음 정말
많이 기다려요 난 이래 항상
그대만 생각나요 보고파요
또 그리워요 나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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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길, 이 노래를 듣는데 '오늘 저녁에 데리러 갈게요'라는 가사가 갑자기 귓구멍으로 숑- 하고 날아들었다. 아, 정말, 진심으로 그래줬으면. 왜냐하면 나는 어제 배송받은 알라딘 책박스의 포장만 풀고, 책은 꺼내지 않은채로 또 발밑에 밀어두었기 때문이다. 이걸 어떻게 가져가나, 또 한권씩 빼가지고 가져가야겠구나, 이러고 있는 상황. 그래, 데리러 와주면, 그러면 나는 박스안의 책들을 모두 싣고 갈 수 있지 않겠니?
내가 이거 무거워서 집으로 시키고 싶어도 요즘엔 아빠가 화를 내신다. 예전엔 책이라고 하면 예쁘다고 해줬는데..이젠 화를 내셔서..집으로 시킬수가 없다....하아- 그래서 다시 회사로 시키고 한두권씩 들고 가고 있는 상황. 하아- 나 어쩐지 불쌍하게 살고있네. 그러던참에 오늘 출근길,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제 처음 읽기 시작했는데, 초반에 이런 글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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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사 얼 브리그스는 현관 바로 앞에 링컨을 대놓았다. 그는 차에서 나오지도 않고 문을 열어주지도 않았다. 그의 임무는 코카인 판매 사건을 집행유예로 풀려나게 해준 데에 대한 대가로 차를 운전해주는 것뿐이다. 물론 빚을 다 갚을 때까지 만이다. 나는 시간당 20달러의 보수를 주고 그중 2분의 1을 수임료 명목으로 회수했다. 마약 거래보다는 더 안전하고 합법적인 벌이인데다 그의 본업이 운전사이기도 했다. 얼은 앞으로 바르게 살고 싶다고 말했고 나도 그를 믿고 싶었다.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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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겠다.. 사무실을 바로 나서면 현관 앞에 나도 대기중인 차가 있었으면.. 나도 기사 딸린 차가 있었으면.. 그러면 회사로 배달시킨 책을 집으로 옮기는 일 따위, 일도 아닐텐데. 율리시스 들고 가느라 토할것 같았던 기분 같은거, 그런거 안느껴도 될텐데..
만약, 내 차를 운전하는 기사가 된다면 매일 근무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나는 승용차나 버스 안에서는 책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자가용 운전을 하고 출퇴근할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승용차나 버스 안에서의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운전면허를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무려 1종보통, 나는 이런 여자- 주변에서는 이제 너도 차 한대 뽑을 나이가 되지 않았냐, 라고 하는데도 전혀 관심도 없다. 나는 앞으로도 차를 뽑을 생각따위는 없다. 나는 계속 지하철을 탈 것이고, 기차를 탈 것이고, 비행기를 탈 것이다. 그러니까 내 차의 운전기사는 내가 가끔 알라딘에서 책을 시키면, 그때만 근무해서 나를 집에다 옮겨놓으면 된다. 하하하하.
앗. 내가 이런 얘기를 하려고 한게 아닌데. 저렇게 감상에 푹푹 쩔게 되는 노래를 올려놓고 결론은 왜 링컨차의 운전기사...하아- orz
그렇지만, 뭐, 금요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