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이 너무 어려워서 이 책은 완전히 잘못 선택한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어떡해, 읽어야지.
번역된 [어페어]를 몇 년전에 읽었는데 내용이 생각 안나서 원서 읽기 전에 번역본을 먼저 읽고 있다. 일단 앞에 조금 읽어두고 원서를 시작했는데, 와, 장소에 대한 묘사 때문에 진입 장벽 너무 높아버려. 챕터 5까지 읽었는데(그냥 봤다) 너무 어렵다.
그런데 잭 리처 책 읽기의 가장 큰 장점은 대사가 나온다는데 있는 것 같다. 아, 물론 대사가 다른 책에서도 당연히 나오지만, 잭 리처는 특유의 성격상 말이 짧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진짜 너무나 좋다. 자, 이런 부분을 보자.
가버가 말했다. "가방은 꾸리지 않았나?"
"가방을 꾸릴 필요가 있습니까?
"사람들은 가방을 갖고 다니지."
"왜요?"
"갈아입을 옷가지들 때문에."
"전 사복이 없습니다. 지금 입은 것들도 어제 샀습니다."
"그 셔츠는 자네가 직접 고른 건가?"
"잘못된 거라도 있습니까?"
"핑크색이잖아."
"부분적으로만 그렇죠."
"자넨 지금 미시시피로 가는 거야. 거기 사람들은 자넬 게이라고 생각할 걸세. 맞아 죽을지도 몰라."
"글쎄요."
"지금 입고 있는 옷이 더려워지면 어쩔텐가?"
"사 입어야겠죠." -전자책 중에서
이게 영어로는 훨씬 더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보자.
Garber said, 'You don't have a bag?'
I said, 'Why would I have a bag?'
'People carry bags.'
'What for?'
'For their spare clothing.'
'I don't own spare clothing. I had to buy these things especially.'
'You chose that shirt?'
'What's wrong with it?'
'It's pink.'
'Only in places.'
'You're going to Mississippi. They'll think you're queer. They'll beat you to death.'
'I doubt it,' I said.
'What are you going to do when those clothes get dirty?'
'I don't know. Buy some more, I suppose.' -p.45-46
한글판에서는 가버의 직위가 있고 잭 리처보다 나이도 많으니 번역이 저렇게 되었을텐데, 영어로 읽어보라. 훨씬 쉽지 않나. 왜 저런 단어들로만 책이 쓰여지지 않은걸까. 저런 대화로만 이어진다면 책 읽기가 훨씬 더 쉬워질텐데.
가버가 말했다. 너 가방 없어?
내가 말했다. 내가 가방이 있어야 돼?
사람들은 가방 가지고다녀
무엇을 위해서?
여분의 옷을 위해서.
난 여분의 옷 없어. 이것들도 특별히 새로 사야했어.
셔츠 니가 골랐어?
문제있어?
분홍이잖아.
부분적으로만 그렇지.
너 미시시피로 가잖아. 그들이 너를 게이로 생각할거야. 널 때려죽일거야.
글쎄. 내가 말했다.
옷 더려워지면 어떻게할거야?
몰라. 좀 더 사야겠지.
6챕터 조금 읽었는데 칫솔 챙기는거 나온다. 치약은 안챙기고. 그리고 껌 챙기고.. 그런데 나는 잭 리처가 꼭 치약을 써서 양치했으면 좋겠다. 내가 아무리 잭 리처 좋아해도 치약 없이 양치하고 껌 씹으면 .. 그건 좀 싫어..
참 쉽죠, 잉?
리처야, 대화만 하자, 대화만. 이런 대화만 하자. 그러면 내가 다 읽어줄게.
내가 오늘, 내일, 모레 풀로 다 수업이 있어서 현재 이곳 시각 16:39 아직도 학교이다... 그리고 아직도 한 시간이나 더 남아있다.
살려줘..
아, 얘들아, 시간 나면 내가 영화본 걸로 페이퍼 쓰도록 할게. 스페인 하이틴 영화 <나의 잘못>, <우리의 잘못> 봤다. 진짜.. 나같은 아시아의, 규칙을 잘 따르는 중년 여성은.. 이 영화를 보며 정말 할 말이 많았다고 한다. 스페인에 젊은이들 보내고 싶지 않을만큼...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투 비 컨티뉴드..... 샤라라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