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친구들을 만났다. 평일에 친구들을 만나는 건 오랜만이었다.
나를 포함한 세 명은 모두 나이도 성별도 다른데 어떻게 만나서 헤어질 때까지 쉼없이 수다를 떨 수 있었을까? 그러고보면 대화를 나누는데 필요한 건 반드시 공통점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성별로는 여성과 남성이었고 MBTI 로 하면 두 명이 J 에 한 명이 F 였다. 두 명은 술을 마셨고 한 명은 콜라를 마셨다. 그러나 모두 족발을 잘 먹었고 모두 책을 많이 읽는다. 아마 어제 만난 세 명 중에서 내가 제일 덜 읽지 않을까? 두 명은 추리/스릴러 소설을 즐겨 읽었고 한 명은 딱히 거기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나이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두 명은 자신들이 I 라고 했는데 헤어지고 나서도 오늘 너무 즐거웠다는 말을 연신하는 걸 보면, 사람을 만나고나서 에너지를 얻는 E 가 아닐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 MBTI 잘 모르는데 왜이렇게 MBTI 얘기만 하고 있담?
아니, 그러니까 쌉티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쌉티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극강의 T 를 얘기한다.
얼마전에 인스타에서 본 짧은 영상에서 고현정과 정재형이 같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서로의 MBTI 가 같음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정재형이 놀라며 고현정에게 "너 T야?" 하니 고현정이 자신의 손으로 T 자 모양을 만들며,
"쌉 티"
라고 한거다. 아, 이 장면에서 고현정 어찌나 웃기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현정 쌉티 바로보기
위에는 그 영상 보는 링크 ㅋㅋ 25초 정도 되나?
어제 친구들을 만나서 요즘 뭐 읽냐, 추천해줄만한 거 있냐, 하다가 나는 내 백팩에서 이 책을 꺼냈다.
친구 1은 아니 잭 리처 언제 신간 나왔냐고 했고 나는 이게 뜨끈한 거라며, 출근길에 이렇게나 조금 읽었는데 세상에 벌써 재미잇다고 환호했다.
그러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얘기가 나왔는데, 친구1이 '제이슨.. 뭐였지?' 하길래, 내가 "재이슨 스태덤!" 대답했고,
"나는 재이슨 스태덤하고 잭 리처 좋아해요."
했더니 갑자기 친구2가
"잭 리처는 사람이 아니잖아."
하는게 아닌가! 아니, 사람이 아니면? 개야? 돼지야? 내가 흥분했고 친구1도 '잭 리처 사람이지!'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자 친구2가
"잭 리처는 활자지."
하는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친구1과 나는 활자라니, 아니 그게 지금 무슨 말이야, 어떻게 내 앞에서 잭 리처가 활자란 말을 해!! 하고 친구1이
"잭 리처 얼마나 좋은데, 공감을 해야지!!"
이러면서 친구2에게 너 T 지!! 막 이런거다. 그러자 친구2는 '나 F 인데?' 했고 친구1과 나는 아니다, 너 다시 해봐라 너 T 다, 지금은 T 인게 분명하다, 했고, 그 때내가 고현정처럼 바로 손으로 T 자 모양 만들며
"쌉티네, 쌉티."
한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유치해 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너무 재미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잭 리처가 활자라니, 활자라니!!!! 어떻게 그래, 어떻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김
친구1과 친구2 -J
친구1과 나-F
세상 정리정돈 잘하는 친구2에게 너 J 지? 했는데 친구2는 내게 "넌 확실한 P 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내가 MBTI 로 놀게 될줄은 몰랐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족발 맛있었고 족발 다 먹고 해물파전도 먹었다.
잭 리처는 원래 재미있지만 공포의 권력 읽고나서 읽는 잭 리처는 아주 꿀잼이다. 어휴 너무 재미있어. 그냥 잭 리처나 읽고 살았으면 좋겠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