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자본이란 무엇인가
다나 카플란.에바 일루즈 지음, 박형신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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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 카플란과 에바 일루즈는 이 책, 《섹스 자본이란 무엇인가》에서 섹스 자본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섹스 자본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인지하지 못했어도 섹스 자본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것으로부터 추측할 수 있는 것들이 그 개념들 안에 있다. 오래전 섹스 자본은 여성의 순결이었다. 처녀성을 잃으면 여성의 평판이 훼손되고 결혼도 힘들어졌다. 여성에게 경제권이 없는 상황에서 시집을 잘 갈 수 없다는 것은 힘든 삶을 살아야 함을 의미했다. 순결이 기본값이라면 육체적 잉여가치로서는 성적인 몸을 의미했다. 성적인 몸을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 실질적으로 돈과 교환되는 섹스. 또다른 섹스 자본은 육체화된 것이었다. 성애화된 몸과 그것으로 인한 문화 속에서 성이 판매되고 더 성적 매력을 갖춘 사람으로 나를 꾸미려는 일들이 일어나면서 자본주의는 흥한다. 다나 카플란과 에바 일루즈는 이 책을 통해 여기에 하나의 섹스 자본을 추가한다. 그것은 신자유주의적 섹스 자본인데, 


일부 성적인 유희가 많은 사람에게 사회적 역량감, 자기효능감, 자긍심으로 전환될 수 있고 이것들은 다시 고용주들이 추구하는 진취적이고 기업가적인 자세에 반영될 수 있다. (p.53)



순결이 여성에게 강요되는 것이었고 그것이 여성을 속박했었다면 현대에는 자유로운 섹스를 즐기는 여성들도 많아졌다. 감정의 교류나 애씀 없이 하룻밤 만남을 추구하는 여성들도 남성들만큼 많아졌고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만족하며 그 만족스런 자신의 상태로 일자리에서도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책 속에는 실제 연구에 의해 전날 밤 만족스런 (부부관계의)섹스를 한 후 다음날 직장에서 일을 더 잘할 수 있었다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오늘 아침 모닝 섹스가 좋아서 회사에 와서 콧노래 부르고 노래를 하는 일은 물론 가능하다. 기분 좋은 섹스가 섹스하지 못한 것보다 일에 더 효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니 이것을 신자유주의적 섹스 자본이라 일컬을 때 딱히 어려울 것도 없다. 



그러나 모든 자본이 그렇듯이 어떤 사람들은 더 갖고 어떤 사람들은 덜 갖는다. 애초에 가지고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나는 신자유주의적인 섹스 자본에 대한 개념에 동의하면서 그 반대편의 사람들을 생각했다. 육체적 매력과 끊이지 않는 성적 파트너의 저 반대편에는 인셀들이 있을 터였다. 다른 자본들도 덜 갖게 되는 것처럼 섹스 자본을 갖지 못한 사람들. 자본을 갖지 못했을 때, 혹은 일해도 자본이 내게는 주어지지 않을 때 사람들은 시위를 하고 혁명을 하는 것처럼,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섹스 자본을 갖지 못한 인셀들은 어떤 식으로 자신의 불만을 토로하는가. 많은 영화와 책에서 그리고 사실은 일상의 뉴스에서 우리는 섹스 자본을 갖추지 못한 사람(대부분 남자)들이 그것을 범죄로 이어가는 걸 볼 수 있지 않나. 그렇다면 경제적 자본의 빈익빈 부익부처럼 섹스 자본의 빈익빈 부익부도 어떤 식으로든 없는 사람을 돕는 식으로 가야하는 거 아닌가. 그러나 섹스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데 그것을 어떻게 해결 가능하게 끌어올릴 수 있을까?



에바 일루즈와 다나 카플란은 신자유주의적인 섹스 자본을 언급하면서 자기 만족과 자기 효율을 주는 성 유희가 남성들에게만 일어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을 짚고 넘어간다.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여전히 '섹슈얼리티는 남성이 여성을 착취하는 특권적인 장소'(p.16)라는 것이다. 아무리 성 해방이 일어나도 이성애 섹스에서 여전히 위계적이며 차별적이고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거다.


섹스 자본으로서의 섹시함이 갖는 문제는 섹시함이 나이가 듦에 따라 특히 여성에게서 일반적으로 그 빛을 잃는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의 경제적 ·성적 가치가 주로 남성에 의해, 그리고 남성을 위해 구성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록 섹시함을 공개적으로 상품화하는 것에는 그것이 자발적일 경우에조차, 여전히 엄한 사회적·직업적 처벌이 따른다. (p.101)



좀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나는 이 섹스 자본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에 한 여성 연예인의 섹스비디오가 유출된 일이 떠올랐다. 당시 그 배우는 전국민에게 사과를 하고 연예계를 떠났었다. 그녀와 상대 남자가 서로 좋아 섹스를 즐기는 것까지는 자유로운 섹스가 둘 모두에게 허락된것으로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나 그 섹스가 그들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이 공개적으로 알려지자 비난은 그 여성에게만 향했다. 나는 그녀가 기자회견을 했던 장면이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얼마 후 서점에 가니 그 비디오를 허락없이 공개했던 그 남성은 자신의 성적 경험들을 토대로 책을 써냈더라. 그는 아주 많은 여자와 잠자리를 가졌음을 그 책에서 토로하는 것 같았다. 성인 여성과 성인 남성의 서로 원해 성관계를 가졌는데 그 관계속의 성인 남성은 그 영상을 찍고 유출하고 책을 써냈다. 그 관계속의 여성은 추락했는데 그 관계속의 남성은 자신의 경험을 오히려 더 드러낼 수 있었다. 그때의 성관계가 본인들의 의지였고 또 그 섹스가 즐거웠다면 그 일이 그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까지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경험은 그들에게 에바 일루즈와 다나 카플란의 말처럼 섹스 자본을 축적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후에 오게된 건 한 쪽은 책으로 내기까지의 자기 자랑이었고 한쪽은 하던 일에서의 추방이었다. 섹스 자본은 섹스 후에 한 쪽에게만 쌓였다.



에바 일루즈와 다나 카플란은 현대의 섹스 자본이 계급 구조의 일부임을 지적하는 걸 잊지 않는다. 뭔들 아닐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것이 자본이라면 뭐든 계급 구조의 일부이지 않겠는가. 아무리 성해방이 되어 자유로운 섹스가 가능해지고 순결 이데올로기가 사라졌다 해도 그러나 섹스가 여전히 여성에게 더 불리하며 덜 자본적임은 확실하다. 역시 모든 자본이 그런것처럼. 노동자들이 노동하면 그 이익을 윗대가리가 가져가고 노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노동하는 사람을 부리는 사람이 가만 앉아서 부자가 된다. 여기서 부조리함이 발생하는데, 그 노동을 하는 여성과 남성은 또 월급에 차별을 둔다. 여기서 부조리함이 또 발생한다. 그런데 섹스를 한 너와 내가 기분 좋아서 노동을 하는데 막 효율 뿜뿜하면 또 윗대가리가 부자가 되고, 우리의 즐거움을 너가 폭로하는 순간 나는 바닥으로 추락하게 된다. 부조리함은 이렇게 노동자에게 그리고 여성에게 더 있다. 졸라 빡치는 세상이다.



이것이 나의 문제다. 

나 빡치라고 쓴 글이 아닌데 나는 빡쳐버리는 것. 처음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만 해도 빡칠 생각은 없었는데 빡침은 나도 모르게 나에게 찾아들었다. 아무튼 나는 노동 겁나 열심히 해도 부자가 안되는 것처럼 섹스 자본 가져봤자 섹스 부자가 되지도 않고 자기효율감 부자가 되는 것 같지도 않다. 물론 어떤 자본이든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없는 것보다 나은 정도로는 세상 사는 거 다 도찐개찐 아닌가.




섹스 자본이란 사람들이 자신의 성적 자아-자신의 정체성 가운데 섹슈얼리티와 관련된 측면-를 구성하고 향상시키는 데 돈, 시간, 지식 및 정서적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일컫는다. - P11

우리가 신자유주의적인 섹스자본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성적 만남에서 자긍심self-appreciation을 느끼고 그러한 자아 가치self-value를 고용 가능성을 높이는 데 이용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 P12

캐서린 매키넌Catharine MacKinnon이 설득력 있게 주장해 왔듯이, 섹슈얼리티가 이성애적 관계에 대해 갖는 관계는 노동이 자본주의적 생산자에 대해 갖는 관계와 같다. 즉, 섹슈얼리티는 남성이 여성을 착취하는 특권적인 장소이다. - P16

가부장제를 특징짓는 것은 바로 섹슈얼리티가 부유하지 않고 지위 없는 여성이 지위를 얻고 사회이동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다는 사실-섹슈얼리티가 여성의 법적 또는 경제적 권리의 박탈을 반영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섹스 자본이 여성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그럴듯하게 치장하기는 커녕, (젊은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더욱 주체적agentic이고 욕망적이 되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섹스 자본이 그간 지속되어 온 성적 각본의 젠더화된 성격과 악명 높은 이중적인 성 잣대를 파기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 P16

성의 상품화 테제에 따르면, 현대적 형태의 섹슈얼리티가 지닌 주된 문제는 섹슈얼리티가 인간을 해방시키기는커녕 자본주의에 의해 정복된 또 다른 영역이 되었다는 것이다. - P23

오늘날 섹스는 사회에 널리 침투해있고 사회에서 가시화되어 있고 접근하기 쉽고 개인의 진정성과 개인적 자유에 대한 자유주의적 이상과 얽혀 있다. 하지만 성이 매우 상품화되어 있기 때문에, 섹스자본은 자아에 가치를 더하는 하나의 복잡한 차별적 능력 체계가 되고 있다. - P25

섹스 자본을 고찰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관적 경험과 심리 상태가 (중간계급의) 고용 가능성과 계급 재생산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는 아주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 P29

에바 일루즈Eva Illouz가 주장했듯이, 성적 자유의 관념과 관행 모두는 소비자본주의의 주요한 사회적 형태와 논리를 받아들여 왔다. - P34

성의 ‘억압‘이 자본주의의 이익에 기여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이 테마는 후일 헤르베르트 마르쿠제Herbert Marcuse에 의해 일차원적 인간에 대한 비판에서 환기되었다), 다른 과정도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그 과정 속에서 성 해방은 훨씬 더 직접적으로 자본주의의 이익에 봉사할 수 있었다. - P39

우리는 이성애에 초점을 맞춘다. 왜냐하면 이성애는 점차 불안정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거의 도덕적 특성의 많은 부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사회적 공간에서 다른 유형의 성관계보다 여전히 덜 정치화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자연스럽고 사적인 것으로 경험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성애는 가장 명백하고 확실한 형태의 자본을 산출하는 섹슈얼리티의 형태이다. - P43

신자유주의적인 섹스 자본은 일부 성적인 유희가 많은 사람에게서 사회적 역량감, 자기효능감, 자긍심으로 전환될 수 있고 이것들은 다시 고용주들이 추구하는 진취적이고 기업가적인 자세에 반영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 P53

이 섹스장(게이 바, 스피드 데이트, 틴더 만남, 뉴욕 시티의 펑크 나이트클럽 등)접근방식에 따르면, 특정한 사회적 행위자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섹스 자본을 향유한다. 이것은 그들이 매력적인 사람들과 섹스를 하는 데서, 그리고 그 결과로 자신들의 지위를 끌어올리는 데서 더 좋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P62

신자유주의적 섹스 자본은 사회에서 에로틱한 매력적임의 위계 및 그에 따른 교환체계(이를테면 여성이 남성의 비물질적 자산에 대한 대가로 자신의 성적 매력을 ‘판매‘하는 상황)와 전혀 관계가 없다. 우리는 이러한 형태의 섹스 자본(우리의 범주4)을 오히려 인적 자본의 한 변형태로 본다. 이것은 한 사람의 성생활-그녀의 성적 경험, 감정, 욕망-이 중간계급의 고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P65

성적인 절제라는 기독교 이상에 의해 틀지어진 가부장제는 순결한 여성과 순결하지 않은 여성을 분리했고, 결혼이라는 합법적인 틀을 통해 재생산을 위한 섹스와 돈을 위한 섹스를 분리했다. - P68

자본주의는 노동계급 여성을 남성에게 더 의존하게 만들었고, 그리하여 성적으로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매우 많은 여성이 법적 결혼을 추구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에는 대가가 따랐다.


여성이 자신의 노동으로 자신과 자녀를 부양할 수 없을 때, 결혼이나 동거가 그들의 직업이 된다. 그런 사회에서 남성은 여성에게 종속을 요구할 수 있고, 성공한 아내는 원치 않는 끼를 부리거나 새롱거리거나 성적 지식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의 안전을 지키고자 할 것이다. 따라서 여성의 경제적 자율성과 성적 행동 간에는 강한 연관성이 있다. (헤라 쿡) - P69

성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성 소비자들도 공동으로 거대 자본을 창출한다. - P96

노동 사회학자들은 신경제에서 사적 영역과 공공 영역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을 입증해 왔다. 이는 노동자들이 1인 남성(여성)브랜드로 활동할 것을 요구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다. 따라서 피고용자들이 판매하는 것은 더 이상 그들 자신의 노동력만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추출할 수 있는 그들의 모든 실존적 존재이다. - P98

섹스가 자존감을 증가시키고, 자존감이 자신감을 증가시키며, 이 자신감은 다시 역량에 투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나 카플란은 얼마간의 성 경험이 있거나 덜 규범적인 성적 라이프스타일을 가진는 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자신감을 가지게 하고 그러한 감정을 나중에 이용하기 위해 축적하게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 P100

즐거운 섹스는 더 큰 직업 만족도로 이어진다. (부부간의)성적 접촉이 직업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일군의 연구자는 "피고용자들은 전날 밤에 섹스를 할 때마다 다음날 직장에서 기분이 5% 더 좋아진다는 것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100

만약 섹스가 다음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우리는 섹스가 수입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추측할 수 있다. 따라서 성적 경험이 노동자의 고용 가능성에 또 다른 층위를 추가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온당하다. - P101

섹스 자본으로서의 섹시함이 갖는 문제는 섹시함이 나이가 듦에 따라 특히 여성에게서 일반적으로 그 빛을 잃는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의 경제적 ·성적 가치가 주로 남성에 의해, 그리고 남성을 위해 구성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록 섹시함을 공개적으로 상품화하는 것에는 그것이 자발적일 경우에조차, 여전히 엄한 사회적·직업적 처벌이 따른다. - P101

우리는 후기 근대 세계에서 섹스가 성 노동과 성애화된 노동에서뿐만 아니라 소비 라이프스타일의 선택이라는 면에서도 자본화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각각 범주2와 범주3). 신자유주의적 섹스 자본은 자아 가치 민 자기 결정과 관련된 느낌, 특히 위험 감수, 특이함, 자아실현, 창의성, 야심 참 등과 관련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개별적으로 축적된 섹스 관련 감정 상태의 총합이라고 볼 수 있다. - P102

섹시함, 그리고 심지어 섹스 노하우의 심미적 코드가 젠더화되고 계급화되어 있는 한, 신자유주의적 섹스 자본은 일상적인 친밀한 삶 속에서 개인에 의해 축적되기 때문에 정확히 계급구조의 일부이다.
신자유주의적 섹스 자본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친밀한 관계와 가정 내 소비라는 사적 영역으로 한정시키는 잘 적응된 노동자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특정 주체만이 일터에서도 자신이 개인적으로 누리는 성적 자유를 행사할 수 있다는-그리고 그 성적 자유를 인적 자본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가정을 전제로 한다. 어떤 사람들은 섹스를 함으로써 자신을 더욱 고용 가능하게 만드는 자신감과 자아 가치를 획득한다. - P117

성은 판매되고, 성 산업은 (주로)가난한 여성과 점점 더 만은 중간계급 여성을 예속시키는 데 크기 기여해 왔다. 그러나 현대 문화에서 섹스는 또한 자유, 자아실현, 역량 강화, 창의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는 현대 자본주의의 이상과 동일한 것이며, 더 중요하게는 노동생활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들이다. - P118

섹스 자본은 단지 젠더 위계질서를 반영하고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남성과 여성 간에 교환되는 어떤 것이 아니다. 섹스 자본은 또한 자본주의적 재생산 전체를 포함하고 함축한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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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1-25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세상이 나에게 섹스자본을 줄리가…. 돈이나 벌자 ….

다락방 2023-01-25 11:52   좋아요 1 | URL
어쨌든 자본이라면 그게 무슨 자본이든 충분하게 주어지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충분하게 갖는 사람은 언제나 따로 있다.....

공쟝쟝 2023-01-25 12:26   좋아요 0 | URL
섹슈얼리티가 여전히 특권적인 장소라는 것, 구매력을 지닌 소비자가 없으면 팔리지 않는 게 상품이라는 것… 사실 이건 이런 두꺼운(얇은) 책 안봐도 아는 거 잖아요. 여전히 알고도 보고도 못본체 하고 여남 모두 잘살아요. 친하게 지내요. 페미는 정신병… 난 배운 사람들이 그러는 게 정말 이해가 안갔는 데요. 루티 다 읽고 나니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편한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그게 잘 맞으려면 자기 위치를 잘 알아야하고. 화나지 않고 싶은 데 화가나요. 그게 그렇게 화낼일인가… 하는 사람들은 절대 모르겠죠… 난 페미가 될 수 밖에 없구나… 합니다… (하지만 섹스는 그렇게 까지 좋아한 적이 별로 없었다. 좋아야 하는 줄 알았던 거지 ㅋㅋㅋ)

다락방 2023-01-25 14:11   좋아요 2 | URL
에바 일루즈의 이 신간을 읽으면서 사실 커다란 지적 깨달음은 없었어요. 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알 사람들은 다 아는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지요. 그렇지만 또 이렇게 읽어야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배운 사람들이든 아니든 사람은 자기 중심적으로 그리고 자기가 받아들이고 싶은 걸 받아들이죠. 저도 그런식으로 책을 읽어나가고 있을테고요.

저는 섹스를 좋아했고 좋은 섹스를 하고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그렇긴 했지만, 이 책 읽으면서 제가 가진, 혹은 가졌던 섹스 자본에 대한 생각보다는, 섹스 자본이 전무한 인셀들이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그들은 점점 사회의 큰 문제가 되어가는것 같은데 그렇다면 우리는 어떡해야 하는가, 하고 말이지요. 누군가 섹스자본이 전문한 인셀들에 대해 연구하고 써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까지요.

독서괭 2023-01-25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섹스 자본이라는 개념에 대한 분석이군요. 해결책은 없고.. 빡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ㅠㅠ 그래도 책은 예뻐 보이는군요 ㅎㅎ

다락방 2023-01-25 14:12   좋아요 1 | URL
눈이 번쩍 뜨이는 그런 책은 아니었는데요, 그렇지만 충분히 읽어볼만한 책이었어요. 얼마전에 단발머리 님 페이퍼에서 책을 읽으면서 저자랑 싸운다는 표현을 봤는데요, 물론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에서 제가 들었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에바 일루즈는 섹스 자본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저는 인셀들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가 없더라고요. 그러면 인셀들은 어떡하지? 그들을 어떡해야 하지? 무얼 해줄 수 있지? 섹스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결국 그들의 문제를 내버려두어야 하는걸까? 누가 인셀들에 대해 연구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단발머리 2023-01-25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캐서린 매키넌Catharine MacKinnon이 설득력 있게 주장해 왔듯이, 섹슈얼리티가 이성애적 관계에 대해 갖는 관계는 노동이 자본주의적 생산자에 대해 갖는 관계와 같다. 즉, 섹슈얼리티는 남성이 여성을 착취하는 특권적인 장소이다. - P16

이 문장 딱 꽂히네요. 매키넌의 시각이 모두 다 옳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자유와 선택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여전히 불리한 여성의 위치... 그런 면을 딱 집어서 이야기해주는게 좋아요. 사랑과 열정의 뜨거운 밤이 지나고 나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일 혹은 일들도 누군가는 말해줘야하니까요.
책 이뻐요 ㅋㅋㅋㅋㅋㅋ 참 잘 만들었네요.

다락방 2023-01-25 14:16   좋아요 0 | URL
저자들의 이력이 엄청 화려하거든요. 다나 카플란은 사회학, 젠더 및 음식 연구를 가르치고 있다고 하고요 에바 일루즈는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이자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아 너무 근사하지 않나요? 저는 저자들의 화려한 이력을 보는게 왜이렇게 좋을까요? 이렇게 똑똑한 둘이서 섹스 자본에 대해 개념을 잡아주고 이야기해줍니다. 흑흑
자본의 특성상 그걸 가진 자들의 여유와 자기효능은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을테고요, 우리는 섹스 자본에 대해서도 부가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왜이렇게 인셀들에 대해 신경이 쓰이는지.. 하아-

공쟝쟝 2023-01-25 14:57   좋아요 0 | URL
인셀까지 걱정하다니 … 당신 참 큰 그릇… 근데 아까 다락방님 운세에서 그렇게 나와있던 데요? “남의 인생 걱정하지 말라”고요 ㅋㅋㅋ

다락방 2023-01-25 15:01   좋아요 0 | URL
팔자여...타인의 인생 걱정하는거... 쯧쯧... 에잇.

바람돌이 2023-01-25 1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딸 둘이 성인이 되면서 딱 한번씩 성교육을 했어요.
노콘돔 노섹스, 어떤 경우든 사진, 영상, 글을 남기지 않는다. 단 한번의 폭력이라도 폭력이 발생하면 그 새끼는 무조건 아웃, 그리고 연애든 섹스든 너가 어디까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생각하고 표현해야 한다. 관계의 주체는 너야!
딸들아 이 4가지는 무조건 지켜야 하는거다라고 말이죠. 그런데 이거 진짜 너무 슬픈 내용 아닌가요? 제가 말한것들이 전부 이성애를 전제로 했다는 것도 그렇고, 사실은 저거 다 발생하면 안되는 상황, 그러니까 너무나 상식적이라서 당연한건데 저게 당연하지 않은 상황이 너무 많으니까 엄마로서 딸에게 신신당부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그렇고..... 이성애적인 관계가 폭력적이고 위계적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는거 너무 슬픈 일이에요.

다락방 2023-01-25 14:18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바람돌이 님. 남자들은 폭력적이지 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좋은 남자 되기가 너무 쉽죠. 폭력적인 남자들이 너무 많아서요. 그런걸 가르쳐야 되는게 슬픈 현실임은 맞지만, 그러나 우리가 현실을 똑바로 봐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비 혹은 준비도 할 수 있고 또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인간들이 한 번 싹 다 사라지고 다시 태어나야 좋은 세상이 될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는데, 그래봤자 어차피 마찬가지일까요?

시에나 2023-01-25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사랑은 왜 끝나나> 읽으면서 분통터져서 진짜 눈물 흘리면서 울었는데요. 왜 끝나나는 사랑이 왜 끝나나를 말하는 책이 아니라, 이성애 섹스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착취되어가고 있는지, 그런데 그걸 모르고 어떻게 그걸 자신의 적극적 자원으로 쓰려고 안간힘을 쓰는지를 말하는 책이었다면(+사랑이라는 것과 결합하여) ....
이건 거기에서 더 나아간 이야기인 거 같기도 하네요. 논의의 큰 선은 달라지지 않으면서, 사랑이라는 말 때문에 논점이 애매해지는 부분들을 싹 쳐낸 느낌이에요. 발췌문만 봐도 일루즈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확실히 드러나네요. 어쩜..나이가 들수록 급진적으로 되어가시는지...진짜 멋찐 언니!
섹스가 복잡하게 만나는 이 모든 것을 가리고 (이성애) 섹스, 많이 하면 좋은 삶이라고 무조건 말하는 담론에 대한 이런 문제의식...널리널리 퍼져야...!! 하튼 빨리 읽어보고 싶군요!


다락방 2023-01-25 14:21   좋아요 1 | URL
저는 에바 일루즈의 책은 <사랑은 왜 불안한가>만 읽어두었고 몇 권 더 사두기는 했어요. 앞으로 차차 읽어볼 생각인데요, <사랑은 왜 끝나나>를 그중 가장 먼저 읽어봐야 하겠네요.
저는 이 책이 저에게 어떤 큰 지적 만족감을 준 책은 아니었지만, 그러나 비자발적 독신들에 대해 깊은 고민이 생기기는 했어요. 섹스 자본이라는게 존재한다면 당연히 부의 쏠림 현상도 생길테고요, 아예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이 자본주의 사회 그리고 성애화된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사실 저는 뭐가 됐든 어디서든 자기가 자기 중심을 똑바로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러나 사람들이 다 그런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러려고 노력해도 힘들기도 하니까요.

매실님이 얼른 읽고 글 써주세요. 제가 본 것보다 더 많은 걸 보고 생각하고 써주실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은오 2023-01-25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 너무나 좋은 다락방님의 리뷰!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저도 구입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다락방님 댓글까지 읽었는데 저는 솔직히 이성 꼬셔서 섹스할 능력이 없으면 그냥 섹스 안 하고 도태되는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역겨워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섹스할 “권리”가 인간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이걸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의 마인드인데,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시발 섹스가 뭐라고...

다락방 2023-01-26 08:42   좋아요 1 | URL
이 리뷰는 엉망진창이에요. 백자평 쓰려다가 백 자 보다 길어서 리뷰로 왔더니 말이 많아져가지고.. ㅎㅎ

저는 인셀에게 섹스 자본을 허해야 한다는 걱정을 하는 건 아니고요, 인셀을 이대로 방치하면 그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그리고 사회를 대상으로 테러를 하기 때문에 어떤 해결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셀 걱정 아니라 인셀들의 잘못된 표현방법-여성혐오나 사회테러라는 범죄- 때문에요. 결국 피해는 무고한 사람들이 보게 되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할텐데 그게 뭘까... 생각하고 있어요. 누군가 생각하고 연구 좀 해주었으면...


2023-01-26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6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persona 2023-01-25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자되기가 덜 빡치고 가능성있어보이는데요? 그저께 돌아다니다 와서 부자 불가능하구나…했는데 희망이 생기니 부자공부 더 해보려고요. 이게 더 가능성있는 거 같아서요..

다락방 2023-01-26 08:52   좋아요 1 | URL
저는 사실 부자가 희망은 아니고요, 그런데 왜 내 노동에 부자는 다른 사람이 되지?에 대한 불만이 있습니다. 이건 그런데 제 사주팔자에서도 나오는 것 같아요. ㅎㅎ
저는 제가 먹고 살아갈 돈만 있으면 딱히 그 이상의 욕심은 없는데요, 그러나 그정도의 부는 모든 사람에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쪽에만 지나치게 쏠려서 넘치게 쓸 수 있는게 아니라요.
부자가 되고 싶으시다면 부자가 꼭 되시기를 바랍니다!!!!!

persona 2023-01-26 09:03   좋아요 0 | URL
공평하고 적당한 부가 있으면 좋겠지만 최저임금 올라가는 만큼 인플레가 오는 것도 현실이고 또 절대적 빈곤보다 상대적 빈곤이 사람을 더 비참하게 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핸드 투 마우스를 읽으면서 더 들었어요. 진짜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다 하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드네요. ㅠㅠ 파이팅입니다.

다락방 2023-01-26 09:14   좋아요 1 | URL
저는 딱히 힘들여 노동하지 않아도 가진 돈이 돈을 벌어다주는 부자들이 너무 꼴보기 싫어요 ㅋㅋㅋㅋ
저는 핸드 투 마우스 읽으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자꾸만 나쁜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서 답답해지더라고요. 그 뭐였지, 토스터기 선택하는 거였나요. 저렴한 걸 사면 자꾸 고장나서 효용이 떨어지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러나 지금 당장 저렴한 걸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요. 누가 비싼거 좋은거 몰라서 안사나요, 돈이 없어서 그러는건데. 그러면서 좋은 물건 좋은 옷 자랑하는 사람들 보면, 그 돈은 출처가 어디니 묻고 싶어지고 그래요. 후아-
어떤 사람들은 큰 집이 여러채고 그걸로 돈이 막 들어오는데 어떤 사람들은 당장 몸을 뉘일 집도 마련하기 힘들어 하잖아요. 1가구 1주택이 보장되는 사회였으면 좋겠어요. 부동산 투기 다 망해버리고 모든 사람들이 퇴근하고 들어가 쉴 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세상은 똥이에요!

그렇지만 화이팅!!

persona 2023-01-26 09:44   좋아요 0 | URL
산업형태가 바뀌어가니 근로소득이 아닌 금융소득같은 기타 소득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만해도 해마다 500개는 이력서를 쓰지만 취직이 잘 되지 않았고요. ㅠㅠ
일단 고용을 잘 하지 않죠. 임시직으로 고용했다가 자르고 다시 고용하는 식으로 취업률 뻥튀기를 하고요.
요즘 집들이 엄청 많이 생기는데 정작 그 터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은 고향에서 쫓겨나는 걸 너무 자주 보죠. ㅠㅠ 집은 엄청 많이 생기지만 그런 분들은 여전히 집이 없다는 게 참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