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의 성정치로 인해 알라딘에 프랑켄슈타인 붐이 불었다. 육식의 성정치 읽고 계신 분들이 프랑켄슈타인을 언급할때면 나는 그 밑에 가서 충동질 했다. 그건 정말 최고의 소설이에요, 라고. 으하하하하.
나는 2017년에 이 책을 읽고 대단하다고 리뷰를 쓴 바 있고, 내 리뷰는 리커버판이 나올 때 소개문구가 되었다.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175496
으하하하.
내 잘난척이 여기서 끝날줄 알았다면 큰 착각이다. 잘난척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래, 그러니까 나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5월 도서로 바로 이 책을 선정해둔 터다.
아... 여러분 나 너무 대단하지 않아요?
태어나면서 이정도의 잘남을 기대한건 아니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며칠전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맷데이먼 사진이 올라왔다. 젊은 시절의 사진이었는데 그 사진을 본 나는 본 시리즈 스틸컷인가, 싶었고 다른 한 친구는 굿 윌 헌팅의 스틸컷이라 찾아 얘기해주었다. 그렇게 대화하다가 갑자기, 본 시리즈가 다시 보고 싶어지는거다. 요즘 액션 찾아 삼만리 하고 있는데 오오, 이 기회에 본 시리즈를 다시 보자! 하게된 거다. 게다가 마침 확인해보고 싶은 장면이 있었다. 본 시리즈 중에 나왔던 장면인데, 제이슨 본이 자신이 죽인 피해자의 아이를 찾아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장면이었다. 시리즈를 통털어 그 장면이 너무 인상깊게 남아있는데, 기억에 의하면 그 배경이 되는 장소는 러시아였다. 본 시리즈의 내용은 거의 생각이 나지 않으면서도(너무 오래되었다) 그 장면은 남아 있고 그래서 다시 보고싶어진 거다.
그렇게 어제는 본 시리즈의 첫번째 편인 <본 아이덴티티>를 보았다. 마침 넷플릭스에 있지 뭔가! 넷플릭스..찾는거 항상 없던데 본 시리즈는 있어? 칭찬해~
처음부터 재생시켜 보는데 어쩌면 이렇게 생소한지. 아아 이게 이런 내용이었나~ 싶으면서 맷 데이먼의 액션에 감동하게 됐다. 맨손으로도 촥촥 막 액션해..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 누구냐, 잭 리처 읽었을 때처럼 당연한 의문도 생겼다. 제이슨 본은 훈련받은 요원이긴 하지만, 동시에 여섯대 차량의 넘버를 외우고 똭 보고 누군가의 몸무게를 맞추고 가방 안에 뭐가 들어잇는지도 알아채고 비상구 위치 똭 확보하고 겁나 빠르게 뛸 수 있고..그러는게 막가능해지는 것인가... 대단하다.
여튼 처음 등장에서 제이슨 본은 마치 시체인듯 바다에 떠있다가 그 바다 위를 지나가던 선원들에게 발견되어 구출된다. 그러나 배 안에서 깨어난 그는 등에 총을 맞은 흔적이 있고 자신의 이름이 무언지 어쩌다 여기에 오게 된건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항구에 도착하기까지 2주간을 배에서 머무르게 되는데,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보려고 해도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 그 와중에, 그는, 놀랍게도, 턱걸이를 한다. 그것도 배 안에서!!
턱걸이.. 제가 참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제가 하는걸 좋아하는 건 아니고 턱걸이 못하고요, 푸쉬업처럼 내가 못하는데 남이 하는 거 볼 때마다 두 눈이 하트가 되는.. 바로 그 운동 턱걸이... 우왕.
나는 이 장면이 진짜 너무나 자지러지게 좋은거다.
그러니까 자신의 이름도, 자신이 하는 일도, 자신이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면서, 그러나 턱걸이를 한다는 것은, 그가 기억을 잃기 전까지의 몸의 기억이 아닌가. 몸의 기억. 근육을 계속 관리해주던 몸의 기억. 턱걸이를 해서 날개뼈 똭- 코어 똭- 팔 똭- 이렇게 응? 막 강하게 만들었던 몸의 기억.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고 생각해보려고 애를 써도 뇌가 내 마음대로 되질 않지만, 그러나 두 팔을 써서 위의 봉을 잡고 힘을 줘가면서 몸을 들어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은 할 수 있다.
아 너무 좋지 않나요... 나는 이 몸의 기억이 너무 좋은 거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나도 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설사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살았는지를 모르게 되더라도, 자연스럽게 플랭크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러나 한달 챌린지 마치고나서 플랭크와 멀어진 나... 그렇다면 몸의 기억을 요가로 되새기자. 나무자세를, 전사자세를, 다운독을 몸의 기억으로 새기자, 이렇게 되어버리는 거다. 몸의 기억으로 새겨두어서, 관성이고 습관이고 여튼 몸에 그것을 새겨버려서, 언제나 어디서나 갑자기 전사2!! 하면서 팔을 양쪽으로 뻗어보고, 전사3!! 하면서 한쪽 다리 들어올려 균형을 잡아보고, 브륵샤아사나! 하면서 평화롭게 오옴~ 하며 한쪽 다리로 서도록 노력하는, 그런 몸의 기억을 만들자. 몸의 기억.
몸의 기억이 턱걸이라니, 너무 멋지다. 몸의 기억이 푸시업이면 또 얼마나 멋질까.
나도 내 몸에 요가를 새겨야지. 그러기엔 너무 안하고 있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편을 다 보았는데 내가 기억하는 장면, 자신이 죽인 사람의 자식을 찾아가 사과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1편이 아니구나. 내용을 보아하니 1편에서 기억을 잃었던 제이슨이 영화가 끝날무렵 어렴풋하게 기억을 되찾고, 2편에서는 자신의 삶을 떠올리며 자신이 가해한 것을 잘못이라 인정하는구나 싶었다. 그렇다면 내가 할일은 뭐다? 2편을 다운 받는 일이다.
받았다. 만세.
맷 데이먼이 정부 요원으로 나오는거 보니 나도 요원이 되고 싶었던.. 기억이 떠오른다(응?). 중학생 때 FBI 가 되고 싶어서 그 당시 <굿모닝팝스>진행자이던 오성식에게 편지를 보냈더랬다. FBI 요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고. 오성식으로부터 답장은 왔지만 어떻게 요원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고 그저 굿모닝 팝스 들어줘서 감사하다 뭐 이런 형식적인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내가 아직도 FBI 요원이 못되고 있는거다. (네?)
어쩌면 내 안에는 요원이 되고자 하는 피가 늘 끓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중학생때는 저런 일이 있었고, 다 큰 성인이 되었을 때는, 사실 다 큰 성인이 되었다기 보다는 이미 너무 성인이었을 때.. 그러니까 그게 몇 년전이냐.. 보자.. 2014년 9월의 어느날... 샤라라랑~ 그 당시에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홈페이지를 다른 데로 옮기려고 하면서 '이제는 원하는 사람에게만 주소를 주겠다'고 써놓고는 그 당시 내 글을 보는지 안보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던, 그러나 봐주길 바랐었던 사람을 향해 글을 남겼던 적이 있다. '야, 너 보고 있냐? 계속 보고싶냐? 그러면 그렇다고 말을 해!' 라고 말이다. 그러자 오만년만에(아마도 5년만인것 같다) 그는 '내가 보고 있는거 어떻게 알았냐, 새로 옮기는 주소 알려줘라' 고 답을 단 것이다. 예의 내가 기억하던 바로 그 닉네임으로. 나는 그가 봐주길 바랐지만 정말 볼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던 터라 이 오랜만의 연락이 너무 반갑고 흥분했지만, 그러나 침착하고 냉정한 사람이었던 나는!! 그에게 물었다.
"네가 정말 너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 확인을 해봐야겠어. 너 닉네임 왜 그렇게 정했는지 얘기해봐."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암호화된 우리 사랑 요원스러워..(닥쳐!)
그러니까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바야흐로 그것이 2007년이었을 때, 그는 자신의 닉네임이 왜 그것인지에 대해 내게 얘기한적이 있던 터다. 그리고 2014년, 그는 내게 다시 그 닉네임으로 나타났던 바, 나는 '네가 너가 맞다면 그 뜻을 기억하겠지' 하고 물었던 거다. 그러자 그는 너 그걸 기억하냐, 면서 그 이유를 써줬고, 아아, 너구나, 너가 바로 맞구나, 하면서 그가 그임을 알 수 있었던 거다.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귀엽지 않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원..암호........ 비밀번호 486(그거 아님)............ 나는 내가 너무 귀여워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잘나고 귀여우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루에 네번 사랑을 말하고
여덟번 웃고
여섯 번의 키스를 해줘...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