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영화 <차인표>를 보았다. 색다를 거 없는 내용이긴 하지만 중간에 소리내서 웃을 정도로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차인표의 성격이었다. 나는 뭔가.. 날 보는 줄 알았어. 사람이 참 고지식하고 융통성도 없고 뽀대에 살고 뽀대에 죽고 꼿꼿해.. 쉽게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도 사람이 너무 고집스러워서 더 어려운 길을 택한다. 바부팅.. 나도 내가 너무 고지식해서 항상 융통성 융통성 융통성을 잊지말자, 라고 생각하지만 어김없이 다시 고지식한 사람이되는데, 아아, 차인표는 나중에 달라졌을까. 별로 그럴 것 같지 않다. 고지식과 꼿꼿함은.. 쉽게 버릴 수 있거나 바뀔 수 있는 특성이 아니다. 이 영화는 전혀 슬픈 영화가 아닌데 나는 너무 공감해버려서 아아, 고지식한 차인표여, 나입니까? 했다.



뭔가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겨서 넷플에 검색해보면 항상 내가 찾는 영화는 없지만, 괜히 들어가봤다가 뜻밖의 영화를 만나게 될 때가 있다. (아 여러분, 인비저블맨은 추천합니다!!) 오늘은 들어갔다가 새로 올라온 미드 <브리저튼>의 제목을 보게 됐다. 영화인가? 보니 드라마였고, 썸네일에 드레스..같은 거 보니 내가 안좋아하는 배경이야. 사교계 데뷔, 파티 이런 배경. 나는 이런 시대의 얘기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사교계 데뷔 어쩌고도 너무 싫고 파티, 무도회, 댄스 파트너 너무 싫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게 고등학교 졸업파티 때문이여. 나는 월플라워 대장 되어있을 것이여. 대장 월플라워... 나는 세상 모든 월플라워들과 연대한다. 아자! 나는 이 세상의 아웃사이더. 둠칫두둠칫~




아무튼 그런 배경인게 너무 딱 보여서 넘기려다가 영화 설명 봤는데, 사실 '브리저튼' 이라는 제목도 완전히 낯설지 않았지만, 8남매, 으응, 아, 뭔가 이 어렴풋 아련아련 뭐지, 하다가 '줄리아 퀸'의 원작이라는 구절을 보게됩니다. 네? 줄리아 퀸? 내가 아는 그 줄리아 퀸? 신사와 유리구두의 그 줄리아 퀸 말입니까?


진실한 애정과 끈끈한 유대로 맺어진 브리저튼 가문의 8남매. 그들이 런던의 상류사회에서 사랑과 행복을 향한 여정을 떠난다. 줄리아 퀸의 베스트셀러 소설 시리즈 원작. -<넷플릭스 소개 중>



오오, 그래, 그 줄리아 퀸이 남매들로 연작 소설들을 썼었지. 그 줄리아 퀸, 신사와 유리구두의 그 줄리아 퀸!



















아마도 <시즌1>은 <공작의 여인>을 만든 것 같은데, 아닌가? <나를 사랑한 바람둥이>인가? 내가 이 작품들을 다 읽어보진 않아서 공작의 여인.. 잘 모르겠네? 어쨌든 기대가 되는거다. <신사와 유리구두>는 내가 읽어본 줄리아 퀸의 작품중 가장 재미있었는데, 줄리아 퀸은 남녀가 주고받는 대사를 너무 잘 치기 때문이었다. 서로 얼마나 대화를 재미있게 하던지 읽다보면 막 웃게 되어서.. 그런데 그게 하도 오래전의 일이라 지금 만약 다시 읽는다면 어떨지 모르겠네? 어차피 다 품절되어 읽을 수도 없겠지만...이라고 생각하다 혹시 몰라 전자책 검색하니, 어머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야, 딱 기다려...


내 기억이 맞다면 '줄리아 퀸'은 하버드대를 나왔더랬다. 내가 신사와 유리구두 읽으면서 작가소개 다시 보고 아이고, 하버드 나와서 이렇게 재미있게 쓰나, 했던 기억이 나버린 것이지요..





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영화에서도 남녀의 핑퐁같은 대화를 잘 살렸을까? 궁금하다. 대화는 핑퐁같은 것이라고 누가 그랬지요? 아무튼 누가 그랬다. 제가 안그랬어요............

<런> 있나 들어가봤다가 이게 무슨 낭패람?!




아무튼, 여러분 2021년 여러분의 첫 책은 무엇인가요? 무엇을 첫 책으로 골라 시작하셨나요? 저는 육식의 성정치를 하려다가 일단 소설 한 권 읽고 가자, 하고는 바로 이 책을 골랐답니다?
















고작 77페이지까지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다..와, 잘 골랐어. 그 다음 읽고 싶어서 몸이 막 꼬인다. 그럼 이만 나는 전자책 사러 간다.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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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1-05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 딱기다려 ㅋㅋㅋㅋ다락방님 이런 표현들 재밌어서 글이 더 뭔가 풍성함! 저도 ‘육식‘독서대에 세워놓고 다른애들한테 한눈파는중예요.ㅎㅎ

다락방 2021-01-05 11:24   좋아요 2 | URL
육식의 성정치 서문이 두 개나 되더라고요. 제일 처음 나온게 20주년 기념 서문인데 잘 안읽혔어요.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다고 해야할지. 어떤 문장은 ‘이게 뭔말이야?‘ 싶어서 원서로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ㅠㅠ
아무튼 얼른 레이첼 읽고 육식으로 가야겠어요. 육식의 성정치 두번째 서문 읽다가 어제 잠들었어요. ㅋㅋㅋㅋㅋ

청아 2021-01-05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마르크스 자본론 서문 떠올랐어요 러시아판,영국판,독일판..막 이래요. 원서라니 👍

다락방 2021-01-05 11:57   좋아요 2 | URL
원서는 못읽습니다 미미님 ㅋㅋㅋㅋㅋㅋㅋㅋ 꿈도 못꿔요. 구매할 수는 있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 2021-01-05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차인표 신애라 가족과 함께 크루즈 했었어요!! 신애라랑은 사진도 찍었더랬어요. 벌써 5년 전인가?? 암튼 실물이나 같더군요. 암튼 쓰레빠 신은 차인표였어요. ㅎㅎㅎㅎ
암튼 저는 <코스모스>요!!! <나의 사촌 레이첼>을 다락방님이 이제 읽으신다니 믿을 수 없어!!!ㅎㅎㅎㅎ 저는 작년에 읽었걸랑요~~~!!😂😂😂

다락방 2021-01-05 11:59   좋아요 1 | URL
저는 [코스모스]가 항상 되게 저랑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읽어봤자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이라고 생각해서 관심을 가질 생각을 안했었어요. 그런데 요즘 라로님 거기에 흠뻑 빠지신 걸 보고 생각을 고쳐먹었답니다. 페넬로페 님 서재에서 심지어 철학적이기까지 하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2021년은 성경 완독이 목표이니, 2022년은 코스모스 완독의 해로 정해야겠어요. 저는 아마도 그 책을 좀 느리게 읽을 것 같아요. 제가 모르는 쪽 이야기라서... 그러니 일년여에 걸쳐서 천천히 읽어보겠어요. 불끈.

저 <레베카>를 너무 재미있게 읽고 후딱 <나의 사촌 레이첼>사뒀었는데 여태 미뤄두다가 올해 첫책으로 결정했습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blanca 2021-01-05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차인표를 좋아해요. 한창 잘 나갈 때 신문사에 인터뷰하러 왔는데 마침 거기 와 있던 소년소녀 가장들이 사인해 달라 했는데 일일이 다 사인해 주고 말 건네고 하는 모습을 누가 보고 기사를 썼더라고요. 당시만 해도 그런 모습은 굉장히 낯설고 드물었다고 해요. 그래서 <차인표>를 보고 싶고 차인표의 성격을 닮았다는 다락방님이 기대됩니다. ^^

<나의 사촌 레이첼>은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아주. 최고라고요. 지금 읽고 있는 다락방님이 부럽네요.

다락방 2021-01-06 08:46   좋아요 0 | URL
저는 아주아주 오래전에 [사랑을 그대 품안에] 방송할 때요, 방송에 인터뷰 하러 나왔는데 덜덜 떨더라고요. 그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처음이면 누구나 떨기는 하겠지만 그게 그렇게 드러나는 걸 보니 그 순간에 참 겸손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블랑카님, 나의 사촌 레이첼 너무 재미있어요. 그러나 방해가 되는 것은 아직 보지 않은 영화속 레이첼이 ‘레이첼 와이즈‘라는 것인데요, 자꾸 책 속에서 레이첼 묘사 나올 때마다, 아니야 레이첼 와이즈는 안그래..이러면서 독서의 몰입을 방해하는 흑흑 ㅠㅠ 이거 책 다 읽으면 영화도 보려고요. 아, 너무 재미있어요. 대프니 듀 모리에 천재입니까? 이십대 초반 풋풋하고 아직은 어린 청년의 모습을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요. 아아, 소설 읽는 재미를 주는 작가입니다.

붕붕툐툐 2021-01-05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넷플릭스도 보시면서 책도 이리 많이 읽으시면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집에 티비도 없는 저는 왜 책을 이리 못 읽는 걸까요? 올해는 락방님의 반의 반의 반의 반이라도 따라가리라 다짐합니다앗!ㅎㅎ

다락방 2021-01-06 08:48   좋아요 0 | URL
하하 붕붕툐툐님, 넷플릭스 거의 안봐요, 저!! ㅋㅋㅋㅋㅋ 넷플릭스를 보면 자연적으로 그 시간에는 책을 못읽잖아요. 넷플릭스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사람이 많거나 책에 집중 안될 때만 보기 때문에 사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유행하는 작품 이런 거 저 본 거 거의 없답니다? 위에 올려둔 드라마도 아직 보기 전에 올려둔 거거요. 어제 점심 먹으면서 30분 봤어요. 하하핫. 그렇지만 그 사이에 이미 드라마 보다가 빡쳐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여기에 대해서도 분노의 페이퍼를 쓸 예정입니다. 제가 다른 사람보다 많이 보거나 많이 읽지는 않는데요, 다른 사람보다 분노가 많은 것 같아요.. 네, 그러한 것입니다...

얄라알라 2021-01-05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도서관인데 나의사촌레이첼 외서는.대출중 한국어판 있는데...빌려야겠네요^^

다락방 2021-01-06 08:49   좋아요 0 | URL
얄라알라북사랑님, 나의 사촌 레이첼 진짜 재미있네요. 저 회사라서 미치겠어요. 읽고 싶은데 말이죠. 여자 작가가 치기 어린 젊은 청년의 모습을 너무 잘 그려내서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작가 천재 ㅠㅠ

바람돌이 2021-01-0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사촌 레이첼도 레베카도 알라딘 님네들이 하도 재밌대서 관심책으로 살짝 올려놓습니다. 1월은 볼 책 줄세워놨으니 이제 2월 책 줄세울때 살짝 올려야겠네요. ^^

다락방 2021-01-06 09:24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나의 사촌 레이첼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제가 사무실에서 일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너무나 슬픕니다. 영화도 찾아서 보려고 해요. 히히. 레베카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대프니 듀 모리에는 실망시키지 않는 천재 작가구나 싶습니다. 언젠가 꼭 도전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