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차쯤 되니까 슬슬 지치는군요. 흑흑. 그래도 상여자인 제가, 여기까지 온 마당에 관둬버릴 순 없는 노릇이니 끝까지 달려보겠어요. 빨리 끝내고 싶다!!!!!!!!!! 아악!!!!!!!!!! 시작!!!!!!!!!!
우리는 7일차에 '기본형을 잘못 알고 있는 동사와 형용사'에 대해 공부한 바 있습니다. '삼가다'의 기본형을 '삼가하다'로 잘못 알고 있으면 "삼가 주세요"를 "삼가해 주세요"와 같이 잘못 쓸 수 있다고요.
오늘은 반대로 기본형은 제대로 알고 있지만 활용을 잘못 해서 틀리는, 그래서 '활용에 유의해야 할 동사와 형용사'를 공부합니다.
나, 잠자냥 님을 너무 사랑해서 몸이 아파.
어떡해.... 빨리 낳아 ㅠㅠ
별안간 사랑병 환자가 아니라 산모가 된 은오. 이 사람은 '낫다'가 기본형이라는 사실은 아마 알고 있을 거예요. '낫다'를 '나아'로 활용해야 하는데 '낳아'로 잘못 활용한 거죠. 기본형을 알고 있어도 활용을 잘못 하면 이런 참사가 일어난다는 사실!
먼저 활용은 '규칙 활용'과 '불규칙 활용'으로 분류된다는 걸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규칙 활용은 '먹다'가 먹고 먹으니 먹거니와 먹을 이런 식으로 활용되었을 때, 어간 '먹-', 그리고 어미 '-고' '-으니' '-거니와' '-을'이 모두 원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결합합니다. 규칙적이에요. 그래서 규칙 활용!
불규칙 활용은 규칙 활용보다 까다로운데요. 이를테면 '듣다'의 어간 '듣-'과 어미 '-어'가 결합했을 때, '듣어'가 아니라 '들어'로 바뀌는 것. '곱다'의 어간 '곱-'과 어미 '아-'가 결합했을 때, '곱아'가 아닌 '고와'가 되는 것. '흐르다'의 어간 '흐르-'와 어미 '-어'가 결합했을 때, '흐르어'가 아닌 '흘러'가 되는 것. 이런 게 불규칙 활용입니다.
꽁꽁 얼은 아이스크림
낯설은 곳에 오니
이를 악물은 채
땀에 절은 옷
키가 줄은 것 같다
입안이 헐은 것 같다
이상한 점을 발견하셨나요? 크게 위화감이 들진 않아요.
꽁꽁 언 아이스크림
낯선 곳에 오니
이를 악문 채
땀에 전 옷
키가 준 것 같다
입안이 헌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써야 합니다. 제가 며칠 전에 잠자냥 님께 따로 질문했던 내용이기도 한데요. 용언의 어간이 'ㄹ' 받침으로 끝날 땐, '은'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ㄹ'이 탈락하고 그 자리에 'ㄴ'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저는 특히 '땀에 절은 옷' '키가 줄은 것 같다' '입안이 헐은 것 같다'의 경우 오히려 올바른 표기보다 더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그치만 다 틀렸다는 거! 앞으로 'ㄹ은' 꼴은 일단 의심하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잠자냥 님과 결혼을 할려거든 2093년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
잠자냥 님 집에 놀러 갈려면 집사2 님이 없는 틈을 노려야 한다.
은오는 잠자냥 님이랑 놀고 싶다. 그럴려면 맞춤법 공부를 끝내야 한다!
어디가 이상하죠? 이건 좀 쉽네요. '할려거든' '갈려면' '그럴려면'이 틀렸습니다. '하려거든' '가려면' '그러려면'이 맞겠죠? 기본형이 '하다' '가다' '그러다'이고, 어간 '하-' '가-' '그러-'에 어미 '-려거든' '-려면'이 붙어 활용된 형태예요.
잠자냥 님과의 결혼기념일 선물을 만들려면 나가서 재료를 사와야 한다.
이거는요? '만들려면'도 '만드려면'으로 바꿔야 할까요? 아니지요. 기본형이 '만들다'니까 이 경우는 'ㄹ'이 잘못 첨가된 게 아니라 그냥 어간 '만들-'에 어미 '-려면'이 붙어 활용된 형태입니다.
은잠 커플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커플이다.
은잠 커플의 사랑은 멈출래야 멈출 수 없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멈추려야 멈출 수 없는'이 맞습니다.
'떼다'와 '멈추다'에 '-려야'가 붙어서 '떼려고 해야' '멈추려고 해야'가 줄어든 형태예요. 'ㄹ래야'라는 어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 '빠질래야 빠질 수 없는'도 '빠지려야 빠질 수 없는'이 되겠죠?
은오와 잠자냥 님은 서로에게 걸맞는 짝이다.
은오와 잠자냥 님은 서로에게 걸맞은 짝이다.
'걸맞은'이 맞습니다. 자주 틀리는 표현! 걸맞는 짝이 아니라 걸맞은 짝이에요.
형용사를 이용해서 명사를 꾸밀 때는 - 위 예문에서는 '걸맞다'라는 형용사가 '짝'이라는 명사를 꾸몄죠? - 어미 '-는'이 아니라 '-은'을 쓴다는 규칙 때문이에요. '작은 나무' '깊은 샘'처럼요.
반면에 동사를 이용해서 명사를 꾸밀 때는 '-는'을 쓸 수 있습니다. '웃는 남자' '먹는 음식'과 같이 현재를 말할 때요. '-은' 또한 쓸 수 있습니다. '웃은 남자' '먹은 음식'과 같이 과거를 말할 때. 정리하자면 형용사는 '-는'만, 동사는 '-는'(현재형)과 '-은'(과거형) 모두 쓸 수 있다!
또, 동사는 '-는다'로 활용하지 않으면 현재형 서술이 아예 불가능해요. "나는 밥을 먹는다" 하지, "나는 밥을 먹다" 하지 않잖아요? "나는 글을 쓴다" 하지 "나는 글을 쓰다" 하지 않고요.
그래서 "네 말이 맞다"는 틀린 표현이에요. '맞다'는 동사거든요. "네 말이 맞는다"라고 해야 합니다. 엄청난 충격!!!!! "네 말이 맞다" 하지 누가 "네 말이 맞는다" 합니까? 허 참....
잠자냥 님, 라면 다 불겠어요. 빨리 앉으세요!
위 예문에서 뭐가 틀렸을까요? 보이시나요? 전 안 보였습니다. '불겠어요'가 아니라 '붇겠어요'래요. 미친.... 면발과 강물과 몸무게는 '붇는' 거라고 합니다.
'붇다'가 기본형이거든요. '불다'는 바람이 부는 거고요. 아, 그렇다고 "라면 붇으니까 빨리 오세요"는 아니고요. 이때는 '불으니까'가 맞아요. 어간이 똑같이 'ㄷ' 받침으로 끝나는 '듣다'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됩니다.
듣다: 듣고 듣는 들어 들으니 듣겠다
붇다: 붇고 붇는 불어 불으니 붇겠다
'듣고' '듣는' '듣겠다'에서는 받침 'ㄷ'이 그대로인 반면, 어미 '-어' '-으니'가 붙을 땐 '들어' '들으니'와 같이 받침 'ㄷ'이 'ㄹ'로 바뀌죠? '붇다'도 마찬가지입니다. 라면이 '붇겠다'는 거고, 라면이 '불으니까' 빨리 오라는 거예요. 이게 'ㄷ' 불규칙 활용입니다.
그런데 전 앞으로도 불겠다고 하겠어요. 아니 뿔겠다고. ㅋㅋㅋㅋㅋ "라면 붇겠다" 하면 누구든 뭐라고? 하면서 되물을 것 같네요.
사랑스런 잠자냥 님
여러분, '사랑스런' 금지!!!!! '자연스런'도 틀린 표현입니다. '사랑스러운' '자연스러운'만 쓸 수 있어요. 우리가 '더운'을 '던'이라고, '미운'을 '민'이라고 하지 않듯이요.
바람을 쑀다
햇빛을 쬤다
선생님을 뵜다
설을 쇴다
모두 틀렸습니다. '쐬다' '쬐다' '뵈다' '쇠다'에, 과거 시제 선어말어미 '-었-'과 어미 -다'가 붙는 형태이므로 '쐬었다' '쬐었다' '뵈었다' '쇠었다'이고, '쐤다' '쬈다' '뵀다' '쇘다'로 줄여 표현할 수 있어요. 어간이 'ㅚ'로 끝나는 용언의 활용, 주의해야겠습니다.
추가로 말하자면 '뵈다'와 '봬다'도 자주 틀리는 맞춤법인데요.
잠자냥 님을 뵈러 갔다.
잠자냥 님을 뵀다.
잠자냥 님, 내일 뵙겠습니다.
잠자냥 님, 내일 봬요!
뵈/봬는 되/돼 구별하듯이 구별하면 돼요. 하/해로 바꿔봤을 때 '하'가 더 자연스러우면 '뵈', '해'가 더 자연스러우면 '봬' 이렇게요.
아니면 '돼'가 '되어'의 줄임 표현이듯이, '봬'는 '뵈어'의 줄임 표현이므로 '뵈어'로 바꿨을 때 말이 되면 '봬', 이상하면 '뵈' 이렇게 구별해도 됩니다. "내일 뵈요!" 하지 않기! "내일 뵈어요!" 아니면 "내일 봬요!" 입니다.
오늘도 마무리를 책임져 주는 우리 곰주님!
최근 푸바오 사진입니다. 하아.... 진짜 너무 예쁘게 생기지 않았나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판다 같음.
그치만 판다가 다 이런 애기상은 아니라는 거.
이렇게 용맹하게 생긴 판다들도 있습니다. 진짜 다 다르게 생김. ㅋㅋㅋㅋㅋ
대나무도 잘 먹고!
10개월 동안 이렇게 예쁘고 뚠뚠하게 잘 큰 우리 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