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운 날 침대와 전기장판의 유혹을 이겨내고 맞춤법 공부를 위해 책상 앞에 앉은 제게 박수를 보냅니다. 빨리 눕고 싶으니까 바로 8일차 페이퍼 시작합니다!
띄어쓰기를 끝냈고, 지난 시간에 드디어 맞춤법에 돌입했습니다. '기본형을 잘못 알고 있는 동사와 형용사'가 주제였어요. 애초에 우리가 기본형을 잘못 알고 있어서 틀리게 써온 놈들이요. '시덥잖다'가 아니라 '시답잖다', '돋구다'가 아니라 '돋우다', '들이키다'가 아니라 '들이켜다'가 맞다고 공부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구분해서 써야 할 동사와 형용사'를 공부합니다. 이를테면,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구분해서 써야 하잖아요? 각각 다른 단어이기 때문이지요. '가르치다'는 교육하는 거고, '가리키다'는 손가락 따위로 어떤 대상을 지시하는 거고요. 이렇게 엄연히 의미가 다른 단어임에도 사람들이 자주 혼동하는 동사와 형용사 들을 알아보겠습니다.
1. 쫓다 / 좇다
a. 은오는 청혼을 거절하고 도망가는 잠자냥 님의 뒤를 쫓았다.
b. 은오는 평생 잠자냥 님과의 결혼이라는 꿈을 좇았다.
'쫓다'는 사람이나 동물의 뒤를 쫓아갈 때, '좇다'는 목표나 가치를 추구하며 따를 때 씁니다.
2. 부딪히다 / 부딪치다
a. 은오는 집사2 님이라는 벽에 부딪혀 결혼에 실패했다.
b. 집사2 님을 알아본 은오는 달려가서 어깨를 부딪쳤다.
'부딪히다'와 '부딪치다' 둘 다 '부딪다'에서 나온 단어인데요. '부딪다'는 "무엇과 무엇이 힘 있게 마주 닿거나 마주대다. 또는 닿거나 대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이 단어에 강조의 의미를 더하는 접사 '-치-'를 넣어 세게 강조한 게 '부딪치다', 피동접사 '-히-'를 넣어 피동형으로 바꾼 게 '부딪히다'예요. 그러니까 '부딪치다'는 능동적인 행위에, '부딪히다'는 수동적으로 당할 때 씁니다. 집사2 님이라는 벽에 은오는 수동적으로 '부딪힌' 거고, 집사2 님에게 달려가 어깨빵(?)을 한 건 능동적으로 '부딪친' 겁니다. 집사2 님은 은오의 어깨에 '부딪혔'겠죠?
3. 맞히다 / 맞추다
a. 은오는 잠자냥 님과 관련된 문제라면 전부 맞혔다.
b. 은오와 잠자냥 님은 결혼을 앞두고 서로 맞춰가고 있다.
'맞히다'는 목표물이나 정답을 적중시킬 때, '맞추다'는 두 개의 짝을 비교해 같게 할 때 씁니다. 답을 골라낼 땐 정답을 '맞히는' 거고, 친구와 서로 답안지를 비교해볼 땐 정답을 '맞추는' 거예요.
4. 당기다 / 땅기다
a. 잠자냥 님이 돌아오시니 다시 입맛이 당긴다.
b. 어제 잠자냥 님과 자전거 데이트를 했더니 종아리가 땅긴다.
'땅기다'는 뭔가 표준어 같지 않은 느낌이죠? 그냥 '당기다'를 세게 발음한 것 같고. 하지만 존재하는 단어입니다. "몹시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라는 뜻을 갖고 있어요. "얼굴이 땡긴다" "종아리가 땡긴다" 아니고, "얼굴이 땅긴다" "종아리가 땅긴다"입니다. '땡기다'는 없는 단어라고 해요. 입맛은 단단하고 팽팽해지는, 땅기는 게 아니니 당기는 거고요.
5. 딸리다 / 달리다
a. 마당 딸린 집에서 잠자냥 님과 함께 살고 싶구나.
b. 집사2 님에 비해 내가 그렇게 달리나?
뭔가 부족하거나 모자라다는 뜻을 의도할 땐 '달리다'를 써야 합니다. "기운이 달리다" "실력이 달리다"처럼요. '딸리다'는 어떤 것에 매이거나 붙어 있을 때 씁니다.
6. 벌이다 / 벌리다
a. 은오는 결혼을 위해 본격적으로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b. 잠자냥 님은 부담을 느끼고 마음의 거리를 벌렸다.
'벌이다'는 일이나 행사를 열 때, '벌리다'는 간격을 벌어지게 할 때 씁니다. '벌리다'를 '벌이다'로 혼동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일을 벌렸다"처럼 '벌이다'를 '벌리다'로 잘못 쓰는 경우는 꽤 많은 것 같아요. 일은 '벌이는' 겁니다.
7. 시다 / 시리다
a. 잠자냥 님을 생각하며 걷다가 넘어진 탓에 발목이 시다.
b. 잠자냥 님 생각을 멈추려고 찬물을 들이켰더니 이가 시리다.
차가워서 고통스러울 땐 당연하게도 '시리다'를 쓰고요. '시다'는 쑤시고 시큰거릴 때 쓰는 말이라고 합니다. 추울 때 "손이 시리다" 하는 건 괜찮은데, 마우스를 많이 써서 "손목이 시리다" 하거나 넘어져서 "발목이 시리다" 하는 건 틀린 표현이에요. '시리다'는 차가워서 아플 때만 쓰기! 또, 잘못 굳어진 표현인 '눈꼴시리다'도 '눈꼴시다'로 써야 합니다.
8. 빌리다 / 빌다
a. 이 자리를 빌려 잠자냥 님께 청혼하겠습니다.
b. 이렇게 빌 테니 결혼해주세요.
이 자리를 싹싹 비는 게 아니고 '빌리는' 겁니다. 이 자리를 잠시 빌려서 뭔가를 하는 거예요. 이상하게 "이 자리를 빌어"로 잘못 굳어져서 많이 틀리는 표현!
마지막으로 피동형(당하는 형태)과 사동형(시키는 형태)는 항상 주의해서 써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피동이나 사동의 의미를 갖고 있으면서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요. 예를 들어, '깨우치다'는 '깨치다'의 사동형이라서 '깨달아 알게 하다'의 의미거든요? 내가 아는 게 아니라 누군가로 하여금 알게 만든다는 거죠. 그래서 "나는 네 살 때 한글을 깨우쳤다"는 틀린 표현, "나는 네 살 때 한글을 깨쳤다"가 맞는 표현입니다.
이중 피동도 주의해야 해요.
이 잘 쓰여진 글은 오랜 기간 쓰여졌다
: 이미 '쓰다'의 피동사인 '쓰이다'에 '지다'를 더해 이중 피동을 만들었으므로 잘못된 표현입니다.
이 잘 쓰인 글은 오랜 기간 쓰였다
: 이렇게 고쳐야 해요.
이 잘 씐 글은 오랜 기간 씌었다
: 이렇게도 가능한데요.
이 잘 씌어진 글은 오랜 기간 씌어졌다
: 이중 피동이므로 안 됩니다.
이중 피동으로 쓰기 쉬운 아래 예시들도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잊혀지다(x) - 잊히다(o)
믿겨지다(x) - 믿기다/믿어지다(o)
보여지다(x) - 보이다(o)
짜여지다(x) - 짜이다(o)
푸바오 타임!
하.... 저 흙곰 내 딸 아닌데요?.jpg
푸바오는 사실 불꽃효녀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엄마(아이바오)랑 같은 공간에서 지낼 때 엄마 말 드럽게 안 듣고 엄청 괴롭혔거든요. 그만큼 아이바오한테 맞으면서 혼나기도 했고요(진짜 인간 엄마가 자식 등짝 때리는 것처럼 때림ㅋㅋㅋ). 근데 푸바오는 아이바오한테 혼나고도 언제 혼났냐는 듯 금방 다시 일어나서 또 빨빨대는 게 너무 귀엽고 웃겼습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아이바오가 푸바오 육아를 너무 잘해서 감동적이기도 했고요. 푸바오 독립 영상 보고 운 사람 여기 있습니다.... 둘 투샷을 너무 사랑했음ㅠ
푸바오가 너무 좋은 아이바오
사랑스러운 투샷
자주 이렇게 배에 올려서 놀아주곤 했습니다.
너무 예쁘죠?! 하아.... 아름다운 시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