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봉/문학전문기자
“동전도/ 돈이지만/ 또한 돈일 수 없지만/ 원효교 난간 위로/ 해는 떨어지고,/ 강건너/ 비행장에/ 불을 켠 채 착륙하는 밤비행기./ 나의/ 하루의/ 공허한/ 귀환을,/ 동전도/ 돈이지만/ 또한 돈일 수 없지만/ 발길에 채어/ 어둠 속으로/ 땡그르르 굴러가는/ 1966년 12월 1일/ 내 생애의 동전 한닢.”(박목월 <일일> 전문)

12월1일. 마지막 달의 첫날이다. 40년 전 목월이 노래한 대로 ‘생애의 동전 한닢’에 지나지 않는 하찮은 날일 수도 있지만, 오늘은 여느 날과는 다른 각별한 감회를 자아낸다. 마지막과 처음이 어우러져 긴장과 이완을 아울러 선사하는 까닭이다.

문단 역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출판사와 잡지 별로 송년회가 줄을 잇고 각종 문학상 시상식도 이즈음에 집중되어 있다. 나라 밖에서는 저 유명한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12월10일에 열린다. 문학 지망생들에게 이 무렵은 신춘문예에 응모하고자 골방에서 원고지나 컴퓨터 자판과 씨름해야 하는 철이다. 그들은 문학상 시상식 소식을 접하면서 언젠가 자신이 그 화려한 자리의 주인공이 되리라는 은밀한 기대를 키우고 있을 것이다.

문학상 시상식 자리는 풍성하고 따뜻하다. 수상자는 행운에 감사하며 겸손한 어조로 문학적 포부를 밝힌다. 문단 동료와 선후배로 이루어진 손님들은 축하와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사진기의 플래시가 펑펑 터지고 그에 질세라 수상자와 축하객들의 웃음소리도 반 옥타브쯤 올라간다. 공식 행사가 끝나면 일행은 예약해 둔 술집으로 우루루 몰려간다. ‘진짜’ 축하를 하려는 것이다. 아예 술청 전체를 세내서는 먹고 마시며 떠들고 노래 부른다. 때로 술이 과해서 울거나 싸우는 이도 없지 않지만, 문인 특유의 인정과 낭만으로 작은 소동쯤은 넉넉히 감싸안는다.

문화의 다른 부문과 비교해 보아도 문학상은 종류도 많고 상금도 풍성하다. 지역 단위에서 시상하는 작은 규모의 상들까지 포함하면 현재 이 나라에는 몇백 개의 문학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으로 따지자면 적어도 하루에 하나 꼴은 되지 않을까. 문학상이 많다는 것은 문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 많은 문학상이 해마다 수상자와 수상작을 내고 있다면, 한국문학은 나날이 풍요로워지고 있지 않겠는가.(금전적으로가 아니라 문학적 성과에서 말이다.)

그렇지만 문학담당 기자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실감은 그런 추측과는 거리가 멀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문화면 머릿기사로 다룰 만한 시나 소설이 나와 주어야 하는데, 그만한 작품이 눈에 뜨이지 않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기 일쑤인 것이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이육사 <절정>) ‘그 많던 문학상 수상자와 수상작은 어디로 간 것일까.’(박완서).

문학 전문지 <현대문학> 12월호의 특집 ‘문학과 돈’에서 그 의문에 대한 답의 일단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나 자신 그 특집의 필자로 참여한 처지라 다소 민망하기는 하지만, 특집의 또다른 필자 역시 “돈은 문학 생산 현장에서 대체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들어 ‘금전망자(金錢亡者)와 벼슬지상’(천상병)의 문단 풍토를 꾸짖고 있었다. 문학상의 영광과 상금이라는 금전적 보상이 반드시 작품 창작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즈음 하루가 바쁘게 이어지는 문학상 시상식에 입회하면서 때로 마음 한켠이 불편했던 까닭이 분명해진 느낌이다. 문단의 한 해 소출을 결산하고 이듬해의 풍작을 염원하는 문학상 시상식이 마음에서 우러난 축하와 격려의 자리로 바로 설 수 있기를 바란다.

최재봉/문학전문기자

http://www.hani.co.kr/arti/SERIES/54/1753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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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는 불안정하고 불규칙적으로 보이면서도 나름대로 질서와 규칙성을 가지고 있는 현상들을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이것은 작은 변화가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결과를 낳는 것처럼 안정적으로 보이면서도 안정적이지 않고, 안정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면서도 안정적인 여러 현상을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카오스이론을 보여주는 예로는 증권시장에서 주식 가격의 변화, 나뭇잎의 낙하운동, 물의 난류 현상, 회오리바람, 태풍이나 지진 메커니즘 등을 들 수 있다.

카오스는 컴컴한 텅 빈 공간, 곧 혼돈()을 뜻한다. 물리학에서는 불규칙적인 결정론적 운동을 가리킨다. 카오스이론은 1970년대부터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하여, 1961년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E.N.Lorentz)가 기상관측을 하다가 생각해 낸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를 발표하면서 이론적 발판이 마련되었다.

나비효과란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이는 지구상 어디에선가 일어난 조그만 변화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날씨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렌츠의 이러한 생각은 기존의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른바 '초기 조건에의 민감한 의존성', 곧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카오스이론은 작은 변화가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결과를 낳는 것처럼 안정적으로 보이면서도 안정적이지 않고, 안정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면서도 안정적인 여러 현상을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무질서하고 불규칙해 보이면서도, 나름대로 어떤 질서와 규칙성을 가지고 있는 여러 현상을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물리학에서는 안정된 운동 상태를 보이는 계()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혼돈 상태로 바뀌는가를 설명함으로써 혼돈 현상 속에도 어떤 숨겨진 질서가 있다는 것을 밝히려는 이론으로 정의한다. 혼돈 속의 질서와 관련해 카오스이론을 다룬 대표적인 저서로 벨기에의 물리학자 프리고진(Ilya Prigogine)과 철학자 스텐저스(Isabelle Stengers)가 1979년 공동으로 집필한 《혼돈으로부터의 질서 La Nouvelle Alliance》를 들 수 있다. 양자역학에서도 불확정성원리나 양자계와 관련해 카오스를 다루는데, 이를 양자카오스라고 한다.

지금은 물리학뿐 아니라 경제학·수학·기상학·천문학·의학·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카오스이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는 증권시장에서 주식 가격의 변화, 나뭇잎의 낙하운동, 물의 난류 현상, 회오리바람, 태풍이나 지진 메커니즘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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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서 방출된 대전입자(플라즈마)가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진입하면서 공기분자와 반응하여 빛을 내는 현상. 북반구와 남반구의 고위도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오로라의 가장 보편적인 색은 녹색 혹은 황록색으로 때로는 적색, 황색, 청색과 보라색이 보이기도 한다. 오로라(aurora)는 새벽이란 뜻의 라틴어로, 1621년 프랑스의 과학자 피에르 가센디가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여명의 신 아우로라(Aurora, 그리스 신화의 에오스)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극광()이라고도 부르고, 북반구에서는 노던 라이트(northern light)라 부르기도 한다. 동양에서는 적기()라고도 한다.

극지방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위도 60도에서 80도의 지역에서 넓게 나타난다. 이런 오로라대(aurora oval)의 크기는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태양의 활동에 따라 변한다.

오로라의 원인
오로라는 태양에서 날아온 대전입자가 지구 자기장상호작용하여 극지방 상층 대기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방전현상이다. 태양은 항상 양성자와 전자로 이루어진 대전입자를 방출하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모든 방향으로 내뿜는 이런 플라즈마의 흐름을 태양풍(solar wind)이라 하는데, 태양에서 지구에 도달하는 대부분의 태양풍은 지구의 자기장 밖으로 흩어진다. 하지만 일부는 지구의 자기장에 끌려 반알렌대(Van Allen belt)라 불리는 영역에 붙잡힌다. 반알렌대는 조개 모양으로 지구 주위에 구부려져 있고 극쪽에서는 지표에 근접해서 구부려져 있다.

대기 속에서 공기 분자와 대전입자가 서로 충돌하면 기체 분자 내부의 전자가 여기(excitation)된다. 이것은 전자가 원래 상태보다 높은 에너지를 갖는다는 뜻이고, 곧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면서 남는 에너지는 빛으로 방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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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으로 걸려 있는 데서 이것 좀 보려고 했는데 마음대로 안 된다.
왜 잘 나오다가 그놈의 버퍼링 때문에....
시간을 잘 잡아야 하나. 별로 사람이 없는 시간을 골라서 봐야 하나.
흥, 짜증난다. 짜증나서 보다 말았다.

이누도 잇신 감독 작품은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거 같다.
조제........그것도 넘 좋았고, 메종 드 히미코도 좋을 거 같고.
오다기리 죠 보려고 했더니 망했다.
에잇, 나중을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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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굽는 시간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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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이 누군지 잘 모르겠다. 얼핏 이름은 들어봤었던 거 같다. 제 1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받은 작품이란다. 김영하와 공동 수상으로. 서사, 서술보다는 문체에 더 무게를 둔다는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이해를 못하고 있는 건지. 책 뒷부분에 나오는 여러 심사평을 보고 있자니 난 이렇게는 읽으면서 못 느꼈는데 말이다. 소설을 읽는 이해도가 떨어져서 그런가.

내용은 책을 읽었으니 알겠다만, 이 소설이 궁극적으로 말하고 있는 바를 갈피를 못 잡겠다. 진부하기도 했고, 새로웠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래도 문체는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니었다. 아무리 소설이 말하는 바 어쩌고저쩌고 해도 소설은 읽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은 글쎄...다.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내 짧은 개인적인 소견에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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