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츠구미 너, 요즘 들어 너무 사람답게 얘기하는거 아니니?"
"죽을 때가 다 됐나."
츠구미는 웃었다.
아니다. 밤 때문이다.
그렇게 공기가 맑은 밤이면, 사람은 자기 속내를 얘기하고 만다.
자기도 모르게 마음을 열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멀리서 빛나는 별에게 말을 걸듯.
내 머릿속 '여름밤' 폴더에는 이런 밤에 대한 파일이
몇개나 저장돼 있다.
어렸을 적, 셋이 하염없이 걸었던 밤과 비슷한 자리에,
오늘 밤 역시 저장될 것이다.
살아 있는 한 언젠가 또 이런 밤을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하자,
미래에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밤. 투명한 산의 기운과 바다의 기척이
온 동네를 유유히 떠다니고 있는, 그렇게 아름다운 바람 냄새.
두 번 다시 없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어느 여름엔가,
오늘 밤 같은 밤과 해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기분이 최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