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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평점 :
오만과 편견을 이제서야 읽었다. 제목 탓이었을까. 제목이 주는 느낌이 왠지 심오하고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내용도 모르면서 일단 책읽기를 미뤘지만 막상 읽어 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영 딴판이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이 작품이 출판된 지는 오래된 줄은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오래된 작품이었다.1813년이라. 거의 이 백년이 다 되어가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고리타분하기는커녕 유쾌하고 발랄한 작품이었다.
젊은 남녀간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지는 소설이지만 사랑만 얘기하는 그저그런 소설은 아니다. 사랑과 조건 중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그 시대의 영국 사회의 여성들의 모습과 2006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물음이 있기에 오만과 편견이 시대와 시간을 초월한 채 꾸준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지. 베넷 가에는 다섯 자매가 있다. 이 책을 맏딸인 제인과 둘째 딸 엘리자베스의 결혼 성공담만으로만 본다면 안될 소리다. 생생한 언어로 이루어진 정교한 문체, 틈틈히 나오는 사람 은근히 웃겨주는 유머들, 그야말로 날카로운 심리묘사, 다양한 개성 있는 인물들이 포진해 있는 점들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편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개인의 좁은 소견으로 지레짐작으로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하고
남을 보는 태도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한 사람을 평가하는데 얼마나 큰 장애가 될 수 있는지를.
엘리자베스가 그렇다. 다아시 씨의 첫만남에서 그의 오만했던 모습만을 보고 편견에 사로잡힌 엘리자베스가 여러가지 사건과 우여곡절 끝에 그의 진실함과 사랑을 알고 편견의 표피를 벗기게 되자 두 사람이 사랑과 존중으로 맺어지게 된다는 뻔하다면 뻔한 결말이지만 이야기 흘러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섬세해서 흥미로웠다. 영문학의 백미로 꼽힌다는 오만과 편견. 뒤늦게나마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