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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고나서 난 다시 천천히 내 마음에 와 닿던 구절을 중심으로
다시 읽고 싶어졌다. 부분부분 맘에 드는 글귀를 다시 눈으로 담았다.
서른 살의 유정이라 이름하는 한 여자.
그리고 스물 일곱살의 윤수라 하는 사형수.
의도하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우연으로 점철된 것이 인생이 아닐까?
겉모습으로는 부족한 거 없이 살았을 유정이란 여자는 여자로서 치명적인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기억때문에 삶 가운데서 의지도 없이 희망도 없이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다. 세 번째 자살시도까지 갔던 그녀가 고모인 모니카 수녀님의
권유로 정신과 치료 대신 고모를 따라 서울구치소에 수감 되어 있던 사형수인
윤수란 남자를 만나게 되고 첫 인상부터 그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서로에 모습속에 존재하고 있던 나의 모습.
어딘가 불안해보이고 깊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모습에 '진짜 대화'를 하며
둘의 관계는 편해지고 가까워진다.
윤수도 진심으로 참회하고 남과 자신을 용서하게 되지만,
사형수에게 시간이란 흘러가고 다시 흘러오는 그런 시간이 아니기에...
이별하지만 유정과 윤수가 만났던 일주일에 한번 목요일 10시부터 1시까지의 시간은
모조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 책을 보고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형'이라는 것에 깊히 생각했다.
정당하게 집행하는 사형이라는 것도 본질은 일종의 '복수'이기에...
종교적인 관점을 떠나서 사람이 잘못하고 진심으로 참회의 시간을 보내면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 마련인데...과연 '사형'이라는 제도가 정당한 것인지.
삶과 죽음 그리고 편견에 휩싸여 그동안 바라봤던 소위 범죄자에 대한 시선을
교정하게 되는 계기가 된 듯하다. 따뜻하게 손 붙잡고 공평하게 대하기.
설사 그가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살인마라 하더라도 그 사람도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을 거다. 분명 그런 결과 그런 사실을 만들었던 그 전의 그 '진실'에
귀 기울여야겠다. 우리 모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으면서 군데군데 눈물이 그렁그렁 조금 울컥 했다.
글씨를 보는 게 아니라서 그랬나 보다.
가슴이 아펐다. 느껴지니깐 느끼게 되니깐 눈물 그리고 마음이 좀 불편해졌다.
깊히 생각 안하면 시시덕거리면 마음은 편하다.
근데 조금은 마음을 긍정적인 방향에서 불편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내가 숨쉬고 있는 이 대한민국에서 내가 웃고 울고 있을 때에도
어둡고 습기 찬 골방에 죄수는 존재한다.
모두가 슬픔은 가지고 있다. 모두가 전적으로 착하고 나쁠 수도 없다.
종이 한 장 차이다. 내가 범죄를 정말 저지른 적이 없을까?
내가 감옥에 있지 않고 밖에 있다고 해서 정말로 정당하게 바른걸까?
아니다. 분명 아닐 거다. 난 이 책에서 그런 걸 봤다는 거다.
난 이 책 너무 좋았다. 생명에 대해서 용서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