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화석이라는 것이 있다.
빗방울이 막 부드러운 땅에 닿는
그 순간 그만 지각변동이 일어
그대로 퇴적되어 버린,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빗방울 떨어졌던 흔적,

빗방울의 그 둥글고
빛나던 몸이 떨어져, 사라져,
음각으로 파놓은 반원, 그때,
터진 심장을 받으며 그늘이 되어버린 땅,
이를테면 사랑이 새겨 넣은
불도장 같은 것,

정복여의《그리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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